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8코어 16스레드로 돌아왔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 FA506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데스크톱, 노트북을 구매할 때 빠지지 않는 제조사가 인텔, 엔비디아, 그리고 AMD다. 컴퓨터 핵심 부품인 중앙 처리 장치(CPU)는 인텔과 AMD가 설계하고 있으며, 게임이나 3D 작업 등에 쓰이는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와 AMD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즉, AMD는 인텔과 엔비디아 모두와 경쟁하고 있는 상태며, 공동의 경쟁사를 둔 인텔과 엔비디아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밌게도 x86 데스크톱은 컴퓨터 부품이 상호 호환되기 때문에, 경쟁 관계더라도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텔 NUC8i7HVK다. 인텔 NUC는 인텔에서 직접 제조하는 미니PC 제품군이며, 인텔 NUC8i7HVK는 인텔 8세대 코어 i7-8809G 프로세서를 탑재한 게이밍 미니 PC다. 그래픽 카드는 AMD 라데온 RX 베가 M GH 그래픽스를 사용한다. 사용자가 직접 조립하면 인텔과 AMD 조합이 간단하지만, 제조사가 직접 협력하며 내놓은 물건이라 대표 사례로 남았다. 올해 1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0)에서 출시된 AMD 3세대 라이젠 노트북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조합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인텔과 동일한 코어 수 프로세서보다 저렴하면서도, 게이밍 성능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낼 수 있어서다.

AMD와 엔비디아와의 조합,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 전 세대 대비 디자인이 바뀌었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 전 세대 대비 디자인이 바뀌었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는 데스크톱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 노트북까지 폭넓은 제조 능력을 갖춘 회사다. 특히, 다른 제조사들이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독특한 콘셉트 제품이나 구성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데, 3세대 AMD 라이젠 모바일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를 조합한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 A15 FA506(이하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 A15)도 대표적이다. 보통 게이밍 노트북이 인텔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탑재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드문 조합이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는 AMD 라이젠 4600H / 4800H / 4900H 모델이 각각 준비됐고,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1650 Ti / 1660 Ti / RTX 2060 구성을 선택할 수 있다. 제품 조합을 다양하게 해 원하는 가격이나 활용 조건에 맞는 조합을 선택하면 된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8코어 16스레드 구성의 라이젠 4800H를 사용한 제품으로, 기본 2.9GHz 동작 속도에 최대 4.2GHz까지 발휘한다.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의 메인스트림 급 라인업인 지포스 RTX2060 6GB를 장착해 높은 게이밍 성능을 제공한다.

화면은 15.6인치 FHD(1,920x1,080) 광시야각 IPS 패널이 사용됐고, 144Hz 주사율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화면은 15.6인치 FHD(1,920x1,080) 광시야각 IPS 패널이 사용됐고, 144Hz 주사율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게이밍 노트북의 시각적 요소를 담당하는 모니터도 게이밍 성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탑재됐다. 라이젠 7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은 15.6인치 FHD(1,920x1,080) 해상도 IPS 패널이 사용됐고, 게이밍 프레임 레이트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144Hz 주사율을 지원한다. 모니터가 초당 144회 화상을 표시해 끊김이 적고 부드러운 화면을 보인다.

또한 가변 주사율 기능이 적용돼있어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도 누릴 수 있다. 가변 주사율 기능은 그래픽 카드가 송출하는 화상 신호의 타이밍과 모니터가 송출하는 타이밍을 맞춰 화면이 끊기거나 잘리는 것을 막는 기능이다. 그래픽 카드가 낼 수 있는 프레임을 제한하지만, 기본적으로 40~80프레임으로 동작하는 게임과 조합하면 좋다.

외부 인터페이스는 좌측에 집중돼있다. 이는 편리한 마우스 사용을 위해서다.
출처=IT동아
외부 인터페이스는 좌측에 집중돼있다. 이는 편리한 마우스 사용을 위해서다. 출처=IT동아

15.6인치 대형 크기에 고성능 조합인 만큼,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도 알차다. 외부 입력 단자는 왼쪽에 전원 단자, 랜 포트, HDMI 2.0b 포트, USB 3.2 포트 2개, USB C형 단자, 오디오 단자로 구성돼있고, 우측에 USB 2.0 포트와 도난 방지용 켄싱턴 록이 배치돼있다. 이중 좌측에 있는 USB C형 단자는 디스플레이 포트 1.4 기능을 겸하고 있어 USB C형 케이블로 외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키보드는 에이수스 아우라 LED가 적용돼 총천연색으로 빛난다.
출처=IT동아
키보드는 에이수스 아우라 LED가 적용돼 총천연색으로 빛난다. 출처=IT동아

정확한 타자 입력과, 타건의 즐거움을 위한 키보드도 매력적이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의 키보드는 키와 키 사이가 독립된 치클릿 방식을 채택했고, 약 2천만 회 내구성을 지닌다. 사무용 치클릿 키보드보다 더 단단하고 눌리는 감이 강한 게 특징이다. 또한 게임 방향키로 쓰이는 W, A, S, D 버튼을 투명하게 해 더욱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키보드 키캡에 점등되는 조명의 색상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해당 키보드는 에이수스 아우라(AURA)가 적용돼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고, 다양한 모드를 통해 반짝거리는 방식도 다채롭게 바꿀 수 있다. 추가로 에이수스 아우리 호환 키보드 및 마우스, 헤드폰 등 액세서리와 LED 색상 및 효과를 동기화할 수 있다.

'고성능' 라인업 다운 8코어 16스레드 구성

AMD 라이젠 7 4800H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2060이 탑재됐다.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7 4800H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2060이 탑재됐다. 출처=IT동아

리뷰에 사용된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는 AMD 라데온 그래픽스 내장그래픽을 탑재한 AMD 라이젠 7 4800H,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외장 그래픽 카드를 탑재했다. AMD 라이젠 7 4800H는 7나노 공정 기반의 8코어 16스레드 구성으로, 100만 원대 초반 제품에서는 유일한 고성능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쿨링팬이 빠르게 돌면서 소음이 꽤 크게 발생하지만, 해당 제품을 기준으로 최대 88도를 넘지 않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메모리는 제품 구성마다 다르지만, 2개의 메모리 슬롯을 통해 3,200MHz 규격 DDR4 메모리 2개로 총 32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시네벤치 R20 결과, 4,123점을 획득했다. 2년 전 중견 데스크톱보다 높은 결과다.
출처=IT동아
시네벤치 R20 결과, 4,123점을 획득했다. 2년 전 중견 데스크톱보다 높은 결과다. 출처=IT동아

CPU 성능을 수치화해 측정하는 프로그램, 시네벤치 R20을 통해 라이젠 7 4800H의 성능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에서 라이젠 7 4800H는 4,123점을 획득했고, 이는 1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AMD 라이젠 7 1700X보다도 600점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인텔 7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코어 i7-7700K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다만 해당 점수는 어디까지나 최대 동작 속도에 가까웠을 때에 가까운 점수다.

데스크톱 프로세서는 80~140mm 쿨링팬과 쿨러를 이용해, 높은 동작 속도를 장시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다. 반면 노트북 프로세서는 냉각 성능에 한계가 있어 최대 동작 속도를 오랜 시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발열을 제대로 해소하기 어렵거나, 10~20분 이상 고부하 작업을 걸어놓는다면 테스트 결과 만큼 높은 성능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도 발열 상한선을 넘지 않는다면 최적의 성능을 낸다.

3D 마크 : 파이어스트라이크 결과, 16,884점을 획득했다.
출처=IT동아
3D 마크 : 파이어스트라이크 결과, 16,884점을 획득했다. 출처=IT동아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은 현재 엔비디아 게이밍 그래픽 카드 라인업 중 중간에 있는 제품이지만, 현존하는 모든 게이밍 그래픽 카드 중에서는 최상급에 속한다. 따라서 최신 게이밍도 옵션 타협을 통해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고, 출시 1~2년 이상 지난 게임은 최상 옵션으로 즐길 수 있다. 게이밍 성능을 수치화해 보여주는 프로그램, 3D 마크 : 파이어스트라이크를 통해 게이밍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를 보자.

해당 테스트에서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는 16,884점을 획득했는데, 노트북용 그래픽 카드임에도 데스크톱용 지포스 GTX 1660Ti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어지간한 중고급형 게이밍 데스크톱과 맞먹는 수준이다.

몬스터헌터 : 월드를 고급 설정 기준 68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다.
출처=IT동아
몬스터헌터 : 월드를 고급 설정 기준 68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다. 출처=IT동아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2018년 출시된 몬스터 헌터 : 월드를 실행했다. 해당 게임의 권장 사양은 AMD 라이젠 5 1500X,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3GB로 100만 원대 초반 구성으로 만든 후 약 3년 가량 지난 수준인데, 단순 라인업 계산으로는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게이밍 옵션을 'FHD 해상도, 고급'으로 설정한 다음 약 1분간 프레임을 측정한 결과, 최소 58프레임, 최대 88프레임, 평균 68.75프레임으로 재생됐다.

60프레임은 게임을 즐길 때 끊김이 없다고 느끼는 심리적 하한선인데, 권장 사양이 높은 게임을 고급 설정 기준 60프레임 이상 낸다. 몬스터 헌터 : 월드보다 권장 사양이 낮은 오버워치라면 평균 144 프레임을 낼 수 있고, 저사양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라면 최소 300 프레임 이상 기대할 수 있다.

우수한 가격대비 성능비는 환영, 그래픽 드라이버는 숙제

가격대비 성능비는 우수하나, 드라이버 관련 문제는 넘어야할 산이다.
출처=IT동아
가격대비 성능비는 우수하나, 드라이버 관련 문제는 넘어야할 산이다. 출처=IT동아

전 세대인 라이젠 3000 시리즈 출시 당시, AMD CPU에 엔비디아 RTX 조합 게이밍 노트북을 출시한 브랜드는 에이수스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에이수스가 시장 가능성을 연 덕분에 라이젠 4000 시리즈부터는 에이서나 HP, 레노버 등 타 제조사도 AMD CPU에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조합하기 시작했다. 인텔 CPU 게이밍 노트북과 비교해 가격 대비 성능비가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꾸준히 제기된 그래픽 드라이버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A15의 내장 그래픽 드라이버를 에이수스 홈페이지가 아닌 AMD 홈페이지 배포 버전으로 설치했더니, 내장 모니터 출력이 정지돼 외장 모니터만 인식하게 됐다. 원래 노트북은 제조사에서 보증하는 그래픽 드라이버 사용이 권장되나, 최신 정식 드라이버를 설치했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곤란하다.

가격은 가장 낮은 구성이 90만 원대 초반이고, 가장 높은 성능 구성이 180만 원대 후반이다. 가격 대비 성능비는 확실히 우수한 편인 반면, 드라이버나 호환성 문제에 대처할 만큼의 지식이 있는 게 좋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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