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의 숙면은 안녕하셨나요, 핏빗 차지 4
[IT동아 남시현 기자] 스마트워치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다양한 앱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보조 장치로 활용하는 애플 워치 스타일, 저전력 하드웨어로 장시간 생체 정보를 추적하는 핏빗의 피트니스 트래커 방식이 있다. 전자의 경우 전화나 이메일을 보낼 수 있을 만큼 폭넓은 활용도를 제공하지만, 배터리 수명이 이틀 정도에 불과하다. 후자는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부족하나, 필수 정보만 수집해 배터리 수명이 1주일 정도로 길다. 스마트폰을 보조한다면 전자를, 헬스케어 관련이라면 후자 형태의 제품을 고르면 된다.
피트니스 트래커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으로는 핏빗(Fitbit)이 있다. 핏빗의 스마트 워치는 착용자의 운동량과 활동량, 열량 및 심박수, 이동 거리 등을 측정해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수면이나 운동 방식, 위치까지 파악한다. 고성능 제품군은 음악 저장이나 알림, 문자메시지 음성 답장, 시계 페이스 교체 등의 기능까지 제공한다. 만약 피트니스 트래커라는 기본 목표에 충실한 장치를 찾는다면, 핏빗 차지 4 스마트밴드에 주목하자.
얇고 가벼운데다, 기능까지 충실하다. 핏빗 차지 4
핏빗 차지 4는 핏빗 트래커 제품군 중 처음으로 GPS를 내장한 제품이다. GPS가 내장돼있으니 스마트폰이 없는 상태에서도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운동 기록을 생성한다.전면에 흑백 OLED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스마트폰과 비슷한 조작감을 제공하고, 한글화도 돼있어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이 수집하는 건강 정보는 컴퓨터 및 스마트폰을 연결한 다음,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연결 장치는 윈도우 및 맥OS, 구글 안드로이드 및 애플 iOS 모두 지원하며, 블루투스로 연결해야 한다. 데스크톱 컴퓨터로 연결할 시에는 별매의 블루투스 동글이 필요하며, 노트북을 활용한다면 별다른 절차 없이 연결할 수 있다.
핏빗 차지 4는 폭 23mm 길이 35mm의 작은 화면에 길이 14~18cm, 18~22cm로 된 밴드 2개가 포함돼있다. 무게는 밴드를 포함해도 약 20g 후반이다. 여기에 3축 가속도계 및 자이로스코프와 광 심박수, 산소포화도 센서가 포함되며, 진동 모터가 탑재돼 연동 스마트폰 알림도 수신된다. 데이터 전송에는 블루투스 4.0을 사용하며, 최근 30일 동안의 데이터를 내부에 저장한다.
배터리는 운동과 수면 시 착용을 모두 포함해 7일이 지난 상태에서도 20%가 남은 것을 확인했고, 전용 크래들을 활용해 약 2시간이면 완전히 충전된다. 자주 충전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으면서도, 활동 정보를 수집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안성맞춤이다.
흑백 화면은 주변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가 조정되고, 측면의 압력 감지 버튼을 누르면 절전이 해제된다. 문자 메시지나 전화가 오면, 진동과 함께 위쪽에 알림이 뜬다. 아래에서 위로 드래그하면 당일 걸음 수, 시간 당 충족해야 할 최소 걸음, 심장을 뛰게 하는 운동을 몇 번 했는지를 알리는 액티브존, 실시간 심박수, 안정 시 심박수, 이동 거리, 소모 칼로리, 오른 층수, 수면 점수, 몸무게, 섭취한 수분량, 운동량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측면으로 옮기면 달리기, 사이클링, 수영, 러닝머신, 야외 운동, 걷기로 구성된 운동 측정 모드, 스포티파이 연동, 달력, 명상, 타이머, 알람, 날씨 정보, 설정 등을 입력할 수 있다. 압력 감지 버튼을 세게 누르고 있으면 방해 금지 모드, 수면 측정, 화면 깨우기 등을 바로 설정할 수 있다. 통상적인 스마트 워치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영상까지 볼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부족하나, 피트니스 트래커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많은 기능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자체 센서를 활용해 걸음 수나 위치 정보를 수집해 보여준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24시간 들고 있을 수는 없으니 실제 걸음 수나 위치 정보와는 차이가 있다. 항상 착용하는 스마트 워치는 스마트폰을 놓고 다녀도 더 정확하게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데, 핏빗 차지4는 가볍고 크기가 작아 종일 차고 있어도 부담이 없다.
가장 큰 장점은 GPS 내장이다. 스마트폰 없이도 위치 정보를 확보할 수 있으니 휴대폰 없이 운동하는 수영, 근력 운동에도 활용하기 좋다. 스마트폰과의 연결을 해제하고 자전거로 시험해봤다. 핏빗 차지4는 자체 GPS를 활용하여 이동한 동선을 확보하며, 시간별 운동 강도와 심박수 구간, 속도, 고도, 소모 칼로리까지 수집한다. 관련 정보는 운동이 끝난 후 스마트폰과 다시 연결해 확인할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 활용해 더욱 체계적인 코스를 만들 수 있다.
수면 정보 기록도 핏빗 차지 4의 핵심 기능이다. 수면 시 착용하면 내가 잠든 사이 발생하는 다양한 신체 정보를 기록한다. 착용하고 잠들기만 하면 실제 수면 시간과 수면 단계, 오늘의 실제 수면 시간과 30일 평균 수면 시간, 동일 연령대 남성의 표준 범위와 비교해 수면의 질을 측정한다. 특히 수면 단계는 수면 중 깨어남, 렘 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을 도표화해 얼마나 잘 잤는지 보여준다. 심박수와 산소 포화도, 뒤척임에 따른 위치 변화를 조합한 결과다.
특히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 기능을 이용해 수면 무호흡증의 빈도를 감지하는 기능도 있다. 수면 중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구간이 있다면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만약 양압기같이 코골이를 방지하는 수면 보조 장치 등과 함께 활용한다면, 간 밤에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했는지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은 OK, 관건은 가격
핏빗은 가장 큰 소셜 피트니스 네트워크와 건강 관련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다. 전 세계 수많은 이용자를 통해 마련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 관리 기능은 타사가 넘볼 수 없는 핏빗만의 장점이다. 하지만 가격대비 성능비를 생각한다면 제품을 고르기 망설여진다. 핏빗 차지 4의 가격은 20만 원대 초반으로 피트니스 트래커가 아닌 일반 스마트워치에 맞먹는 가격대다.
그렇기에 핏빗 차지 4는 오랫동안 핏빗 제품을 이용해왔고, 계정에 많은 건강 정보를 축적한 기존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에 가깝다. 이 제품 이전의 핏빗 피트니스 트래커는 GPS가 내장되지 않아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해결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혹은 저가형 피트니스 트래커 대신, 활용도와 기능이 많은 제품을 찾는 경우에도 좋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