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간결하지만 실속있는 24형 게이밍 모니터, 에이수스 VP249QGR
[IT동아 남시현 기자] 가격 대비 성능비는 본인이 지불한 금액과 비교해 제품의 성능이 얼마나 좋은가를 따지는 용어다. 물론 특정 제품에 대한 성능 비교는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성능이 우월한 지를 논하기보다는 제품의 투자 금액 대비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따진다고 보면 된다. 10만 원짜리 TV를 샀는데, 제품 성능이 20만 원짜리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면 10만 원짜리 제품의 가격대비 성능비가 더 좋다고 하는 식이다.
실제로 가격대비 성능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Cost-effective'라는 단어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며,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 제품 선정의 주요 요소로 본다. 하지만 가격대비 성능비에 치중하다 보면 제품 성능이 온전한지 검증하는 과정에 소홀하게 된다. 단순히 제품 성능이 뛰어난 것만 신경 쓰다가 제품의 마감이나 A/S 같은 부가적인 부분을 놓치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일수록 이 부분이 쉽게 누락된다.
기기를 이용한 실측 데이터 없이, 제조사 자료만 가지고 제품 성능을 구분할 수 있는 모니터는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단 모니터 성능 중 크기나 해상도, 휘도(밝기), 명암비 등의 스펙은 수치로 표시되는 부분이 비교적 잘 맞다. 하지만 특정한 사진 및 영상을 규정된 기준과 일치되는 수준으로 표시하는가에 대한 색 재현력과 색온도, 감마 등 수치는 동일한 제조사라도 패널 수율과 교정 수준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OEM 기업보다는 모니터 전문 제조사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에이수스의 24인치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 에이수스 VP249QGR
에이수스 VP249QGR은 평면 내 전환(IPS) 패널 기반 23.8형 게이밍 모니터로, 보급형 사양인 FHD(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수스 전체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 중에서는 간만에 출시된 보급형 제품인데, 성능이나 구성은 20만 원 이하 게이밍 모니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우선 IPS 패널을 사용해 상하좌우 시야각이 178도로 넓고, 명부 및 암부 간 밝기 대비인 명암비도 1000:1 수준이다.
색재현력은 웹표준 색영역인 sRGB 100%에 가까운 NTSC 대비 72%다. 웹 브라우저나 게임, 사진 등에서 표준으로 쓰이는 색공간이 sRGB라서 실제 사진 데이터와 화면 색상이 비교적 비슷하게 표현된다. 에이수스 VP249QGR가 여타의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보다 우위에 있는 점은 바로 스플랜디드 비디오 프리셋(비디오 설정)이다. 에이수스는 원래 40~400만 원까지 다루는 제품 폭이 넓은데, 이 제품들에 사용되는 8가지 비디오 설정을 그대로 지원하고, 피부 색감이나 십자선 / 타이머 / FPS 카운터 / 두 개 이상의 디스플레이 수평을 맞추는 교정이 포함된 게임 플러스 모드까지 똑같이 지원한다.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지만, 24형 보급형 모니터로는 준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밝은 회색 10%에서 90% 어두운 회색으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GTG(회색 대 회색 간 전환) 속도는 평균 4ms며, 화면 잔상과 관련된 응답 속도인 MPRT(모션 픽쳐 응답 시간)은 1ms를 갖추고 있다. 최근 게이밍 모니터의 반응 속도가 상향 평준화된 터라 빠른 속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부족함 없는 반응 속도라고도 할 수 있다.
아울러 모니터 화면이 재생되는 속도인 주사율(Response Time)은 144Hz에 달한다. 그래픽 카드가 전송하는 프레임을 초당 144회 재생한다는 뜻인데, 주사율이 높을수록 눈으로 보는 화면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한편, 게임 화면은 프레임이 너무 낮으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끊기는 ‘스터터링’ 현상이 발생하고, 너무 빨라서 모니터가 쫓아가지 못하면 ‘티어링’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게이밍 그래픽 카드가 전송하는 신호와 모니터 화면의 재생 타이밍을 일치 시켜 화면 재생이 끊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 가변 주사율(Adaptive Sync)이다.
해당 기능은 AMD 라데온 그래픽 카드로 사용 시 프리싱크로 동작하며,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로 사용 시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으로 동작하는데, 게이밍 시 프레임이 끊어진다고 느껴질 때 활성화하자.
디자인, 그리고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간결하지만 실속있다. 화면 크기가 23.8인치로 크진 않지만, 상단 및 측면 테두리(베젤)가 4~5mm에 불과하고, 후면도 깔끔한 무광 마감이다. 하단 스탠드는 각도 조절 기능인 틸트만 지원하며, 간단한 집기류를 놓을 수 있게 원형으로 돼 있다. 또한 사제 스탠드나 미니 PC 장착을 위한 100x100mm 베사(VESA)마운트도 지원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보급형 게이밍 디스플레이는 HDMI나 디스플레이 포트 중 하나만 지원하거나, 구형 단자인 D-Sub를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에이수스 VG249QGR은 이 세 개 포트를 모두 지원하고 있어서 구형 컴퓨터부터 최신형 그래픽카드, 노트북까지 깔끔하게 연결할 수 있다. 또한, 2W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해 사운드 장치가 없는 조건에서도 적당히 활용할 수 있다.
저렴하면서도, 알찬 구성의 게이밍 모니터를 찾는다면
보급형이라는 단어는 은연중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특정 제품을 널리 보급하는 목적이다보니 완성도나 제품 구성이 부실한 제품이 많아서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일수록 보이지 않는 부분에 단가를 절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에이수스 VP249QGR은 상위 제품의 기능적 특징을 공유하는 식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고, 게이밍 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로 알찬 게이밍 성능을 갖추고 있다. 1ms MPRT나 144Hz 주사율은 물론 잔상을 줄이는 ELMB 기능이나 암부 밝기를 끌어올려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섀도 부스트, 부가기능인 게임 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수스 VP249QGR의 가격은 18만 원대로, 다른 24형 게이밍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3~5만 원은 비싸다. 하지만 TN 패널보다 시야각이 넓은 평면 내 전환(IPS) 패널이 사용된 점, 그리고 에이수스의 완성도 높은 게이밍 기능이 포함된 점을 생각한다면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은 편이다. 24형 보급형 게이밍 디스플레이를 구매하면서,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보다 어느정도 완성도가 갖춰진 제품을 찾는다면 에이수스 VP249QGR을 노려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