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이젠으로 성능과 가격을 잡았다’ 레노버 리전 5 15ARH05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어디서든 뛰어난 성능을 누리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성능 노트북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주류는 휴대성을 앞세운 초박형(슬림) 노트북이지만, 최근에는 성능은 최대한 확보하면서 크기와 무게를 덜어낸 고성능 노트북도 상당하다.

그러나 흔히 고성능 노트북이라고 하면 높은 가격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아무래도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등 사양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러나 제조사들도 이를 감안해 사양을 조금 타협하면서도 성능을 어느 정도 확보한 형태의 제품도 다수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레노버 리전 5 15ARH05.
레노버 리전 5 15ARH05.

레노버 리전 5 15ARH05도 그 중 하나다. 높은 사양을 갖춘 고성능 노트북도 있지만, 이 제품은 비교적 합리적인 구성으로 가격적 매력을 확보했다. 이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중급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 등을 조합해 가능했다. 이 노트북에는 AMD 라이젠 5 4600H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650 등이 탑재된 상태다.

직관적인 외모 속 탄탄한 확장성

레노버 리전 5 15ARH05의 외모는 기존 리전과 큰 차이가 없다. 육안으로 보면 이 안에 인텔 프로세서가 있는지, AMD 프로세서가 있는지 구분할 수 없다. 물론, 덮개를 여는 순간 붉은 AMD 라이젠 스티커가 반겨주기에 그 때가 되어서야 “아... 내가 AMD 노트북을 샀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레노버 리전 특유의 외모를 이어 받았다.
레노버 리전 특유의 외모를 이어 받았다.

어떻게 보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 화려함이 적다는 것. 흔히 고성능 노트북이라고 하면 주변을 LED로 도배하고 전원을 인가하는 순간 화려하게 빛나는 것을 떠올린다. 개성을 드러내기에 좋지만, 공공장소에서는 민망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켜고 끌 수 있으나 하나하나 설정에 들어가 켜고 끄는 것은 불편하다.

그에 비해 리전 5는 직관적이다. 특별한 캐릭터 라인이나 화려함을 위한 요소들이 거의 대부분 배제되어 있다. 화려함 측면에서는 아쉽지만, 반대로 주변의 시선을 받지 않고 성능을 누리고자 한다면 이것만큼 좋은 대안은 없어 보인다.

15.6인치 크기로 크기나 휴대성은 무난하다.
15.6인치 크기로 크기나 휴대성은 무난하다.

이 제품은 15.6인치 규격으로 노트북으로는 큰 축에 속한다. 흔히 11~13인치 제품군이 휴대성이 강조된 소형 라인업, 15.6인치 이상을 중대형급으로 본다. 이 제품은 외장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노트북이기에 크기가 돋보인다. 제조사 제원에 따르면 가로 363mm, 세로 259.6mm, 두께 22mm 가량이며, 무게도 약 2.3kg 수준이다.

앞서 출시된 리전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이 리전 5도 화면이 180도 펼쳐지는 구조가 적용됐다. 화면을 펼쳐 문서와 영상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다.

후면에도 열 배출을 위한 통풍구가 좌우로 크게 마련되어 있다. 그 사이에는 확장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후면에도 열 배출을 위한 통풍구가 좌우로 크게 마련되어 있다. 그 사이에는 확장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고성능 노트북답게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초박형 노트북과 달리 성능이 높으면 자연스레 발열이 발생하기 때문. 실제로 노트북은 측면과 후면 곳곳에 통풍구가 마련되어 있다. 그 때문에 연결 단자는 측면 외에도 후면까지 배치해 놓았다.

후면과 달리 측면에는 확장 단자가 간단히 배치됐다.
후면과 달리 측면에는 확장 단자가 간단히 배치됐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좌측면에 외부 기기 충전을 겸하는 USB 3.1 (1세대) 단자 1개와 스테레오 단자가 있다. 우측면에는 USB 3.1 (1세대) 단자 하나만 배치된다. 나머지는 전부 후면에 있는데 USB 3.1 (1세대) 단자 2개, 디스플레이 포트 기능을 겸하는 USB-C 규격 단자 1개, HDMI, 유선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RJ-45) 등으로 구성된다. 이 외에 전원 입력과 켄싱턴 잠금 장치가 배치되는 형태다.

큼직한 디스플레이와 손이 편한 키보드까지

덮개를 열면 15.6인치 디스플레이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키보드가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여느 고성능 노트북과 달리 키보드에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마치 씽크패드 키보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불필요한 요소를 원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매력적으로 느껴질 듯하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필요한 것은 대부분 갖추고 있어서다.

15.6인치 디스플레이는 120Hz 주사율을 제공한다.
15.6인치 디스플레이는 120Hz 주사율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영역은 15.6인치다. 베젤(화면 테두리)은 하단을 제외하면 6mm(좌우)에서 9mm(상단) 수준으로 얇은 편이다. 불필요한 화면 영역이 적어 집중하는데 무리가 없다. 패널은 색감이나 성능 등에서 시장의 검증이 이뤄진 IPS 방식을 쓴다는 점도 특징. 화면 반사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마무리 되어 있다.

화면은 초당 120회 깜박이는 구조(120Hz)다. 그만큼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화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다. 밝기도 300니트로 적절하다. 그러나 이 제품에 쓰인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650이기 때문에 120Hz 주사율의 성능을 십분 활용하는데 제한이 있다. 그나마 지포스 RTX 2060을 탑재한 제품은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현재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키보드의 감각이 씽크패드와 유사하다.
키보드의 감각이 씽크패드와 유사하다.

키보드는 리전 5의 자랑 중 하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마치 씽크패드의 키보드가 떠오를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구성은 흔히 15인치급 이상 노트북에서 볼 수 있는 풀사이즈 형태가 제공되는데, 여기에서 풀사이즈는 일반 데스크탑용 키보드와 조금 다르다. 노트북용에서 풀사이즈 키보드는 우측에 숫자 키패드가 추가되는 형태를 말한다.

레노버는 이 제품에 입력 속도가 빠른 트루스트라이크(TrueStrike) 키보드를 적용했다고 말한다. 1초 미만의 응답 시간과, 다중 입력(안티고스팅) 등을 지원한다. 키감도 뛰어나다. 언급한 것처럼 씽크패드 키보드의 감각에 약 90% 정도 되는 듯하다. 요즘 노트북이 낮은 키보드 높이에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높이는 조금 높아도 자연스럽게 감기는 맛이 있다.

터치패드 영역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약간의 단차가 있어 영역을 인지하기 쉽고 감도가 좋은 편이어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다만 손가락 움직임이 크다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라이젠 5 프로세서 + 지포스 GTX 1650의 만남

레노버 리전 5 15ARH05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간단한 게이밍 및 벤치마크 테스트 등을 활용해 어느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는지 알아봤다. 우선 노트북의 사양은 적당하다. AMD 라이젠 4 4700U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지포스 GTX 1650 그래픽카드를 조합했다. 제품의 성격이 ‘합리적인 고성능’에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구성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AMD 라이젠 5 4600H 프로세서는 기본 3GHz로 작동하고 최대 4GHz까지 상승한다. 물론, 노트북 사용환경에 따라 작동 속도는 천차만별이라는 점 참고하자. 구조는 6코어 기반이며, 명령어를 추가 처리하는 동시멀티스레딩(SMT - Simultaneous Multi-Threading) 기술이 더해져 총 12개 명령어 흐름 처리를 제공한다.

그래픽카드로 쓰인 지포스 GTX 1650, 지포스 RTX와 동일한 설계(튜링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있다. 다만 RTX와 다르게 인공지능 처리를 위한 텐서코어와 광선추적(레이트레이싱)에 쓰이는 RT코어가 빠져 있다. 순수하게 3D 가속이 가능한 쿠다코어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야기. 코어 수는 896개이며, 3D 데이터가 머무는 공간인 비디오 메모리는 4GB가 제공된다.

레노버 리전 5 15ARH05의 3D마크 측정 결과.
레노버 리전 5 15ARH05의 3D마크 측정 결과.

게임 성능 측정을 위해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실행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애플리케이션인 3D마크, 그 중에서 기본적으로 쓰이는 파이어 스트라이크 항목을 실행한 결과를 보자. 제품 성능을 고려해 측정은 풀HD 해상도(1,920 x 1,080)를 기준으로 하는 기본 설정을 선택했다.

테스트 결과, 총점은 8873을 기록했는데 두 개의 그래픽 테스트를 보면 각각 초당 45, 39 프레임을 보여줬다. 초당 39~45매 이미지가 출력된다는 것. 데스크탑에서도 중급기로 분류되는 지포스 GTX 1650의 성능을 고려하면 수긍되는 결과다. 대신 프로세서의 성능은 인상적이다. 프로세서의 자원을 활용하는 물리연산 부문을 보면 초당 57 프레임(1초에 57매 이미지 출력)을 기록할 정도다.

레노버 리전 5 15ARH05의 PC마크 10 측정 결과.
레노버 리전 5 15ARH05의 PC마크 10 측정 결과.

노트북 자체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PC마크 10 소프트웨어를 실행, 생산성과 브라우저 가속 능력을 가늠하는 설정으로 성능을 확인해보자. 실제 사용하게 될 생산성과 디지털 콘텐츠 생성 부문에 주목했다. 측정 후 결과를 보니 성능 자체는 데스크탑 PC 못지 않게 뛰어나다. 사진 및 영상 작업 부문의 성능도 뛰어나다. 프로세서 단독보다 외장 그래픽카드가 개입해 성능에 영향을 준 결과다.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한 모습. 라이젠 5 4600H와 지포스 GTX 1650의 조합은 비교적 만족스럽다.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한 모습. 라이젠 5 4600H와 지포스 GTX 1650의 조합은 비교적 만족스럽다.

실제 게임을 실행했을 때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최고라 할 수는 없어도 게임을 적당히 즐기기에 적당한 성능을 낸다. 배틀그라운드의 그래픽 설정을 사용자 높음으로 맞춘 다음 게임을 실행하니 초당 63~90 프레임(1초당 63~90매 이미지 출력)을 보여줄 정도. 편차는 크지만 그래도 초당 60매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성능이다.

합리적인 고성능 노트북인데...

레노버 리전 5 15ARH05. 110만 원대라는 가격을 제안하고 있다. 6개 코어를 제공하는 라이젠 5 4600H, 엔비디아 지포스 GTX 1650 그래픽카드 등으로 노트북을 꾸며 적당한 고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사양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라이젠 7 4800H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650 Ti 등이 탑재된 상위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아직 출시는 안 되었으나 향후 지포스 RTX 2060이 탑재된 제품이 합류할 예정이다.

레노버 리전 5 15ARH05.
레노버 리전 5 15ARH05.

비교적 합리적인 구성이 특징이지만, 더 높은 사양을 추구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구성 자체가 아쉽게 느껴질 듯하다. 메모리도 증설은 가능하지만, 기본 8GB여서 부족함이 느껴진다. 이 외에도 외장 그래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조금 더 직관적인 형태로 기능을 다룰 수 있도록 해준다면 만족감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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