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트로 감성 물씬, 스메그 커피메이커 및 홈카페 제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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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영우 기자] 커피 좋아한다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좋아한다는 커피가 다 다르다. 스X벅스 아니면 안 마신다는 사람, 맥X날드에서 파는 아메리카노가 가성비 최고라는 사람, 경우에 따라서는 레X비 같은 캔커피만 즐긴다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밖에서 파는 커피 말고 자신만의 커피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 바로 커피메이커다.
물론 요즘엔 원두 분쇄에서 추출까지 알아서 다 해주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고 캡슐과 물만 넣고 버튼만 누르면 커피 한잔이 뚝딱 만들어지는 캡슐 머신도 있다. 그런데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기계 값이, 캡슐 머신은 캡슐 값이 좀 부담스럽다. 한 번에 한 잔씩만 나오니 여럿이 즐기기에도 불편하다. 이럴 때는 원하는 양만큼 충분히 내릴 수 있고 상대적으로 비용도 적게 드는 드립식 커피메이커가 더 나을 수도 있다.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그’ 스메그의 제품
이번에 소개할 스메그(SMEG)의 신형 커피메이커, ‘DCF02’도 그런 제품이다. 가격은 2020년 8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20만원대 초반이다. 스메그는 70여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브랜드로, 우리나라에선 레트로 디자인의 냉장고로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냉장고 외에도 토스터, 오븐, 인덕션 등의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스메그의 제품들의 디자인을 보면 하나같이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메그 커피메이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블랙 컬러 모델이지만 그 외에도 화이트, 파스텔블루, 파스텔그린, 레드, 크롬, 크림 등 7가지 컬러의 모델을 선택 가능하다. 참고로 제품 설계는 이탈리아에서 하지만 생산은 중국에서 담당한다. 요즘 어지간한 가전제품은 다 이러니 딱히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처음 전원을 연결하면 앞쪽 표시창을 보면서 측면의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여 현재 시간을 맞출 수 있다. 이 레버는 단순히 현재 시간을 확인하는 역할 외에 나중에 설명할 자동 시작(예약) 모드를 이용할 때도 이용한다. 그런데 이렇게 현재 시간을 맞추더라도 전원 플러그를 뽑으면 현재 시간이 초기화 되어 나중에 다시 맞춰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후속 제품이 나온다면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다.
(가격 빼고) 다 맘에 드는 커피 그라인더
드립식 커피메이커를 이용하려면 일단 가장 먼저 필요한 게 원두가루다. 시중에 이미 분쇄된 원두가루를 팔기도 하지만 커피 본래의 맛과 향은 분쇄 직후가 가장 뛰어나므로 직접 원두를 갈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편리함을 위해 이미 분쇄된 원두가루를 쓰는 것도 사용자의 선택이긴 하다.
이번 리뷰에선 이탈리아 커피메이커에 어울리는 이탈리아 로스팅 제품, 지카페(zicaffe)의 ‘블랙 오브 이태리(Black of Italy)’ 아라비카 원두를 이용했다. 그리고 원두를 갈아주는 커피 그라인더 역시 스메그 제품(CGF01)을 이용했다. 스메그 커피 그라인더는 전동식이다. 중간 레버를 돌려 30단계로 세세한 분쇄량 조절이 가능한데다 전면 다이얼을 통해 1컵에서 12컵 분량까지 결과물 양을 조절하는 기능도 있어 편리하다.
무엇보다 스메그 커피메이커와 디자인이 잘 어울리는게 장점이다. 참고로 이 스메그 커피 그라인더 역시 블랙, 화이트, 파스텔블루, 파스텔그린 레드, 크림 등 6가지 컬러가 있다. 제품 가격은 2020년 8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40만원 정도로 다소 높은 편이다. 부담이 된다면 시중엔 몇 만원 정도에 파는 수동 그라인더도 있으니 그걸 이용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원두를 더 미세하게 갈수록 커피의 맛과 향이 강해진다. 1단계가 가장 분쇄력이 강하고 30단계는 그 반대다. 우선은 가장 분쇄력이 약한 30단계로 갈아보니 쌀알보다 약간 작은 정도의 원두 알갱이들을 얻을 수 있었다. 분쇄 시 약간의 소음이 나긴 하지만 어지간한 믹서기보다는 조용하다.
4컵 분량만 내리는 기능, 모닝커피용 예약 기능도
이제 스메그 커피메이커의 위쪽 커버를 열고, 분쇄한 원두를 넣을 차례다. 원두가루를 넣는 필터를 살펴보면 스테인레스 재질의 이른바 영구필터다. 한 번 쓰면 버리는 종이필터와 달리 사용 후 세척만 하면 계속 쓸 수 있으며 가까이서 살펴보니 망도 아주 촘촘하다. 다만 꼭 종이필터로 내려야 깔끔한 맛이 난다는 사람이라면 이 영구필터에 별도의 종이필터를 덧대어 써도 된다. 이 역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다. 그리고 영구필터 아래쪽 부분을 집어 들면 필터 홀더가 쑥 빠지니 내부 청소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원두 가루를 적당히 넣은 다음에는 물을 넣을 차례다. 내부 물탱크는 1.4 리터이고 최대 10컵 정도를 내릴 수 있다. 지금 넣은 물이 몇 잔 분량인지 나타내는 수위 표시선도 있으며 함께 포함된 주전자에도 역시 같은 표시가 있다. 물탱크에 10컵 분량의 물이 담긴 상태에서도 본체 전면의 4컵 기능 버튼을 눌러 활성화하면 딱 4컵 분량의 커피만 내릴 수 있으니 참고하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컵 말고 2컵 기능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그런 기능은 없다.
혹시나 아침 몇 시에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커피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자동 시작(예약)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이 역시 전면의 자동 시작 버튼을 3초 동안 누른 뒤, 시간 표시창을 보면서 측면의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원하는 시간을 설정하면 된다. 만약 모닝커피를 원한다면 아침 7시 정도가 적당하겠다. 시간을 한 번 저장해 두고 다음부터는 자동 시작 버튼을 살짝 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시간에 커피가 자동으로 나온다.
저런 기능을 쓰지 않고 곧장 커피를 내리고자 한다면 물과 원두가루를 넣고 그냥 전원 버튼만 누르면 된다. 물을 10컵 분량정도 넣었는데 3분 30초 정도 지나니 드디어 커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참고로 커피메이커 주전자를 두는 공간의 하단에는 보온 플레이트가 있어서 커피가 나온 후에도 최대 40분까지 따뜻함을 유지해준다.
커피가 나왔는데, 맘에 안 든다면?
그런데 이렇게 내린 커피를 실제로 마셔보니 맛과 향이 좀 밍밍하고 심심했다. 아무래도 원두를 30단계로 가장 약하게 갈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는 커피 그라인더의 분쇄 강도를 5단계 정도까지 올려서 원두를 갈아봤다. 이렇게 하니 인스턴트 커피 마냥 곱게 갈린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참고로 좀 더 진한 커피 향을 원한다면 이용해 볼만한 기능이 아로마 설정 기능이다. 전면 버튼을 눌러 커피 향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은은함(아이콘 1개)’으로 설정되어 있고 버튼을 누르면 ‘진함(아이콘 2개)’으로 바꿀 수 있다. 이번에는 ‘진함’ 모드를 선택하고 커피를 내려봤다. 이렇게 나온 결과물은 색깔이 굉장히 진하고 향도 강했다. 다만 맛이 너무 써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다음에는 딱 중간인 15단계로 원두를 갈아봤다. 나온 결과물은 너무 곱지도 거칠지도 않다. 다시 한번 원두와 물을 넣고 아로마는 ‘진함’ 모드로 한 상태에서 커피를 내려보니 향도 그리 약하지 않으면서 맛도 적당했다. 물론 어떤 커피가 더 좋은지는 개인의 취향 문제다. 이렇게 다양한 맛과 향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이 제품의 매력이다.
‘라떼’를 말하는 분에게 어울리는 ‘밀크포머’
그 외에 스메그는 라떼나 카푸치노를 원하는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전동식 밀크포머(우유 거품기, MFF01)도 출시했다. 스메그 커피 그라인더와 마찬가지로 블랙, 화이트, 파스텔블루, 파스텔그린, 레드, 크롬, 핑크 등의 컬러가 있어서 ‘깔맞춤’도 가능하다. 다만 이 제품 역시 인터넷 최저가가 한 3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커피 그라인더와 마찬가지로 거품기 역시 몇 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저렴한 제품도 있으니 부담이 되면 그 쪽을 선택해도 된다.
스메그 밀크포머는 가열을 하는 본체와 우유를 담는 피처 용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체 정면에는 모드 선택용 다이얼과 작동 버튼이 달려있다. 선택 가능한 모드는 핫초코, 우유 데우기, 따뜻한 라떼용(가벼운 거품), 따뜻한 카푸치노용(진한 거품), 그리고 차가운 라떼용과 차가운 카푸치노용이 있고, 버튼을 누른 만큼만 가열하면서 거품을 내는 수동 모드도 있다. 우유를 넣고 모드를 선택한 후 작동버튼만 누르면 되니 이용은 쉽다. 참고로 저지방 우유보다는 지방 함량이 높은 우유, 따뜻한 우유 보다는 찬 우유를 써야 좀더 풍성한 거품이 난다.
몇 분 기다리니 상당한 양의 거품이 생성된 것을 확인했다. 아까 만들어서 보온 중인 커피에 넣어서 카페 라떼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기호에 따라서는 헤이즐넛 시럽 등을 넣어 즐기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스X벅스’ 커피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이건 이것 나름대로 색다른 만족을 주는 ‘완전체’ 커피다.
‘완전체’ 커피를 찾기 위한 매력적인 시행착오
결과적으로 스메그 커피메이커(DCF02)를 이용해 만족스러운 한 잔을 얻기 위해 4번이나 시도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본인에게 최적화된 커피를 찾아 떠나는 여정도 나름 보람 있는 일이다. 나중에는 원두의 종류나 분쇄정도, 아로마 강도, 우유거품이나 시럽이용 여부 등을 바꿔가면서 더 나은 맛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캡슐형 커피머신에 비하면 좀 번거롭긴 한데 호기심과 개성이 강한 사용자라면 스메그 커피메이커 같은 제품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스메그 제품 특유의 레트로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근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스메그 커피메이커 DCF02가 약 20만원대인데, 여기에 커피 그라인더(CGF01, 약 40만원대)와 밀크포머(MFF01, 약 30만원대)까지 전부 스메그 제품으로 한다면 디자인 조화나 기능 면에서는 괜찮은데 전체 구매비용이 거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수준으로 들 수 있다. 일단 커피메이커만 구매하고 커피 그라인더나 거품기는 저렴한 걸로 쓰다가 좀 더 본격적인 커피의 세계에 들어서고 싶다면 주변기기의 추가 구매까지 고려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