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카레라 S의 편의장치를 살펴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911은 포르쉐의 아이콘으로 특유의 외모도 그렇지만, 수평대향 엔진이 뒤에 배치되는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역사와 전통의 스포츠카 중 하나다. 이런 점들이 마음을 사로 잡았을까? 포르쉐 911은 많은 운전자들이 꼭 손에 넣고 싶은 드림카 중 하나로 꼽는다.
이는 기자 또한 마찬가지인데, 마침 기회가 닿아 포르쉐 911 카레라 에스(Carrera S)를 시승할 수 있었다. 6기통 수평대향 엔진은 3리터 배기량으로 458마력(6,500rpm / 337kW)과 54.1kg.m의 최대 토크(2,300~5,000rpm)를 뿜어낸다. 실제로 주행 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성능 못지 않게 실내에도 눈길이 갔다.
운전자가 짜릿하게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모든 것
포르쉐 911 카레라 S의 실내는 다른 포르쉐의 일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조작을 운전자가 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 주행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설계인 듯하다. 중앙 디스플레이의 시야와 크기도 아쉬움이 없으며, 기어 노브 주변의 버튼 구성이나 기능도 단순해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최대한 배제했다는 느낌이다.
먼저 스티어링 휠로는 인포테인먼트의 일부 기능 제어와 통화 등이 가능하다. 좌측 중앙의 다이얼로 음량 조절을 지원하고 사용자 지정 버튼과 다음 음원 재생 버튼 등이 자리한다. 우측에는 전화 송수신 버튼과 계기반 우측 디스플레이 조작을 위한 다이얼, 뒤로 가기 버튼, 등으로 꾸며졌다.
추가로 약 5시 방향에 있는 다이얼은 911 카레라 S의 주행 방식을 바꾸는 기능을 한다. 기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빗길, 개인 설정 등 총 5가지 방식으로 변경 가능하다. 다이얼을 바로 돌리면 즉시 적용되므로 운전자의 주도 아래 다양한 형태의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계기반은 전형적인 포르쉐 인터페이스다. 중앙의 큰 원을 중심으로 주변에 작은 원 두 개씩 배치된다. 중앙에는 엔진 회전수와 속도 등의 정보가 표시되며, 좌우로는 속도와 각종 정보 등이 출력된다. 좌우는 디스플레이로 구성해 다양한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다.
여느 차량과 달리 911 카레라 S는 좌측 정보 창은 고정, 우측은 사용자 설정에 따라 바꿀 수 있었다. 우측은 내비게이션 화면부터 중력가속도, 주행시간(랩타임), 타이어 공기압, 구동 배분, 유온, 주행 모드 등이 표시된다. 여느 포르쉐 차량과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 화면은 시인성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쓰임새는 적을 듯하다.
내비게이션을 제외하면 계기반 정보는 다양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주행하면서 여러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장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스티어링 휠의 마감과 계기반 시야다. 스티어링 휠의 중앙부가 플라스틱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정차 시에 잡소리가 들린다. 1억 후반대의 고성능 차량이라고 보기에는 꼼꼼함 측면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계기반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총 5개의 원형 정보창이 배치된 형태인데, 스티어링 휠 테두리가 좌우 끝에 있는 정보창을 1개씩 가린다. 반드시 꼭 봐야할 정보는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으나 오묘하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정차할 때의 느낌이고, 신나게 배기음을 들으며 주행하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이 차량은 2+2 구조의 좌석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2열은 사실상 성인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좁다. 아무래도 뒤에 엔진이 배치되는 구조이기에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때문에 실제로는 2인 탑승이라고 보는 것이 맞고, 2열은 그냥 간단한 가방이나 짐을 싣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스트레스 덜 받는 지름길이다.
추가 비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승 차량에 적용된 의자는 착좌감도 좋지만 엉덩이를 따뜻하게 혹은 시원하게 해주는 소위 '엉따'와 '엉시' 기능이 기본이다. 열선과 통풍 기능이 있으며, 이는 기어 노브 하단에 배치되어 있는 버튼을 눌러 조작할 수 있다. 한 번 누르면 최대(3단계)로 작동하고, 한 번씩 누를 때마다 1단계씩 줄어든다.
짜릿한 주행 뒤에 최신 차량 다운 편의 기능 돋보여
포르쉐 911 카레라 S로 짜릿한 주행을 경험해도 좋지만, 조금이나마 운전자가 편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편의 기능도 갖춰져 있다. 그 중 하나가 적응형 항속주행(ACC – Adaptive Cruise Control)이다. 비록 차선 유지에 기반한 반자율 주행이 아니지만, 속도에 따라 차량간 거리를 유지해 주기에 주행 피로를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
차량 전면에는 차간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라이다)가 자리한다. 이를 활용해 차량 거리와 속도 등에 맞춰 스스로 운행하게 된다. 명색이 포르쉐인데 직접 주행하고 싶겠지만, 장거리 이동 시 연료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주행하기에는 이만한 것도 없다.
크루즈 컨트롤은 스티어링 좌측 하단의 조작기를 활용하게 된다. 중앙의 스위치로 거리를 조절하며, 좌측 끝의 버튼을 눌러 활성화하는 식이다. 뒤로 밀면 설정 속도가 올라가고, 앞으로 당기면 내려간다. 조작기를 아래로 내리면 작동을 취소하게 되며, 위로 올리면 기능이 재개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느 포르쉐 차량답게 잘 준비되어 있다. 중앙에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조작과 설정이 가능하다. 기본 내비게이션은 기능적으로 아쉬움이 없으며, 화면 분할도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단, 화면 분할 시에 공조장치 관련 설정만 제공된다. 그래도 기본 해상도가 높아 정보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애플 카플레이 연결도 지원한다. 센터 콘솔 내에 USB 단자 2개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에 아이폰을 유선 연결하면 된다. 카플레이 연결이 되어도 우측 끝에 항상 표시되는 정보는 공조장치 관련 설정이니 참고하자. 파나메라나 카이엔은 우측에 내비게이션이 나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오디오는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을 쓴다. 음질 자체는 아쉬움이 없는데 음량 자체가 작은 편이다. 소리를 적당히 듣는다고 하면 10~12단계 이상 올려야 가능하다. 아무래도 차량 실내에서 음원을 듣는 것보다 차량의 배기음을 듣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실제로 기자 역시 음원 감상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만큼 911 카레라 S의 배기음은 그 자체로 환상적이었다.
이렇게 포르쉐 911 카레라 S의 실내와 기능들을 가볍게 살펴봤다. 어디까지나 시승차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추가하는 옵션에 따라 적용되는 기능은 달라질 수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 성능도 뛰어나지만, 편의성 역시 탄탄한 부분이다. 차주의 이상을 충실히 수행하는 차량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이상을 현실로 구현하는데 1억 6,000만 원, 옵션 추가에 따라 2억 이상이 필요하니 마음 단단히 먹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