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와 N스크린에 대해서

아직 국내에 공식적으로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구글, 인텔, 소니, 삼성, LG, 애플 등 내로라하는 IT 전문 기업들이 2011년은 스마트 TV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참 난감하다. 올 한해 스마트폰이라는 애물단지가 등장해 머릿속을 헤집어 놓더니, 이젠 또 스마트 TV란다. 어린 시절 TV는 ‘바보상자’라며 자꾸 보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하더니, 이젠 TV 보면 똑똑해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유행처럼 단순히 ‘스마트’라는 단어를 붙여만 놓은 것은 아닌지 도통 이해하기가 어렵다.

스마트 TV의 의미

온라인 백과사전에서는 스마트 TV를 ‘인터넷 TV’ 혹은 ‘커넥티드 TV’라고도 하며,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다운로드 혹은 스트리밍 방식으로 볼 수 있고, 뉴스/날씨/이메일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지금 이런 작업이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IP TV나 케이블 TV를 시청하고 있다면 ‘어? 영화나 지난 드라마는 지금도 볼 수 있는데?’라고 반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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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TV와 스마트 TV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운영체계 탑재 여부에 있다. 그렇다, 스마트 TV에는 PC에나 탑재되던 운영체계가 탑재된 것이다. 물론 스마트 TV에 들어가는 운영체계가 PC용 운영체계는 아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삼성전자의 바다 등이 스마트 TV에 탑재된다. 스마트폰이 그러하듯이 스마트 TV 역시 PC에서 수행했던 작업 일부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스마트 TV와 기존 TV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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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는 각 TV가 발전해 온 단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비가 오거나 천둥이 치면 TV가 잘 나오지 않아 안테나를 만져야 했던 예전 일반 TV를 생각해보자. ‘바보상자’라고 불리기도 한 이때의 TV는 방송사가 송출하는 전파를 받기만 하는 단방향 방식이었다.

이후, 현재 대부분의 가정에서 보고 있는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케이블 TV나 쿡 TV, LG U+ TV, B TV와 같은 IP 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로 발전해왔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언제든지 해당 사업자가 제공해주는 콘텐츠를 선택해서 볼 수 있고, 부분적이지만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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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출시할 스마트 TV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케이블/IP TV가 해당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었다면, 스마트 TV는 인터넷상에 있는 다양한 콘텐츠까지 이용할 수 있다. 미국의 YouTube나 NETFLIX가 제공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그 예이다. 또한, 해당 운영체계에서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TV에서 실행할 수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삼성의 삼성 앱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개발자나 개발사가 등록한 애플리케이션을 TV에서 이용 가능하다.

스마트 TV, N스크린의 시대를 열다

N스크린(N-Screen)이란, 공통된 운영체계를 탑재한 다양한 장치(PC, 태블릿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 공통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가 있다면, 이를 어느 장치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N스크린 서비스는 얼마 전부터 이슈가 되어온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에 기반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 기반(Cloud)의 컴퓨팅 기술을 의미한다. 인터넷상의 데이터 서버에 프로그램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불러와서 사용하는 웹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이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http://it.donga.com/newsbookmark/151/)를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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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처럼 어떠한 콘텐츠가 있으면, 해당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하나의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N스크린의 개념이다. 때문에,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IT 업체 간의 경쟁도 상당히 치열하다. 예전에는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각각의 제조사끼리 경쟁을 했다면, 이제는 동일한 N스크린 서비스를 위해 모두가 경쟁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TV, 이제는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

이렇듯 N스크린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기기별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확보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고 이를 관리/유지하는 것이 경쟁력이었듯이, 스마트 TV 역시 영화, 드라마, TV 프로그램과 같은 영상 콘텐츠 확보가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거실에서 사용해왔던 TV 본연의 기능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스마트 TV라고 설치해놓았더니 기존에 나오던 TV 채널, TV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과 마찬가지다(좋다고 달아놨는데, 기존의 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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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스마트 TV는 시작 단계로 기업들은 이제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국내에서 준비 중인 ‘바다’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나 ‘넷캐스트 2.0’을 탑재한 LG전자의 스마트 TV는 콘텐츠 확보에 대해서 명확히 답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을 밝히기 위해서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각 방송사나 업체들과의 협의를 더 거쳐야 할 것이다. 혹시 모를 일이다. 삼성전자는 ‘A, B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라고 하고, LG전자는 ‘C, D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라며 경쟁을 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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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외에도 스마트 TV에서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확보도 필수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문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여러 기기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 기기 간의 해상도 문제와 호환 여부 문제, 제대로 실행이 되느냐 하는 여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관련 생태계가 자리를 잘 잡는다면, 여러 개발자/개발사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기는 하겠지만 이 역시 아직 알 수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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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IFA 2010 현장에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근 사장이 “삼성의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IT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라며, “올 하반기에는 스마트 TV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 TV의 전망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 TV는 스마트폰, 태블릿과 더불어 주요 N스크린 서비스에 포함되는 기기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변화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시절, 옆집에서 처음 케이블 TV가 들어와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겨우 십수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어느새 우리 주변에는 위성방송, 케이블 TV, IP TV 이용하는 가정이 많아졌으며 그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지. 스마트 TV가 우리 곁에 다가올 날 역시 머지않았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면 본격적으로 선보일 스마트 TV를 준비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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