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위 1%용 최고급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200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신 기술을 다수 적용한 고성능 IT 제품일수록 가격도 껑충 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은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신기술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그 최신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변기기 역시 그에 걸 맞는 것을 구비해야 하기에 추가 비용의 지출도 만만치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는 분명 있다.

이번에 넷기어(Netgear)에서 선보인 최신 인터넷 공유기인 나이트호크 RAX200(Netgear NIGHTRHAWK RAX200) 역시 그런 제품이다. 최신 와이파이6 기술 지원 외에 어지간한 보급형 공유기의 10배에 달하는 AX11000급 와이파이 성능을 갖췄으며, 기가인터넷을 뛰어넘는 2.5G 멀티기그 유선 네트워크 기술, 기존 공유기의 듀얼 밴드보다도 한층 더 나아간 트라이(3) 밴드 기술까지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최신 기술 및 고급 기술로 중무장한 최상위급 공유기다.

나이트호크 시리즈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

넷기어 RAX200은 고급사용자를 노린 나이트호크 제품군 중 하나다. 이 시리즈의 제품들은 마치 SF영화에나 나올 듯한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RAX200의 디자인 역시 우주선을 연상시킨다. 특히 본체 양 옆의 날개모양 안테나(접을 수 있음)가 인상적인데, 여기에는 총 8개의 고감도 안테나가 내장되었다. 제품의 크기는 298 x 78 x 210mm로 큰 편이고 세로로 세워서 이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공간활용성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감추기 보다는 오히려 잘 보이는 곳에 꺼내 놓고 쓰라는 당당함이 디자인에서 느껴진다. 바닥 쪽에 벽걸이 설치용 홀 2개도 준비되어 있다.

제품 바닥 및 상단에 그릴로 처리된 통풍구가 있으며 특히 상단에는 냉각팬까지 달려있다. 이 때문에 약간의 소음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효율적인 냉각으로 안정적인 동작을 기대할 수 있겠다. 소음 자체도 그리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본체 상단의 위쪽에는 전원 및 인터넷, 대역별(2.4/5-1/5-2 GHz) 와이파이 서비스 상태, 유선 포트 접속 상태, USB 접속 상태 등을 표시하는 12개의 LED가 있으며 아래쪽에는 비밀번호 입력 없이 눌러서 와이파이 간편 접속이 가능한 WPS 버튼, 그리고 와이파이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는 와이파이 On/Off 버튼이 달려있다.

유선 속도 2배로 높이는 멀티기그 기술 지원

후면 인터페이스 구조는 얼핏 보기에 다른 공유기와 비슷하지만 세세한 곳까지 살펴보면 상당히 특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트워크 포트는 외부 인터넷 연결용 WAN 포트 1개 및 주변기기 연결용 LAN 포트 5개로 구성되었다. WAN 포트와 1번 포트에 케이블을 동시 연결 최대 대역폭을 2Gbps(1+1Gbps)로 확장할 수 있으며, 5번 포트는 단독으로 2.5Gbps 대역폭을 발휘할 수 있는 멀티기그(Multi- Gig) 기술 지원의 WAN/LAN 겸용 포트다.

이와 더불어 3번과 4번 포트 역시 조합을 통해 대역폭을 2배로 높일 수 있는 링크 어그리게이션(Link Aggregation) 기술을 지원한다. 입력과 출력 모두 기가비트(1Gbps)를 뛰어넘는 초고속 유선 네트워크 기술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물론 언젠가 이런 기능도 대중화될 날이 오겠지만 2020년 현재 기준으로 일반가정에서는 그다지 쓸 일이 없고 일부 전문가 및 기업을 위한 기능이다. 이 제품의 주요 소비자가 어떤 부류인지를 잘 알려주는 사례다.

그리고 네트워크 포트 옆에는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 등의 외부 저장장치의 연결이 가능한 USB 3.0 포트가 2개 있다. 여기에 USB 저장장치를 연결하면 자신만의 네트워크용 공유 저장소를 꾸릴 수 있다. 마치 간이 NAS처럼 쓸 수 있는 셈이다. USB 3.0 지원이라 속도도 빠른 편이고 포트도 2개이니 잘 활용하면 PC나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에서 동시 이용 가능한 콘텐츠 서버의 역할도 한다.

'급'이 다른 AX11000 무선 성능

넷기어 RAX200는 여러모로 특별한 기능이 많은 제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역시 와이파이 성능이다. 차세대 기술인 와이파이6(802.11ax)를 적용했는데 최대 무선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가 11Gbps에 이르는 AX11000급 제품이다. 기존 와이파이5(802.11ac)급 제품의 최대 대역폭 수준이 기껏해야 AC1200 수준이고 와이파이6 지원 제품 역시 AX2000급 이하의 제품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넷기어 RAX200의 무선 성능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그리고 기존 공유기의 경우, 최대속도가 낮은 대신 접속범위가 넓은 2.4GHz 와이파이와 그 반대의 특성을 갖는 5.0GHz 와이파이를 동시 지원하는 듀얼밴드 사양이 대부분이다. 반면 넷기어 RAX200의 경우, 최대 1.2Gbps로 접속이 가능한 2.4GHz 와이파이 1개 및 최대 4.8Gbps 접속을 지원하는 5.0GHz 와이파이 2개, 총 3개 대역을 지원하는 트라이(3) 밴드 사양이다.

때문에 넷기어 RAX200에 와이파이 접속을 하려면 총 3개의 SSID(접속 목록)이 뜬다. 위치 및 작업의 종류에 따라 따라 최적의 와이파이 대역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공유기에선 상황별로 SSID를 전환해 다시 접속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넷기어 RAX200는 3개의 SSID를 1개로 합치는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기술을 지원한다. 1개의 SSID에 접속한 상태에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의 대역으로 접속이 변경되므로 끊김 없는 와이파이 접속을 이어갈 수 있다.

와이파이6 특유의 고급 기술 다수 탑재

기존의 공유기는 5.0GHz 대역에서 최대 80MHz만을 지원했지만 넷기어 RAX200는 160MHz을 지원해 한층 높은 체감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와이파이5 공유기는 직렬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기기의 데이터가 동시 전송되는 상황에선 지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넷기어 RAX200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지원,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할 수 있으며 반응속도도 빨라졌다.

이와 더불어 동시에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스트리밍해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을 지원하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넷기어 RAX200는 2개의 5.0GHz 대역에서 각각 4x4 MU-MIMO, 합계 8x8 MU-MIMO를 지원하는 것이 특별한 점이다. 이는 많은 기기가 동시에 4k / 8k급 대용량 콘텐츠를 스트리밍 해야 하는 최근의 환경에 적합한 사양이다.

모바일 최적화, 자녀보호 및 보안 등의 부가기능 탑재

제품의 설치과정은 다른 공유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후면에 전원 및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한 뒤 유선 랜이나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 접속을 하면 된다. 공유기에 연결된 PC의 웹브라우저를 통해 관리자 암호 설정이나 와이파이 암호 설정과 같은 초기 설정이 가능하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배포되는 넷기어 나이크호크 전용 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로 초기 설치나 부가기능 설정 등을 원격으로 할 수 있으니 PC가 없어도 이용에 불편은 거의 없다.

내부 설정메뉴에서 눈에 띄는 기능 중 하나는 게스트 네트워크 기능이다. 일종의 간이 와이파이서비스 기능으로, 게스트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긴 하지만 공유기 내부 설정 메뉴에 접근하거나 같은 공유기에 접속한 사용자끼리의 접근 등은 차단할 수 있다. 카페와 같은 곳에서 손님들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자녀보호 기능도 제공한다. 이는 전용 모바일 앱인 서클(Circle)을 이용, 공유기에 접속한 자녀들이 특정한 콘텐츠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거나(필터링) 이용 기간을 제한하는 등의 설정이 가능한 기능이다. 기본적으로 필터 및 일시중지 등의 기능은 무료로 쓸 수 있지만 시간제한이나 취침시간 설정 등의 일부 기능은 유료 서비스다.

보안 기능인 아머(Armor) 메뉴도 눈에 띈다. 이를 활성화하면 바이러스 및 랜섬웨어 등의 악성코드를 차단하고 보안 취약점을 검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유기에 접속한 모든 장치들의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본래 유료 서비스지만 30일동안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시험삼아 한번 이용해 볼 만은 하다.

실제 체험해본 성능, 메시 공유기 안 부럽다?

실제로 체험해 보니 무선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테스트 환경은 약 100제곱미터(약 30평) 남짓의 이층집이며 최대 500Mbps 접속이 가능한 기가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스마트폰에 벤치비 앱을 설치해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봤다. 이 테스트에선 500Mbps급 유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므로 무선 인터넷 역시 그 속도는 넘지 못한다는 점을 참고하자.

'가성비' 아닌 '절대적 성능'을 필요로 한다면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200 정도면 2020년 현재 기준으로 공유기 시장의 ‘끝판왕’ 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특히 AX11000급의 무선 성능은 어지간한 고급형 공유기라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이며, 2.5G 멀티기그 유선 네트워크 기술 등의 전문가급 고급 기능도 다수 갖췄다. 유무선 통틀어 상위 1%급 성능을 자랑하는 최상위급 공유기임이 분명하다. 다만 최신의 고급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한 탓에 제품 가격은 높다. 2020년 6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 74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한 발 먼저 이용하고자 하는 전문가, 네트워크 성능이 곧 사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업 등이라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