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변화는 계속된다'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IT동아 강형석 기자]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매년 세대를 거듭하며 최적의 성능을 제공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성능 외에도 다양한 부가 요소를 통해 PC 본연의 즐거움에 집중하도록 돕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아도 높은 작동속도를 구현하거나, 소프트웨어로 간단히 프로세서의 주요 설정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조금씩 개선이 되면서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어느덧 10세대에 접어들었다. 코드명 코멧 레이크(Comet Lake). 과연 새로운 프로세서는 어떤 모습일까?
변화의 핵심은 코어와 속도에 따른 '세분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는 이전 세대에서의 변화가 존재한다. 크게 보면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모든 제품군에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포함된 것, 인텔 스마트 캐시(예비공간) 용량의 증가, 작동 속도의 증가 등이다.
우선 하이퍼스레딩 기술의 적용에 대해 보자.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는 코어 i9에서만 적용되어 8개 코어·16개 스레드(명령어 흐름 처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모든 제품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제품에 따라 4개에서 10개의 코어를 제공하고 있으니, 최종 스레드 구성은 8개에서 20개가 된다.
하이퍼스레딩 기술은 물리 코어가 처리하는 스레드 외에 논리적으로 스레드를 처리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그만큼 더 많은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 게이밍 환경 외에 프로세서의 자원을 최대한 끌어내는 고부하 처리 환경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 스마트 캐시의 용량 증가도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예비 공간이 많을수록 데이터를 미리 담아 빠르게 처리할 여지가 생긴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6MB에서 20MB로 구성되어 있다. 코어 i3 급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코어 i5 급 이상부터 뚜렷한 변화가 존재한다.
작동 속도의 변화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설계가 더 고도화 되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특히 K형 프로세서에서 성능 향상이 존재한다. 기존 대비 기본 작동 속도가 100MHz에서 400MHz 가량 빨라졌으며, 모든 코어가 작동하는 환경에서도 100MHz에서 200MHz가량 상승했다. 전력 소모는 증가했지만 자연스레 처리 속도의 향상도 존재한다.
또 다른 존재는 코어 i9에 존재하는 온도 대응 속도 가속(TVB - Intel Thermal Velocity Boost)이다. 이름처럼 프로세서 코어의 온도에 따라 속도 대응 폭을 확보해주는 기술이다. 코어 i9-10900K는 이 속도가 5.3GHz다. 말 그대로 '코어 속도'에 따른 속도 향상이기 때문에 발동 조건이 까다로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조금이나마 성능 향상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라 하겠다.
여기에 코어 i7과 코어 i9 프로세서는 메모리 대응 속도가 DDR4-2666에서 DDR4-2933으로 빨라졌다. 프로세서와 메모리간 통신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자연스레 데이터 처리 효율 향상으로 이어진다.
코어 i5-10600K와 코어 i9-10900K의 성능은?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코어 i5-10600K와 코어 i9-10900K를 통해 확인해 봤다.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 Z490 어로스 마스터, 지스킬 트라이던트-Z DDR4-3200 메모리(16GB), 웨스턴디지탈 SN750 1TB 고속저장장치(NVMe),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 그래픽카드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진행됐다. 운영체제 및 모든 드라이버, 바이오스는 최신판을 적용했다.
우선 PC의 전체적인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PC마크 10을 실행했다. 다양한 항목에 걸쳐 성능을 측정하는데 눈 여겨 볼 부분은 생산성 측면이다. 문서 기반의 생산성(Productivity)과 디지털 사진영상 편집 기반의 생산성(Digital Content Creation) 두 가지로 접근해 볼 수 있다. 단위는 점수로 표기된다. 높을수록 좋은 성능을 낸다.
코어 i5-10600K와 코어 i9-10900K의 성능 차이는 문서 생산성보다 디지털 콘텐츠 생산 항목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아무래도 코어를 많이 활용하지 않는 문서보다 창작 관련 소프트웨어가 더 많은 코어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서 위주라면 코어 i5 이하 프로세서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겠지만 부하가 많은 소프트웨어를 쓰는 환경이라면 코어 i9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1인 창작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영상을 실시간 송출(스트리밍)하거나 고해상 영상을 편집, 변환하는 이가 크게 늘었다. 당연히 성능이 좋은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만 가격을 고려한다면 마냥 고성능 시스템을 선택하기가 꺼려진다. 이런 점에서 10코어(20스레드) 구성의 코어 i9-10900K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보여진다.
게이밍 환경에서도 코어 i5와 i9 프로세서의 차이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과거 게임은 속도 중심이었지만 최근 게임은 속도와 함께 코어 구성도 중요해졌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경우는 다중코어 프로세서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신 출시되는 게임도 4~6개 이상 코어를 활용함으로써 최적의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게임 성능 측정을 위해 세 게임을 실행했다. 하나는 출시가 약 4년 가량 된 히트맨2와 출시 약 3년 정도 된 배틀그라운드, 비교적 최근 출시된 바이오해저드 RE:3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각각 풀HD 해상도에 모든 그래픽 효과는 최대에 설정해 둔 상태다.
세 게임을 실행해 보니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히트맨2는 각각 초당 103매와 109매로 6매 정도 성능 차이를 보이지만 바이오해저드 RE:3는 각각 초당 191매와 199매로 초당 8매 가량 차이를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는 초당 137매(10600K)와 159매(10900K)로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다. 유지되는 프레임은 큰 차이가 없으나 일부 구간에서의 속도 저하가 평균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과도기적 성격은 있지만 자체만으로 충분한 성능 갖춰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14nm 미세공정이지만 최대한 성능 및 효율 개선을 위한 설계를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돋보인다. 코어 i9 프로세서의 코어 수를 늘렸고, 모든 제품군에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추가했다. 작동 속도도 높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세대'라는 이름을 걸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준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소켓 규격의 변경이다. 기존 LGA 1151(v2)에서 LGA 1200으로 프로세서와 맞닿는 핀의 수가 늘었는데, 8~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는 메인보드를 쓰던 이의 입장에서 보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프로세서 자체의 기능이 확대됐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과도기적 성격이 있지만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에 없었던 변화를 통해 상품성을 확보했다. 이것이 자신에게 충분한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선택지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