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게임도 술술~ 도시바 코스미오(Qosmio) F60
생소한 노트북 브랜드, Qosmio
요즘 국내 시장에 참으로 다양한 노트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상위 몇 개 업체가 노트북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제품은 다양할지 몰라도 눈에 자주 띄는 브랜드는 ‘그놈이 그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마련이다.
헌데 이번에 IT동아가 새로 만난 노트북은 약간 특별했다. 제품을 상자에서 꺼내서 상판을 보니 Qosmio(코스미오)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왠지 신생(?) 업체의 제품치고는 만듦새가 괜찮다고 느껴졌는데, 상판을 열어보니 팜레스트 좌측 하단에 ‘Toshiba’라는 브랜드가 보였다. 코스미오란 실은 일본 도시바에서 나온 노트북 브랜드 중 하나였던 것이다.
도시바의 노트북이라면 주력모델인 새틀라이트(Satellite) 시리즈가 유명하고, 그 외에 소형 제품인 포테제(Portege), 그리고 고급형 모델인 테크라(Tecra) 등이 떠오르는데, 코스미오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다. 과연 코스미오는 도시바 노트북 중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제품일까? 15인치급 화면을 갖춘 본 시리즈의 최신 제품, ‘코스미오 F60’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도록 하자.
고광택과 무광의 적절한 조화
코스미오 F60의 상판은 진한 레드 컬러로 표면에 하이그로시 처리를 하여 매우 반짝거린다. 또한, 내부의 키보드 표면 및 터치패드의 버튼에도 하이그로시 처리를 하여 전반적으로 상당히 현란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하이그로시 처리를 남발하다 보면 오히려 제품의 격이 떨어져 보이는 때도 있다. 하지만 코스미오 F60는 제품의 가장자리에 무광 레드 컬러의 테두리를 둘렀고, 그리고 키보드 상단의 스피커 부분을 무광 그레이 컬러로 처리하여 절제된 느낌을 더했다. 참고로 코스미오 F60의 스피커는 저명한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 카돈(Harman Kardon)의 제품으로서, 크기는 작지만 음질이 훌륭한 편이다.
제품 무게는 6셀 배터리를 끼운 상태에서 2.87kg이다. 무게가 제법 나가니 휴대하기는 조금 불편한데, 15인치급 노트북은 휴대하기보다는 데스크탑 대용으로 쓰는 일이 많으니 이해할만하다.
키 배치 및 키 감은 칭찬할 만
외국산 노트북의 경우, 오른쪽 shift 키의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아 국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많다. 하지만 코스미오 F60은 방향키를 약간 아래쪽으로 배치해 오른쪽 shift 키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키를 누를 때의 유격은 그다지 깊지 않은 편이지만, 반발력이 적당해 키 감은 나쁘지 않다. 그리고 15인치급 노트북답게 숫자 패드도 갖추고 있어 굳이 별도의 키보드를 연결하지 않아도 타이핑에 문제를 겪을 일은 없을 듯하다.
키보드 상단에는 각종 단축키가 준비되어 있다. 일반적인 버튼이 아닌 터치 센서 방식을 채용하여 개성을 살렸고, 볼륨 조절이나 무선랜 On / Off와 같은 일반적인 기능 외에 ‘도시바 에코(Toshiba eco)’라는 유틸리티의 실행 기능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도시바 에코 유틸리티는 일종의 저전력 모드 기능이다. 이를 실행하면 CPU의 클럭 및 화면 밝기 등을 조절해 전력 소모를 낮추므로 배터리 사용 시 유용하다. 타사의 노트북에도 이와 유사한 기능이 있긴 하지만, 도시바 에코 유틸리티는 이에 더해 현재 사용 중인 전력량을 실시간 그래프로 표시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좀 더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신 멀티미디어를 즐기기에 부족함 없는 구성
요즘 PC는 멀티미디어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이나, 영화, 게임 등, 거의 모든 방면의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종합된 거의 유일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트북은 화면의 크기도 작고 기능적으로도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에 멀티미디어를 마음껏 즐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코스미오 F60는 이러한 편견에서 자유로운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미디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풀HD급의 고화질 동영상을 구동해 보았는데, 전혀 끊김 없이 구동되었고, 15.6인치 크기(1,366 x 768의 해상도)에 LED 백라이트를 넣은 LCD를 갖추고 있어 화면 크기나 화질이 만족스러웠다. 하만 카돈 스피커 역시 기대 이상의 품질이었는데, 특히 출력이나 음 분리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그리고 CD와 DVD의 읽기와 쓰기가 가능한 DVD 멀티 드라이브를 갖추고 있어서 음악 CD나 영화 DVD 감상에 문제가 없다. 그리고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도시바 DVD 플레이어’를 사용하면 SD급(720 x 480 해상도)의 DVD 영화를 HD급(1,920 x 1,080 해상도) 화질로 보정해주는 리솔루션 플러스(Resolution +)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에 한층 만족스러운 감상이 가능하다(물론, 진짜 HD급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보다는 화질이 떨어진다).
그래도 화면이 작아서 불만이라고 한다면 외부 디스플레이 장치에 연결해 화면을 출력하도록 하자. 코스미오 F60의 외부 영상 출력 포트는 D-Sub와 HDMI의 2가지인데, PC용 모니터에 연결하고자 한다면 D-Sub로, HD TV에 연결한다면 HDMI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HDMI는 하나의 케이블로 영상과 음성을 동시에 출력하기 때문에 연결이 간편하고, 디지털 방식의 데이터를 전달하므로 화질이나 음질도 우수하다.
그리고 제품 전면에 SD/SDHC/MS/MS-Pro/MMC/XD등의 다양한 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있는 카드 리더가 있어 디지털카메라 사용자가 편하게 사진을 백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무튼 성능적, 그리고 기능적으로도 코스미오 F60의 멀티미디어 능력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게임 성능은 어때?
게임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사는 것은 참으로 비효율적인 행위였다. 노트북용 부품들은 같은 용도의 데스크탑용에 비해 크기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춰 설계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미오 F60은 조금 다르다. 특히, 리뷰에 사용된 PQF65K-00D014-4G 모델의 경우, 노트북용 CPU와 그래픽카드로서는 상위급인 인텔 코어 i5 M 520(2.4GHz)과 엔비디아 지포스 GT 330M(1GB)을 갖추고 있는데다, 4GB의 넉넉한 메모리(DDR3 규격)를 탑재하고 있어서 어지간한 고급형 데스트탑 PC와 비교해도 사양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운영체계가 윈도우 7 홈프리미엄 32비트 버전이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는 3GB 정도라는 점은 약간 마음에 걸린다. 4GB 이상의 용량을 전부 활용하려면 64비트 버전의 운영체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호환성 측면에서 32비트 운영체계가 우수하므로 이런 선택을 한 듯하다.
참고로 윈도우 7 체험지수의 경우, 프로세서(CPU) 부문이 6.5, 메모리 부문이 6.7, 게임 그래픽 부분이 6.4로 측정되었다. 자신의 PC와 한 번 비교하면서 코스미오 F60의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해 보도록 하자.
다음에는 실제로 몇 개의 고사양 게임들을 구동해 보았다. 테스트한 모든 게임은 해상도 1,024 x 768에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맞췄으며, 성능 점유에 비해 화질 향상 효과가 적은 ‘안티엘리어싱’ 옵션만 끈 상태다.
① 마비노기 영웅전
첫 번째로 구동해 본 게임은 온라인 액션 RPG인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게임의 시작지점인 ‘콜헨 마을’과 ‘북쪽 폐허’를 오가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플레이해 본 결과, 마을의 경우 평균 40프레임, 던전에선 60프레임이 꾸준히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온라인 RPG의 경우, 던전에서는 동시에 등장하는 플레이어가 많지 않아 프레임 유지가 비교적 쉽지만, 마을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마을에서 평균 40프레임 이상을 유지하는 코스미오 F60의 게임 성능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② 스트리트파이터 4
두 번째로 구동해 본 게임은 대전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4’다. 이 게임은 일정한 패턴으로 게임을 직접 구동하며 프레임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모드를 제공하므로 이를 이용했다.
벤치마크 결과, 측정된 평균 프레임은 62.4프레임이었다. 30프레임 이상이면 비교적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고, 60프레임 이상이면 더 이상 프레임이 높아지더라도 인간의 눈으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한 수준이 되므로 62.4프레임이라는 수치는 상당히 우수한 것이다.
③ 아바
마지막으로 플레이 해 본 게임은 온라인 FPS(1인칭 슈팅 게임)인 아바(AVA)다. 수많은 적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프리즌 브레이크’ 스테이지에서 4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플레이 했다. 회선 상태에 따라 프레임 수치가 민감하게 변화하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고려, 3번을 반복하여 같은 스테이지를 플레이 하여 평균 프레임을 계산했다.
측정 결과, 평균 80프레임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으며, 간혹 화면에 등장하는 적의 수가 적을 때는 100프레임 이상까지 측정되기도 했다. 아무튼 이 정도면 게임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구입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다.
데스크탑 못지않은 멀티미디어 노트북을 원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브랜드의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쉬운데, 실제로 그러한지 가끔 헛갈릴 때가 있다. 왜냐하면 해외에선 펄펄 나는 일본 유수의 전자 메이커가 국내에 오면 기세를 제대로 못 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샤프나 히타치, 그리고 도시바 같은 메이커가 그러하다.
사실 이들 일본 업체들이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니 실은 국내 업체보다 더 우수할 때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는 S 모사나 L 모사 같은 토종 대기업들의 텃세가 워낙 강한데다가, 홍보/마케팅보다는 순수하게 제품의 품질만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일본 업체들의 고집(?)도 한몫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도시바의 코스미오 F60은 제품 자체의 사양이 뛰어나고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도 특색이 있다. 그리고 제품의 마무리나 부가 기능도 충실한 편이다. 다만, 국내 대기업들에 비하면 소극적인 도시바 코리아의 마케팅과 코스미오라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 때문인지 제품 자체의 품질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폭발적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제품이야말로 재발견의 기회가 필요한 제품이 아닐까 싶다, 데스크탑을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과 기능을 가진 멀티미디어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라면 도시바의 코스미오 시리즈, 그중에서도 F60 모델에 한 번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