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에 따라 지원여부 나뉘는 올레tv 넷플릭스, 우리 집은 될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7월 31일, KT는 자사 TV 서비스인 ‘올레tv’의 넷플릭스 지원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OTT(인터넷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 사업자로,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와 시리즈로 꾸준히 인기를 얻는 서비스다. 실시간이나 녹화방송을 중계하는 일반 TV 채널과 다르게, 본인이 원하는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인터넷과 연결된 TV,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KT 올레tv 사용자는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TV 자체 내장 운영체제를 사용하거나 크롬캐스트, 컴퓨터 연결 등을 통해 넷플릭스를 감상해야만 했다. 다행히 이번 지원을 계기로 운영체제가 없는 일반 텔레비전도 올레 tv 셋톱박스를 통해 넷플릭스를 감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올레tv 사용자가 넷플릭스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일단 넷플릭스의 월 구독 서비스에 가입된 계정 혹은 올레tv 자체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 구독을 추가해야 한다. 넷플릭스 홈페이지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는 월 9,500원에 단말기 한 대와 HD 이하 화질을 제공하는 베이식, 월 12,000원에 2대 기기와 HD 화질을 지원하는 스탠다드, 월 14,500원에 4명 동시접속과 UHD(4K) 화질을 지원하는 프리미엄 요금제가 있다. 올레 tv를 통한 넷플릭스 구독 역시 같은 가격이므로 편한 방법으로 넷플릭스 유료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요금제 선택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텔레비전은 4K(3,840x2,160, 2160p) 화질이 기본이고, 비교적 몇 년 내 출시된 텔레비전도 최소 FHD(1,920x1,080, 1080p) 이상 지원한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한 베이식이나 스탠다드를 구독할 경우 넷플릭스 영상 품질이 떨어져 실망할 수 있다. 따라서 텔레비전의 해상도를 확인한 다음, 스탠다드나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해야 선명한 화면으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문제는 올레tv의 넷플릭스 지원 여부가 전체 지원이 아닌, 셋톱박스의 성능에 달렸다는 점이다. 신규 고객은 넷플릭스가 지원되는 최신형 셋톱박스를 받게 되니 고려할만한 문제가 없지만, 이 이전에 올레tv에 가입한 고객은 셋톱박스 업데이트를 진행해야만 넷플릭스를 쓸 수 있다. 7월 31일 당시 KT는 8월 중 UHD2(모델명 : IC1100), 기가지니 2 (CT1102), 테이블 TV 셋톱박스부터 적용되며, 이외 셋톱박스는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기 공지와 다르게 테이블 TV는 테이블 TV 더 블랙, UHD4와 함께 10월 중에 적용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기가지니 2(CT1101), 기가지니 1 셋톱박스는 9월로 변경되었다. 여기에 ‘상기 일정은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라는 문구가 공지에 있으니, 실제 업데이트 일정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업데이트 대상인 셋톱박스를 가지고 있다면, 실행 시 업데이트 안내에 따라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만약 수동으로 업그레이드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리모컨에서 마이메뉴를 누른 후 화면에서 톱니 모양의 ‘설정’을 누르고, 시스템 설정 진입 후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 ‘시스템 정보’를 선택한 다음, 우측에 있는 빨간색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누르면 된다. 넷플릭스 지원 업그레이드 내역이 있다면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며, 그렇지 않다면 최신 버전이라는 문구가 뜬다. 해당 예시는 기가지니 1을 기준으로 하며, 사용 셋톱박스에 따라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식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KT는 공지사항을 통해 ‘이외 셋톱박스는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자동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라고만 밝혔으며, 정확히 어떤 셋톱박스가 언제 업데이트가 될지에 대해서는 국번없이 100번 KT 고객센터에 문의하라는 안내만 제공하고 있다. 행여 구형 단말기여서 셋톱박스 업데이트로도 넷플릭스가 지원되지 않는다고 해도 직접 문의하기 이전에 일반 소비자가 알기란 쉽지 않다.
구형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문제가 훨씬 복잡해진다. 만약 올레tv를 5년 이상 사용하고 있다면 UHD 셋톱박스를 무료로 교환받을 수 있고, tv 라이트 이상 3년 약정 조건까지 걸면 기가지니 2 셋톱박스로 받을 수 있다. 반대로 5년 미만이라 지원 대상이 아니라면 월 2,200원의 추가 요금을 내고 셋톱박스를 교체하는 방법뿐이다. 결국 UHD 셋톱박스를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기가지니 2를 쓰고 3년 약정을 걸거나 월 추가 요금을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구조다. 게다가 세 경우 모두 설치비 27,000원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설치비 부담을 덜고싶다면 택배를 통해 새 셋톱박스를 수령한 다음 소비자가 직접 설치해야 한다. 결국 구형 제품 보유자는 업그레이드만으로 넷플릭스를 지원받을 수 없어서 소비자가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관련된 고객 문의가 많은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사용자별로 사용 셋톱박스나 이용 서비스가 다르므로 고객 상황에 맞는 지원 여부는 고객센터를 통해 자세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기반 서비스이므로 그에 맞는 회선 속도나 연산 처리성능을 갖춰야 원활하게 쓸 수 있다. 5년이 지난 셋톱박스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KT 측에서 장기고객 명목으로 교체에 나서는 것이고,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출시 5년 이내의 셋톱박스에 대해서만 순차별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레tv의 넷플릭스 지원 여부가 전체 사용자가 아닌, 고성능 셋톱박스를 갖춘 사람부터 순차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지고 전폭적인 도입을 했다면 소비자가 ‘내 셋톱박스는 지원하는 건지 아닌지, 고객센터를 통해 상담을 해봐야만 아는지’ 같은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LG유플러스에 이어 KT 올레tv가 넷플릭스를 지원하게 된 점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