에코 콘텐츠 융복합 사업의 흐름, 시민 주도형 참여가 핵심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포켓몬고 제작사인 나이언틱(Niantic)은 2019년 4월 14일부터 28일 사이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벤트 기간 중간에 있는 4월 22일은 지구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지구의 날로, 주변에서 열리는 청소 이벤트와 참여자에게 게임 내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게임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게임 이벤트가 무얼 바꿀 수 있겠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파급 효과는 엄청났다.

2019년 진행된 포켓몬고 지구의 날 기념 이벤트, 전 세계 각지의 유저가 지구촌 청소에 나서면 게임 내 콘텐츠로 돌려받는 기획이다. 출처=나이언틱
2019년 진행된 포켓몬고 지구의 날 기념 이벤트, 전 세계 각지의 유저가 지구촌 청소에 나서면 게임 내 콘텐츠로 돌려받는 기획이다. 출처=나이언틱

해당 이벤트는 전 세계 6대륙 41개국에서 NGO가 주최하는 176개의 이벤트와 플레이어 주최의 300개 이벤트가 발생했고, 17,000명의 플레이어가 41,000시간의 청소에 자원했다. 미국 버지니아에서는 학생 교육프로그램을 쓰레기 청소를 위한 자원봉사로 대체했고, 멕시코에서는 댐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특수 크레인과 컨테이너까지 동원되었다. 필리핀에서는 쓰레기를 수집해 단열재로 사용하는 특수 플라스틱병을 제작했고 , 나이지리아 인도에서도 해양 플라스틱 수집을 위한 그룹이 결성되었다.

그 결과 145톤의 쓰레기가 수거되었고, 해양 플라스틱 프로젝트나 퓨어 어스(Pure Earth), 원 모어 제너레이션(one more generation) 등의 시민 조직이 파트너 관계를 맺으며 미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염원에 대한 사전적인 예방과 처리 과정에 힘을 보태기로 하였다. 지구 전체에게 있어 작은 움직임일지는 모르나, 인류의 협업으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사례라 할 수 있다.

사람이 먼저 나서는 환경 보호의 시대가 온다

포켓몬고 사례는 어떤 계기가 되었든 환경보호는 우리 모두의 궁극적 과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이 아닌 인류 구성원 모두가 직접 나서야 함을 뜻한다. 만약 미국이나 유럽에서만 이벤트가 이뤄졌다면 전 세계적인 환경보호 이벤트의 사례로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역시 저력 있는 환경보호 행사들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지난 1월 개소한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 주도의 시민 참여형 환경보호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국민이 함께하는 환경보호는 어떻게 진행되어가고 있을까?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와 각 지자체가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설립한 창업지원공간이고, 에코 콘텐츠 융복합 생태계 구축이 주요 과제다. 센터는 광명시 특화 산업인 에코 디자인 분야 창업 지원을 통한 지역산업 고부가가치화와 일자리 창출 등 관련 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으며, 에코 디자인과 콘텐츠 산업의 융합을 통해 경기도의 균형 발전과 대한민국 에코 생태계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광명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을 준비 중인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출처=IT동아
광명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을 준비 중인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출처=IT동아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는 기관 입장에서 기업, 그리고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주목할만한 프로그램으로는 환경 디자인 콘텐츠 제품의 전시 판매를 지원하는 ‘지구를 지키는 환심상인’이나 ‘지구를 지키는 창업 공모전’, ‘콘텐츠 + 제조 해커톤’ 등이 있는데, 에코 콘텐츠 사업을 발굴해 에코 콘텐츠 융·복합 분야의 예비 창업자 및 기업의 자립을 돕고 있다. 현재 성황리에 추진되고 있는 ‘환상마켓 2020 두 번째’ 사업 역시 1차 선정기업 20곳과 2차 선정기업 20곳이 온라인 마켓을 열어 스타트업의 유통 경로를 확보하고, 시민 주도의 친환경 제품 사용 독려 등에 기여하고 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 홍대웅 센터장(가운데)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이석진씨(왼쪽), 최상은씨(오른쪽)
경기문화창조허브 홍대웅 센터장(가운데)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이석진씨(왼쪽), 최상은씨(오른쪽)

시민 입장에서도 시민이 함께하는 평가단 ‘얼쓰어답터(Earth-Adopter)’나 수취인지구 등의 흔히 접하기 어려운 참신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쓰어답터란, 지구를 뜻하는 영단어 Earth와 신제품을 먼저 사용하고 평가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를 더한 신조어로, 에코 디자인 및 콘텐츠 융복합 분야의 스타트업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개선을 위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내는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다.

시민평가단은 지난 8월 25일에 위촉돼 올해 11월까지 예비창업자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평가했으며, 제품의 기능과 경제성, 사회적 가치 등 에코 디자인 제품이 갖춰야할 면모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평가했다. 아울러 핵심 구매요소나 경쟁사와의 비교, 이용 만족도를 비롯해 해당 제품에 대한 제품 및 서비스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 등 기업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였다.

당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강진숙 센터장은 “이번에 모집한 시민 평가단의 고견을 통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여러분들의 평가가 유망 기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었다.

수취인 지구 최강석기시대 팀의 ‘지구야 미안해’ 뮤직비디오.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수취인 지구 최강석기시대 팀의 ‘지구야 미안해’ 뮤직비디오.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소비자 참여형 기획과 함께, 문화적 접근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수취인지구는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문화지원 사업으로, 125개 팀이 환경과 관련된 창작곡을 응모했다. 이 가운데 서류 심사를 통과한 10개 팀이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경연을 펼쳐 총 6개 팀이 수상했다. 대상은 ‘프로젝트 투엔티’ 팀의 ‘초록 지구를’이 수상했고, 이효주 씨의 ‘그린 스위치’와 ‘그리니’ 팀의 ‘지구에게 환심사기’, ‘오브제’ 팀의 ‘내가 좋아하는 지구는’이 수상했다. 아울러 ‘최강석기시대’ 팀의 ‘지구야 미안해’와 김두원 씨의 ‘바뀌니까 환경이다’ 역시 참가상을 수상했다.

지구를 위한 세레나데를 표방하는 이들의 음악은 지난 10월 31일 진행된 ‘2020 환상마켓 두 번째’의 오프라인 행사에 마련된 블루 콘서트를 비롯해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소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최강석기시대 팀의 ‘지구야 미안해’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돼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재활용선별장에서 촬영한 해당 영상은 경기콘텐츠진흥원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올바른 시민 참여가 곧 환경 보호의 성공

2020 환상마켓은 지구에게 환심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이 올해 두 번째 행사다. 출처=IT동아
2020 환상마켓은 지구에게 환심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이 올해 두 번째 행사다. 출처=IT동아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을 종합해보면 광명 허브는 문화복지와 시민 공감을 본질적 가치로 삼고 있다. AR/VR이나 제조 콘텐츠, 방송 및 뉴미디어에 주력하는 다른 허브와 다르게, 에코 콘텐츠의 궁극적인 목표인 환경 보호는 시민 사회가 동참해야만 진정성을 띠기 때문이다. 다양한 에코 콘텐츠 제품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제품을 접하는 기회인 2020 환상마켓 부터, 시민이 직접 만들고 부르는 수취인지구까지.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는 효과적인 환경보호를 위한 방향과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환경 보호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만큼,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먼저라는 생각으로 에코 콘텐츠 생태계에 동참해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