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999 x 3명에게 허락된 다이버 시계’ 스코브 안데르센 1926 AT'SEA 오토매틱
[IT동아 강형석 기자] 시계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흔히 고가 사치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명한 시계 제조사 제품을 보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것은 기본이며, 어떤 것은 수천에서 수억 원에 달할 정도다. 모두가 이런 시계를 손에 넣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이 알려지면서 ‘시계=고가’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자리하고 있다.
반면,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워 멋과 실용적인 면을 만족시키는 대중 시계 제조사도 많다. 덴마크 시계 제조사인 스코브 안데르센(Skov Andersen)도 그 중 하나다. 저렴하면서 고급스러운 클래식 디자인의 시계를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향해 다양한 시계를 선보이고 있는데, 고급스러운 외모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스코브 안데르센이 새 시계 ‘1926 AT'SEA 오토매틱’을 들고 대중 앞에 섰다. 이번에는 ‘다이버 시계’로 단순 신제품이 아니라, 속에 특별함을 담아 넣었다. 그 특별함은 무엇일까?
‘다이버 시계?’ 그게 뭡니까?
시계를 단순히 시간 확인 용도로 쓰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스마트 시계의 등장으로 인식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다. 시간 확인 외에 운동량, 이동거리 확인, 부가 기능 등을 쓸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계는 성향에 따라 종류가 의외로 다양하다. 다이버용, 레이싱용, 파일럿용, 야전용, 여행용, 꾸밈(드레스)용 등이 여기에 각각 해당한다. 물론, 소비자가 시계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다이버 시계는 무엇인가? 이름 그대로 다이버들이 잠수할 때 쓰는 시계를 말한다. 특히 깊은 수중 환경 내에서 산소통의 산소 공급 시간(잔량)을 확인하고, 입수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제공해야 된다. 높은 방수 기능과 함께 요구되는 내구성이 그 중 하나다.
유명한 다이버 시계를 보면 저마다 독특한 외모를 취하고 있지만 일부 공통 요소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시계의 페이스(다이얼)가 숫자가 아닌 원과 삼각형 등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 테두리(베젤)에도 숫자와 화살표를 의미하는 삼각형 아이콘이 있으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역회전 방지 베젤)한다. 용두도 돌려서 잠그는 형태가 적용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성향 때문에 다이버 시계는 실용적인 면과 패션 아이템의 요소를 담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일부 유명 시계 제조사의 다이버 시계들이 여기에 속한다. 당연히 다이버 시계 본연의 기능을 갖춘 제품들도 여럿 있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기능 본연에 충실하면서 은은한 매력 품은 시계
이제 스코브 안데르센 1926 AT'SEA 오토매틱을 확인해 볼 차례. 여기에서 1926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첫 방수 손목시계가 등장한 해를 말한다. 스코브 안데르센은 제품 앞에 연도를 붙여 쓰는데, 이는 시계의 역사를 말한다.
이 시계는 덴마크 배우인 조나단 하버와 협업해 탄생했다. 스코브 안데르센의 창업자인 세바스찬 스코브와 토마스 안데르센은 그에게 “네가 생각하는 꿈의 시계는 어떤 모습인가?”라고 물으며 다이버 시계의 스케치를 부탁했다고 한다. 조나단 하버는 바다에서 영감을 얻어 스코브 안데르센 특유의 디자인과 조화를 이룰 시계를 그려냈다. ‘바다에서(AT'SEA)’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온 것이다.
외모는 전형적인 다이버 워치의 형상을 따른다. 12시 위치에는 상단을 가리키는 형상의 삼각형 아이콘이 있고, 나머지 방향에는 원형 아이콘이 자리한다. 테두리에도 3시, 6시, 9시 방향에는 15, 30, 45 숫자 표시가 되어 있지만, 12시 방향에는 60이라는 숫자 대신 하단을 가리키는 삼각형 아이콘이 있다.
리뷰에 쓰인 제품은 '1926 AT'SEA 오토매틱 / 로즈골드 블루(Rosegold Blue)'로 본체 색상이 로즈골드, 테두리와 페이스가 파란색으로 마무리 되어 있다. 이 외에도 본체를 일반 스테인리스 재질로 마감하고, 테두리를 검은색과 파란색으로 마감한 스틸 블랙(Steel Black)과 스틸 블루(Steel Blue)가 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시계는 총 3가지다.
본체 색상과 테두리, 페이스 색상이 대비되면서 은은한 멋을 전달한다. 크기도 적당하다. 지름 39mm로 손목에 올렸을 때 부담스럽지 않다. 대신 약간 두꺼운 감이 있는데, 이는 시계의 안정성을 위해 희생했다고 보면 된다. 일반 손목 시계에 없는 방수(100m, 10ATM)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용법은 직관적이다. 용두는 돌려서 열고 잠그는 스크류 잠금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이버 시계 대부분이 이 방식을 쓴다. 한 번 당겨서 돌리면 파워리저브 충전, 끝까지 당기면 시간 조절을 위한 상태로 전환한다.
완성도는 기본에 충실하다.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금속을 채택했으며, 유리는 반사방지 코팅이 이뤄진 수퍼돔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구성했다. 무브먼트는 미요타 8215 오토매틱을 썼다. 시계 동력의 저장 능력을 나타내는 파워리저브(Power Reserve)는 42시간이다. 저가 제품은 흔히 동력 저장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다르게 1926 AT'SEA 오토매틱은 비교적 많은 저장 시간을 제공한다.
파워리저브는 기계식 시계에 있는 기능으로 태엽을 감았을 때 얼마나 오랜 시간 정지하지 않고 무브먼트를 돌리는지를 말한다. 때문에 배터리로 작동하는 시계와 다르게 태엽을 일정하게 감아줘야 된다. 이 제품은 용두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 잠금을 해제한 다음, 살짝 밖으로 꺼내 돌려주는 식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식이다.
스트랩은 총 3가지가 제공된다. 직물 소재인 나토, 실리콘 소재, 금속을 촘촘하게 연결한 헤비 메쉬 브레이슬릿 등이다. 물론, 별도 구매도 가능하다. 스트랩 너비는 20mm다.
스코브 안데르센 시계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시계 스트랩 교체가 간편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스트랩 뒤에 있는 핀에 분리 장치가 있어 이를 당기면 끝이다.
언제 어디서든 함께하는 패션 아이템
1926 AT'SEA 오토매틱의 특별함은 한정 제작이라는 것에 있다. 시계 3종이 각각 999개씩 제작될 예정이다. 각 차수마다 100개씩 판매되는 형태다. 수가 적다는 것에서 오는 특별함도 그렇고, 시계 자체의 외모와 마감이 뛰어나기에 자신을 돋보이게 할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하기에도 좋아 보인다. 고가를 자랑하는 전통 제조사의 다이버 시계도 좋지만, 제조사보다 다이버 시계 자체의 실용적인 면과 외모가 주는 특별함에 초점을 둔다면 이 제품도 높은 만족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운 점. 시계의 특성에 있다. 태엽(용두)을 돌려 동력을 얻는 방식은 꾸준히 시계가 작동하도록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배터리만 있으면 계속 작동하는 자동 시계와 다르다.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치되면 시계 내에 담겨 있는 윤활유가 굳어 시계가 고장날 수 있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방식이 귀찮다면 자연스레 배터리가 탑재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계 그 중에서 기계식 자동 시계는 번거롭지만 그만한 매력을 품었다. 그만큼 가격도 높다. 이 제품은 공식 가격이 제품에 따라 72만~74만 5,000원이다. 프로모션이 제공되더라도 스위스 무브먼트를 채택한 제품을 제외한 다른 스코브 안데르센 시계 대비 가격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개성을 뽐내기에 충분한 아이템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