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 중저가 노트북 PC 시장 확대 나선다

강형석 redbk@itdonga.com

인텔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코드명 와일드캣 레이크) / 출처=IT동아
인텔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코드명 와일드캣 레이크) / 출처=IT동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6년 상반기, 노트북 PC 시장에서 주목받은 제품은 단연 맥북 네오(MacBook Neo)다. 아이폰 16 제품군에 탑재된 A18 프로(A18 Pro) 칩을 적용한 맥북 네오는 599달러(국내 99만 원)이라는 가격을 앞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교육 시장(학생)을 겨냥한 게 주효했다. 교육할인을 적용하면 499달러(국내 85만 원)에 구매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 밖 반응에 애플은 생산 주문을 두 배 이상 늘리며 대응했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6년 맥북 네오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애플 노트북 출하량은 7.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같은 해 PC 시장 전체는 9.2%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의 행보에 인텔은 '코어 시리즈 3(Core Series 3)'로 반격에 나선다. 코드명 와일드캣 레이크(Wildcat Lake)로 개발된 이 제품은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코드명 팬서 레이크)의 설계를 토대로 일부 사양을 조정해 가격을 낮췄다. 인텔은 코어 시리즈 3 제품군을 통해 중저가 노트북 PC 시장과 엣지 AI(Edge AI)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저가 노트북 PC 시장 겨냥한 '코어 시리즈 3'

과거 x86 아키텍처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중 중저가 제품은 전력 효율이나 연산 속도 측면에서 사용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코어 수를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작동속도를 제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고, 이전 세대 CPU 아키텍처를 그대로 이식하는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와일드캣 레이크는 중저가 제품군임에도 배터리 수명 연장과 쾌적한 반응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최신 CPU 아키텍처를 접목했다.

와일드캣 레이크는 쿠거 코브(Cougar Cove) 기반 성능 코어(P-Core)와 다크몬트(Darkmont) 기반 저전력 효율 코어(Low Power E-Core)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을 채택했다. 현행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에 적용된 팬서 레이크 아키텍처와 같은 구조로, 팬서 레이크에 탑재되는 효율 코어(E-Core)만 제거된 형태다.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는 코어 3ㆍ코어 5ㆍ코어 7 등 세 가지 등급으로 구성된다. 중저가 시장을 겨냥하면서도 등급을 세분화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 결과다.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일부 제조사 노트북은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 출처=IT동아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일부 제조사 노트북은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 출처=IT동아

연산에 쓰이는 코어 구성은 성능 코어 1개와 저전력 효율 코어 4개(1P+4LPE)를 쓴 코어 3 304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 성능 코어 2개와 저전력 효율 코어 4개(2P+4LPE)로 통일된다. 코어 구성은 동일하지만, 작동속도를 나눠 차별화를 꾀했다.

인텔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연산 능력을 위해 신경망 처리장치(NPU)를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에 유지하는 전략을 썼다. 연산 능력은 8비트 정수연산(INT8) 기준 17 TOPS(초당 1조회 연산)다. 로컬 환경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을 직접 구동하는 무거운 작업이 아닌 이상, 일상적인 AI 기능을 처리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델 XPS 13은 인텔과 델이 협력해 개발한 노트북 PC다 / 출처=IT동아
델 XPS 13은 인텔과 델이 협력해 개발한 노트북 PC다 / 출처=IT동아

내장 그래픽 처리장치도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와 동일한 3세대 Xe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다만 코어 울트라 시리즈 3가 Xe 코어 4개에서 12개까지 탑재되는 것과 달리, 코어 시리즈 3는 제품에 따라 1개 혹은 2개 수준에 그친다.

열설계전력(TDP)은 17W~35W로 최적화했다. 제조사의 제품 개발 방향에 따라 성능 제한이 따르지만, 냉각팬 없이 구동하는 팬리스 모드도 별도로 지원한다. 팬리스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맥북 네오의 무음·초박형 노트북 콘셉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텔과 델의 협업, 가격ㆍ성능ㆍ디자인으로 맥북 네오와 정면 승부

2026년 6월 1일, 델은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PC XPS 13을 공개했다. XPS 브랜드는 델의 프리미엄 노트북 PC 제품군으로 뛰어난 성능ㆍ무게ㆍ전력효율성 등을 제공한다. 델은 인텔과 협업해 최적의 성능과 효율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을 699달러(약 106만 원)로 책정했다. 학생에게는 599달러(약 91만 원)에 판매할 계획으로, 애플 맥북 네오와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콘스탄틴 투브 델 소비자 제품 담당 부사장 / 출처=IT동아
콘스탄틴 투브 델 소비자 제품 담당 부사장 / 출처=IT동아

2026년 6월 2일에 진행한 델ㆍ인텔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시장 전략과 개발 목표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콘스탄틴 투브(Constantin Tuv) 델 소비자 제품 담당 부사장은 XPS 13에 대해 "처음 경험하는 XPS로 개발 콘셉트를 설정했다. 학생과 신규 구매자가 XPS를 통해 브랜드와 첫 인연을 맺고, 이후 더 높은 사양의 라인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펭(David Feng)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소비자 제품 총괄도 "일상적인 사용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목표였으며, 그 대상을 프리미엄이 아닌 주류(mainstream) 가격대로 설정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펭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소비자 제품 총괄 / 출처=IT동아
데이비드 펭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소비자 제품 총괄 / 출처=IT동아

인텔과 델이 목표로 삼은 가격 구간은 500달러~800달러(약 76만 원~121만 원) 수준이다. 델은 XPS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알루미늄 하우징, 고주사율 터치 디스플레이, 하루를 버티는 배터리 구현에 역량을 모았다. 인텔도 성능 공백을 메우는 데 힘을 보탰다. 니쉬 닐라로자난(Nish Neelalojanan)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제품 관리 이사는 "중저가 제품들이 배터리 지속성이 낮고, 디스플레이 성능도 뒤처지는 등 경험이 다소 떨어지는 구간이다"라고 설명한 후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는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덧붙였다.

델이 공개한 XPS 13에는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와 8GB LPDDR5X 메모리가 호흡을 맞춘다. 저장장치는 512GB를 확보했다. 일부 구성 추가는 가능하겠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로 구매 부담이 따를 수 있다. 반면 1kg 수준의 무게와 12mm 수준의 두께, 2560 x 1600 해상도 터치 스크린(120Hz 주사율) 등 휴대성과 PC 시스템 경험을 최대한 제공하는 데 힘썼다.

니쉬 닐라로자난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제품 관리 이사 / 출처=IT동아
니쉬 닐라로자난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제품 관리 이사 / 출처=IT동아

델은 XPS 13이 맥북 네오를 직접 의식한 제품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콘스탄틴 투브 부사장은 "경쟁 제품을 출시 30주 전부터 의식하며 설계해 왔다"고 말했다. 급하게 대응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경쟁 구도를 가정하고 개발에 착수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데이비드 펭 총괄도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를 설계하면서 수치가 아닌 일상적인 경험을 가격 제약 안에서 어떻게 최고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효율 확보를 위해 오디오 칩의 미세 전력 소모를 조율하고, 내부 케이블 배치와 디스플레이 패널 효율까지 함께 최적화하는 등 협업의 범위가 넓은 게 눈에 띈다.

중저가 노트북 PC 시장 선택지 확대

인텔은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 적용 범위를 빠르게 넓혀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델 외에도 에이수스ㆍHPㆍ레노버 등 제조사를 통해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이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 측은 코어 시리즈 3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이 70종 이상이며, 적용 범위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중저가 노트북 PC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과 인텔(윈도 운영체제) 진영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다. 애플은 맥북 네오에서 애플 서비스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반면, 인텔은 윈도 운영체제 생태계의 개방성, 방대한 소프트웨어 호환성, 다양한 파트너를 앞세운 선택지 다양화 전략을 구사한다.

노트북 PC 시장은 최고 사양만을 겨루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 경험의 완성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 됐다. 고성능 그래픽 작업이나 연산이 필요한 크리에이터 영역과 문서 작업·웹 브라우징 중심의 학생 소비자 영역이 명확하게 갈리면서 각기 다른 가치를 제안하는 시장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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