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앱 결제로 구독 '30% 비싸'··· 소비자가 피해야
[IT동아 남시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가 국내 앱 마켓 환경 변화에 따른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실태 조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자체결제 의무화와 웹툰, 음원, 전자북 등에 대한 30% 수수료 추가 예정에 대응한 조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수수료 방침 변경 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고, 이용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정부는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산업 동향을 분석하여 데이터 활성화와 이용자 보호, 공정 경쟁,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앱 마켓 기업 실태조사가 갑작스런 조치는 아니다. 이미 국내 시장은 앱 결제로 인한 문제가 은연중에 퍼져있고, 그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유튜브 프리미엄같은 구독 서비스다. 오는 9월 2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과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가 분리된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현재와 동일한 서비스며,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은 오프라인 재생이나 백그라운드 재생, 오디오 전용 모드 등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서비스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8,690원(7,900원 + 부가가치세 790원)이며,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이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된다. 9월 2일 이후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는 월 10,450원(9,500원+950원)을 지불하게 된다. 그런데 애플 아이폰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한 소비자는 지금도 11,500원을 결제하고 있다. 만약 9월 2일 이후 애플 기기를 활용해 신규가입한다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월 10,450원을 결제할 때 아이폰 사용자는 월 13,600~14,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알게모르게 애플 사용자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모두 달러를 취급하는 미국 회사인데, 왜 애플만 더 많은 금액을 청구하는 것일까.
구독에 수수료 없는 구글, 반면 구독에 30% 수수료 물리는 애플
현재 앱스토어 약관에 따르면 앱 종류에 따라 청구 수수료가 다르다. 우선 사용자가 다운로드 또는 사용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무료앱, 개발자가 앱 내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앱, 실제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앱, 읽기 도구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반면 앱 내 구입을 제공하는 무료 앱, 유료로 판매되는 앱,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 앱, 다른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앱 등은 수수료가 부과된다. 여기서 수수료는 발생하는 수익의 70%를 개발자가, 플랫폼 제공자인 애플이 30%를 가져가는 식으로 책정된다. 구글 역시 수수료를 30%로 잡고 있긴 하지만, 구독 모델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아울러 애플은 판매자 등급(티어)이나 환전 서비스 이용 시 수수료 등이 붙어서 같은 앱도 구글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구독 모델 결제에 한해서는 애플 기기를 활용하는 쪽이 30% 이상 비싸다. 구글은 앱 내부결제 이외의 망을 이용한 결제에도 과금 수수료를 물리지 않지만, 애플은 반드시 앱스토어 결제를 거쳐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30%가 추가되면서 사용자가 실제로 받아드는 청구서 금액도 안드로이드 대비 30% 비싼 금액이 된다. 예를 들어 웨이브(Wavve)의 경우, 안드로이드 폰에서 베이직 구독은 제세공과금 포함 7,900원이다. 반면 iOS결제 시 40%나 비싼 12,000원이다. 티빙은 안드로이드 결제시 5,900원, iOS 결제 시 50%나 비싼 8,900원이다. 30% 이외에 결제 수수료 등이 붙으면서 가격대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결제 수단을 우회하는 방법밖엔 없다. 앞서 유튜브나 웨이브 같은 서비스만 하더라도,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해 결제하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컴퓨터나 안드로이드 폰으로 결제한 다음, 해당 계정을 iOS 기기에서 로그인하기만 하면 된다. 심지어 앱을 거치지 않고 아이폰 내장 브라우저인 애플 사파리를 통해 홈페이지에 진입하는 것도 된다. 유튜브 앱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신청 시 매월 11,500원이 청구되지만, 사파리 브라우저로 접속해 결제할 경우 7,900원이다. 향후 구독 서비스 신청 시 컴퓨터나 브라우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