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전자잉크 리턴즈’ 레노버 씽크북 플러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2018년 10월, 레노버가 선보였던 노트북 ‘요가북 C930’은 흥미로운 제품 중 하나였다. 일단 노트북인데 디스플레이가 두 개였던 것. 그런데 자세히 보니 두 디스플레이가 서로 달랐다. 하나는 누가 봐도 평범한 디스플레이가 맞는데, 다른 하나는 전자잉크 패널이었다. 디스플레이와 전자잉크의 만남, 어느 누가 쉽게 개발하지 못했을 제품을 레노버는 과감히 내놓았다.

2018년 10월에 선보였던 요가북 C930. 전자잉크 패널과의 조합이 신선했다.
2018년 10월에 선보였던 요가북 C930. 전자잉크 패널과의 조합이 신선했다.

외모만큼 기능도 특색 있었다. 두 디스플레이는 기본 제공되는 펜(프리시전 펜)으로 필기와 조작이 가능했으며, 타블렛으로 유명한 와콤(WACOM) 사의 기술을 토대로 4,096단계 필압으로 세밀한 입력을 할 수 있었다. 전자잉크 패널은 전자책이나 필기 외에도 키보드로 전환 가능해 노트북처럼 쓰는 것도 가능했다.

문제는 이 전자잉크 패널에 있었다. 전자잉크는 화면 전환과 반응이 느리다. 다른 화면으로 전환하려면 패널에 입력되어 있던 잉크를 지우고 새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해서다. 키보드로 전환했을 때 입력 감각도 아쉬웠다. 스마트폰은 그나마 영역이 좁으니까 입력에 어려움이 덜하지만, 광활한 화면에 키보드가 나타나니 어디에 어떤 키가 있는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사양도 코어 i5를 탑재하는 노력을 기울이긴 했으나 메모리 용량이 잠재력 확장에 발목을 잡았다.

이후에는 전자잉크 패널을 접목한 노트북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이미 한 번 시도해 봤던 레노버가 전자잉크 패널을 또 적용했다. 씽크북 플러스(ThinkBook Plus)가 그 주인공이다.

레노버 씽크북 플러스. 전자잉크가 상판에 배치되어 있다.
레노버 씽크북 플러스. 전자잉크가 상판에 배치되어 있다.

씽크북은 씽크패드(ThinkPad)처럼 기업 시장을 겨냥한 노트북이나 조금 더 감각적인 외모가 특징이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하기 위해서다. 흔히 씽크패드가 전문가 기운이 느껴진다면, 씽크북은 이것보다 힘을 조금 덜어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요가와 아이디어패드의 관계 같은 것이랄까?

아무튼, 씽크북 플러스도 디스플레이와 전자잉크 패널을 조합한 이른바 ‘듀얼 스크린 노트북’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요가북과 달리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가 상판을 중심으로 앞뒤에 각각 탑재된 형태다. 평상시에는 노트북을 펼쳐 쓰고, 필요하면 상판을 덮어 그곳에 탑재된 전자잉크 패널을 쓰면 된다. 당연히 화면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 노트북은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최대 i7까지 선택 가능하다고. 여기에 13.3인치 디스플레이와 10.8인치 전자잉크(e-ink) 패널이 조합된다.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에는 별도로 코닝 고릴라 글래스 NBT 소재를 써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아무래도 외부 충격이 잦은 상판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니 선택한 것이라 보면 되겠다.

펜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펜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펜 입력도 가능하다. 제품에는 프리시전 펜이 제공되는데, 별도의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 와콤 기술은 제공되지 않는 듯하다. 그래도 펜을 활용해 사용 경험을 확대할 수 있으므로 장점이라 하겠다. 휴대성도 두께 17.4mm, 무게 1.4kg 가량으로 무난하다.

씽크북 플러스의 장점. 필요에 따라서 노트북처럼 혹은 전자책처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국내 유통되는 전자책은 감상이 쉽지 않겠지만, PDF 파일이나 개인이 보유한 전자책은 볼 수 있다. 멀티태스킹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이라 생각된다. 반면, 전자잉크 기능을 스케치와 전자출판 콘텐츠 감상(+문서 작업)에 한정한 것은 아쉽다. 동영상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웹 브라우저 정도는 쓸 수 있게 해줬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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