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직원이지만, 이베이코리아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PLCC(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뜻한다. 대형 유통업체가 PB(Private Brand)상품을 선보이듯, 기업이 자체 신용카드를 전문 카드사와 함께 운영하는 형태다. 일반 제휴카드(affinity Card)와는 성격이 다르다. 기업과 카드사, 두 회사가 마케팅 비용과 수익 등을 분담하고, 상호 고객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동업에 가까운 협업이다.

지난 2015년, 국내에 첫 PLCC를 출시한 현대카드는 항공(대한항공), 창고형할인점(코스트코), 대형할인점(이마트), 온라인 오픈마켓(이베이), 온라인 종합쇼핑몰(SSG닷컴), 자동차(현대·기아차), 정유(GS칼텍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각 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PLCC의 장점은 카드사와 제휴한 업체가 혜택 범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혜택이 크다. 예를 들어보자. 기존 카드사의 적립 혜택은 가맹 제휴점에서 결제한 금액의 1%라면, PLCC는 카드사와 제휴한 업체에서 사용했을 경우 결제금액의 2%, 3%를 돌려받을 수 있다. 두 기업이 협의해 결정하는 것.

이베이코리아가 현대카드와 협업해 선보인 PLCC 스마일카드, 출처: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가 현대카드와 협업해 선보인 PLCC 스마일카드, 출처: 이베이코리아

카드사는 PLCC, 제휴카드 등을 통해 경쟁 업체와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제휴 업체는 새로운 신규고객을 카드사 고객으로 확보하거나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강화해 락인(Lock-in)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특화 혜택을 찾는 체리피커(cherry picker,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좋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PLCC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카드 가입자 90만 명 돌파

지난 2018년 6월, 이베이코리아가 현대카드와 제휴해 선보인 PLCC ‘스마일카드’ 가입자가 출시 2년만에 90만 명을 돌파했다. 스마일카드는 실적이나 적립 한도 제한 없이 온/오프라인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때마다 사용 금액의 최대 2%를 스마일캐시로 적립해준다.

스마일카드가 이례적인 성과를 올린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강화하고 있는 비대면 소비 문화를 일찍부터 준비했기 때문이다. 비대면 소비를 대표하는 온라인 쇼핑에 특화한 혜택, 발급 즉시 이베이코리아 간편결제 ‘스마일페이’에 자동 연동되는 시스템 등을 녹였다.

이에 IT동아는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서비스마케팅팀의 고아라 매니저(이하 고 매니저)와 현대카드 PLCC 이베이마케팅팀의 김예린 어소시에이트(이하 김 어소)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고 매니저와 김 어소는 각각 소속되어 있는 회사는 다르지만, PLCC 스마일카드를 통해 같은 팀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고아라 매니저(좌)와 현대카드 김예린 어소(우)
이베이코리아 고아라 매니저(좌)와 현대카드 김예린 어소(우)

이베이코리아에 현대카드 직원이 출근한다?

IT동아: 먼저 두 업체가 스마일카드를 통해 제휴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 매니저: 고객을 먼저 생각했다(웃음). 이베이코리아의 주 서비스는 온라인 오픈마켓이다. 대부분의 고객이 이베이, G마켓, 옥션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한다. 고객을 위해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렇게 선택한 것이 PLCC다. 기존 카드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어소: 현재 시장에서 카드사들의 경쟁은 포화 상태다. 새로운 먹거리, 신사업을 찾고 있었다. PLCC는 지난 2015년부터 도전하고 있는 영역이다. 다만, 한가지 기준을 세웠다. 각 산업 분야의 리더(대표 기업)과 함께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스타벅스,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온라인 오픈마켓 분야의 업계 1위 이베이와 협력해 2년 전 스마일카드를 선보였다.

IT동아: 기자도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PLCC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하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없는지.

김 어소: 제휴카드는 카드사가 단독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때문에 비용과 수익 모두 카드사가 전담한다. PLCC는 기업과 공동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비용과 수익 역시 분담한다. 미국에서는 월마트, 아마존 등 PLCC 카드가 많이 보급되어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의 소비 성향, 취향 등의 데이터를 더욱 다양하게 확대할 수 있다.

PLCC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현대카드 김예린 어소(우)
PLCC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현대카드 김예린 어소(우)

고 매니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확대, 연결할 수 있는 장점으로 스마일카드를 기획했다. 스마일카드는 간편결제 스마일페이와 연동된다. 스마일페이는 G마켓, 옥션, G9 등을 관통하는 간편결제로, 스마일페이로 결제 시 더 많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일반 결제시 이용금액의 1%, 스마일페이 결제 시 이용금액의 2%, 스마일캐쉬로 적립). 스마일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처럼 사용해도 스마일캐쉬를 적립할 수 있다. 현대카드 가맹점도 이용할 수 있고, 생활카드로 전국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다. 적립률이 조금 다를 뿐이다(웃음).

IT동아: 함께 협업, 아니 동업처럼 일하는 형태다. 그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인지.

김 어소: 1년 6개월 정도 PLCC 스마일카드 팀에서 일하고 있다. 현대카드 직원이지만, 이곳 이베이코리아 사무실로 출근한다(웃음). 매일 오는 것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출근한다.

(현대카드 직원이 이베이코리아로 출근한다는 말에 모두가 웃었다.)

PLCC 런칭할 때부터 (이베이코리아 사무실에) 자리가 하나 있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제휴 업체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잠깐 강남에 있는 현대카드 공유오피스 ‘스튜디오블랙’을 이용했는데, 이베이코리아와 거리가 있고 급한 일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자주 만나고, 한 공간에서 같은 일을 분담해 처리하기에 의사결정부터 진행 사항 등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6월, 이베이코리아-현대카드 직원들이 모인 워크샵 모습
지난 2019년 6월, 이베이코리아-현대카드 직원들이 모인 워크샵 모습

고 매니저: 스마일카드는 두 회사가 같이 운영하고 있다. 책임도 모두에게 있고. 당연히 같이 결정하고, 같이 논의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 많은 조율이 필요하다. 1년에 2번 진행하는 최대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에 맞춰 스마일카드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실무 직원뿐만 아니라 두 업체의 팀장, 실장 등 결정권자도 항상 같이 회의에 참석하고 논의한다. 아, 김 어소가 속해있는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회의에 들어오곤 한다. 때문에 긴밀한 관계가 최우선이다(웃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IT동아: 지난 2년간의 스마일카드 성과가 궁금하다.

고 매니저: 내부에서 살펴보고 있는 KPI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간편결제 스마일페이를 제공하고 스마일캐쉬로 적립해주고 있었지만, 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마일카드 런칭 후 오프라인과 연계할 수 있는 ‘스마일스탬프’ 이벤트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일카드로 전국 현대카드 온/오프라인 가맹점 262만개에서 1만원 이상 결제하면 스탬프 1개를 자동으로 적립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가입자도 90만 명을 돌파했고.

스마일카드 출시 2주년 정보, 출처: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카드 출시 2주년 정보, 출처: 이베이코리아

IT동아: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스마일카드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지.

고 매니저: 한도가 없다.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하하. 그 한도가 아니라, 적립 한도에 제한이 없다는 뜻이다(웃음). 예를 들어보자. 여기 적립률 1% 신용카드가 있다. 만원 사용하면 100원 적립받는다. 10만원이면 1,000원이고, 100만원이면 1만원이다. 그런데, 월 적립금액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최대 적립금액이 5,000원이면, 100만 원을 써도 나머지 5,000원은 적립받을 수 없다.

스마일카드는 적립 한도가 무제한이다. 전월실적 제한도 없고. 스마일페이로 결제를 연동하면 스마일캐시 2% 적립도 받을 수 있다. 기본 연회비도 적고. 실제로 고객들이 많이 좋아하신다.

올해 5월 기준, 연령대별 스마일카드 회원수 비중을 보면 30~40대가 약 75%로 가장 높다. 그리고 모바일과 비대면 소비 문화에 익숙한 세대 유입은 꾸준히 증가세다. 20~30대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했다. 20~30대의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서비스마케팅팀의 고아라 매니저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서비스마케팅팀의 고아라 매니저

김 어소: 스마일카드는 현대카드가 제공하는 일반적인 혜택도 이용할 수 있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전용 기업 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당연히, 고객은 이베이코리아의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적립률 차이, 자동 이벤트 응모 등이다.

IT동아: 카드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대한항공과 제휴한 PLCC도 그렇고, 현대카드 모습은 거의 찾기 어려운데.

김 어소: 이베이코리아의 DNA를 넣었다(웃음), ‘이베이스럽게’ 만들었다. PLCC는 카드사의 모습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모습을 담아야 한다. 딱 봐도, 누가 봐도 이베이카드처럼 보이지 않나.

고 매니저: 이베이스러운 것이 한가지 더 있다. 카드 발급 방식이다(웃음). 스마일카드는 온라인에서만 발급한다. 기존 신용카드 발급에 필요한 단계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렇다고 어떤 단계를 빼거나 한 것은 아니고(웃음). 온라인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내용만 담고,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같은 현대카드를 발급 신청하려면… 한참을 스크롤을 내려가며 다음 단계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한다(김 어소도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스마일스탬프, 출처: 이베이코리아
스마일스탬프, 출처: 이베이코리아

이베이가 추구하는 고객가치를 신용카드에 담았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앞서 스마일페이 연동에 대해서 한참 설명했는데, 이 과정도 간단하게 끝난다. 자동으로 응모되는 스마일스탬프 이벤트도 마찬가지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용카드 사용하듯 그냥 결제하면, 자동으로 응모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과정을 최대한 간단하고, 간결하게 제공하고자 한다. 결제정보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고. 몇 번의 인증 절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적용 중이다.

IT동아: 어디까지나 고객을 위해서?

고 매니저: 맞다. 할인 기간이 정해져있는 빅스마일데이나 환율 때문에 언제든 가격이 바뀔 수 있는 해외결제의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며칠을 기다릴 수 없다. 특히, 현명한 소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은 빠르게 할인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소비 문화를 반영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김 어소: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편의성도 넓히려고 한다. 이베이코리아와 협력해야 하지만, 적립받은 스마일캐쉬를 꼭 G마켓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깨고 싶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찾고, 적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 지금을 함께하고 있는 두 업체, 출처: 이베이코리아
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 지금을 함께하고 있는 두 업체, 출처: 이베이코리아

IT동아: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 매니저: 회원수 100만 명이다(웃음). 국내 PLCC로 의미있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현대카드와의 지금 관계는 계속 유지한다. 현대카드와 같이 워크샵도 간다. 작년에는 회식과 볼링, 요리 참여 프로그램 등을 같이 했었는데… 올해는 회의만 오래 할 것 같다(웃음). 고객에게 제공하는 리워드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스마일카드에, 이베이코리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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