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IBM "금융권의 클라우드 도입, 이젠 현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떠오르는 화두 중 하나가 ‘데이터청’의 설립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인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모으고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데이터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전략 중 하나로 ‘클라우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사내 전산망에 묶여 있던 각종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다만 이러한 클라우드화의 물결 속에서도 금융업계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극히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데다 각종 규제도 엄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일부 금융기업은 클라우드화를 꾸준히 추진했으며, 클라우드 플랫폼 제공업체들 역시 이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IBM(사장 송기홍)과 롯데카드(대표 조좌진)의 협업이 좋은 사례다.
지난 4월 28일, 한국IBM은 롯데카드가 추진하는 핵심 비즈니스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를 위한 협업 파트너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6월 16일, IBM은 온라인 세미나를 열어 각종 사례를 소개했다. 취재진은 이날 발표를 담당한 롯데카드 IT기획 및 클라우드추진TF팀의 김수용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카드가 추진하는 클라우드화, 그리고 IBM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Q1. 롯데카드가 도입한 클라우드 기술 및 적용 분야는?
: IBM 산하 레드햇의 오픈시프트 기반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채택했다. 고객들이 직접 접하게 되는 모바일 앱이나 웹 서비스, 그리고 이른바 ‘페이’로 통하는 결제 서비스 등이 포함된 채널계는 이미 2018년부터 클라우드화를 추진해 되어 실제로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전반적인 비즈니스의 코어(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뱅킹 시스템 등의 계정계 클라우드화는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되었다.
Q2. 클라우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점은?
: 기존 솔루션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원활하게 마이그레이션(이전)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지원 인력의 구축이 가능한지도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 역시 절실히 필요했다. 그리고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시에 런칭(개시)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게 불가능하다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Q3. 클라우드 도입을 통해 이룬 성과가 있는가?
: 우선 디지털 채널을 통한 고객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트랜잭션(시스템이 처리하는 작업 단위)으로 따지면 3~5배가 늘어났는데 예전에는 이런 고객의 확장을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현장직원의 요청과 IT가 소화할 수 있는 범위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었고 새로운 서비스의 런칭도 빨라졌다.
이를 테면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를 런칭해야 하는 시기가 대단히 촉박했다. 카드사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규모가 대략 총 1400만명에 달했다. 많은 고객들이 한꺼번에 지원금을 신청하려고 할 때 이를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한다면 많은 고객이 이탈한다. 이런 시스템을 1개월 이내에 완비해야 했다. 예전 환경이었다면 인프라 증설을 위해 선발주를 하는 등의 골치 아픈 과정을 거쳐야 했겠지만 발전된 시스템 덕분에 2~3일 내에 구축을 완료할 수 있었다. 특히 컨테이너(container, 영역별 이미지를 운영체제까지 가상화 하는 가상머신 기반의 기존 서버 구조에서 탈피, 꼭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및 그 실행에 필요한 필수 파일만 담아 격리한 이미지를 배포해 이용함) 기술을 통해 유연한 대응이 가능했다.
Q4. 금융업은 보안 및 규제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이 더딘 편이다. 롯데카드가 클라우드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 예전의 전통적인 시스템으로는 인프라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요즘은 개인화도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비용이나 시간, 인력 등을 고려하면서 각종 금융 규제를 준수할 수 있는 컨테이너 기술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폐쇄형)를 도입했다.
Q5. 롯데카드에서 도입한 클라우드는 컨테이너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장점은?
금융업은 안정성을 최우선하기 때문에 기존의 솔루션을 계속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불과 1년 반 만에 트랜잭션이 3~5배 더 커졌고 앞으로는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컨테이너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한 건 선제적인 대응의 일환이다. 컨테이너는 확장이 쉽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온프레미스(On-premise, 사내망),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동시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고려한다면 컨테이너가 좋은 선택이다.
Q6. 이번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IBM을 파트너사로 선정한 이유는?
: 클라우드는 전반적인 생태계의 구축이 중요하며 특히 금융 및 엔터프라이즈(대기업)는 클라우드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레퍼런스(참고사례)를 갖춘 업체가 필요했다. 업력과 인력, 그리고 금융권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높이 평가해 IBM과 협력하게 되었다. 특히 IBM은 다른 업체에 비해 컨테이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Q7. 클라우드를 도입하는데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이나 제약은 없었는가?
: 기존의 솔루션이 컨테이너 기반에서는 제대로 구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부문에 대한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이나 교체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도 필요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조율을 해야 했기 때문에 컨테이너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컨테이너로, 그렇지 못한 건 기존의 VM(가상머신) 기반으로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IBM의 도움이 컸다. IBM에서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와 관련한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해본 덕분이다.
Q8. 클라우드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 환경이나 의사 결정과정은 기업마다 다르다. 각각의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클라우드가 요즘 유행하니까 그냥 도입한다는 생각이라면 실패할 수 있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우리의 어느 부분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목표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도가 성공한다면 고객들에게도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셨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