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만 편안하게' 포르쉐 카이엔이 품은 편의장치들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포르쉐의 매력은 무엇일까? 독일차 특유의 빈틈 없는 완성도 속에 뿜어져 나오는 짜릿한 성능이 그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차량을 운전해도 그 느낌은 비슷하리라.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편의성까지 함께 더해 나가는 중이라는 점이다. 짜릿한 주행 감각 속에서도 차량 내 거주성 또한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3세대 포르쉐 카이엔.
3세대 포르쉐 카이엔.

카이엔은 성능과 편의성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다. V6형 3리터 휘발유 엔진은 340마력과 토크 45.9kg.m의 출력을 내 거대한 몸체를 부드럽고 여유롭게 또는 탄탄하고 짜릿하게 몰아붙인다. SUV 임에도 직진성은 물론이고, 굽은 길을 돌아 나감에도 빈틈을 크게 허용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성능 외적인 부분에 있었다. 운전자가 편안하게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 장비와 기능을 품었다. 이제부터 포르쉐 카이엔이 품은 편의 기능과 IT 연결성을 하나씩 확인해 봤다. 시승에 쓰인 차량은 일반형에 일부 편의 옵션이 추가된 형태로 실제 구매하게 될 차량의 구성과는 상이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편의성은 1열에 집중되어 있다

차량과 브랜드 특성 때문인지 포르쉐 카이엔은 운전석와 보조석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다. 운전에 집중하면서도 중요 기능을 쉽게 다룰 수 있게 화면과 버튼이 배치됐다. 중앙에 탑재된 디스플레이가 시야에서 조금 낮다는 느낌은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오롯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면 수긍 가능한 부분이다.

포르쉐 카이엔의 실내. 대부분 기능은 1열에 집중되어
있다.
포르쉐 카이엔의 실내. 대부분 기능은 1열에 집중되어 있다.

의자는 차량의 특성을 감안, 장거리 이동에도 피로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엉덩이와 허리를 잘 지지해 주는 것은 기본이고 머리를 지지하는 부분도 불편해 보였지만 의외로 편했다. 목이 약간 허전한 느낌이 있으나 이 부분은 쿠션을 따로 달아 둔다면 불편함 없을 듯 하다.

엉덩이를 따뜻하게 혹은 시원하게 해준다는 소위 ‘엉따’와 ‘엉시’ 기능도 제공된다. 열선과 통풍 기능이 있으며, 이는 기어 손잡이 양 옆으로 배치되어 있는 버튼을 눌러 조작할 수 있다. 한 번 누르면 최대(3단계)로 작동하고, 한 번씩 누를 때마다 1단계씩 줄어든다.

기어 노브 주변으로 다양한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 햅틱(진동) 방식 터치
버튼이다.
기어 노브 주변으로 다양한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 햅틱(진동) 방식 터치 버튼이다.

스티어링 휠을 제외한 카이엔의 조작 체계 대부분은 터치 방식이다. 버튼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 하지만 단순 터치 조작체계가 아니라 누르면 진동으로 반응하는 햅틱 방식이다. 이런 형식의 조작을 제공하는 차량은 조금 세게 눌러야 작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카이엔은 힘 들이지 않고 살짝만 눌러도 잘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버튼식 조작은 온도 조절과 음량, 비상등 외에 수줍게 자리한 조작 다이얼 정도다.

스티어링 휠의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주행에 필요한 기능은 잘 갖춰져
있다.
스티어링 휠의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주행에 필요한 기능은 잘 갖춰져 있다.

스티어링 휠로도 일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좌측 하단의 음량 조절을 시작으로 그 위에는 계기반 좌측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기 위한 다이얼과 뒤로 가기, 음소거 버튼이 자리한다. 우측에는 하단의 전화 송수신 버튼과 계기반 우측 디스플레이 조작을 위한 다이얼과 뒤로 가기 버튼, 사용자 지정 버튼으로 꾸며졌다. 추가로 약 5시 방향에 있는 다이얼은 카이엔의 주행 방식을 바꾸는 기능을 한다. 기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개인화 등 총 4가지 방식으로 변경 가능하다.

계기반 정보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계기반 정보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좌우 다이얼을 돌리면 계기반 중앙의 회전속도계(타코미터) 좌우의 화면 구성이 변한다. 좌측보다 우측의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 좌측에는 운행 관련 정보만 변경할 수 있으나, 우측은 내비게이션 화면부터 중력가속도, 주행시간(랩타임), 타이어 공기압, 구동 배분, 유온 정보 등이 표시된다.

계기반 정보는 다양하게 표시되지만 집중이 잘 되도록 표시되어 있다. 주행하면서 여러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좋지만 개인화가 쉽다는 점이
돋보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좋지만 개인화가 쉽다는 점이 돋보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제공은 카이엔이 겪은 큰 변화 중 하나다.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정면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놀라운 부분은 제법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속도와 변속 상태는 기본이고 속도계와 나침반 등의 부가 기능도 갖췄다. 내비게이션을 쓴다면 이와 연동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 준다.

화면은 총 3가지로 변경 가능하다. 속도와 내비게이션 등의 부가 표시만 이뤄지는 것과 속도계를 중심으로 나침반과 경기장 내에서 쓰는 회차 정보 등이 표시되는 형태 두 가지가 대표적. 뿐만 아니라, 사용자 임의로 정보 변경도 가능하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 신경 쓴 흔적들이 엿보인다.

편리하게 운행 가능한 기술도 빠짐 없이 담아

카이엔에는 짜릿한 주행 감각 외에도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주행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줄여줘 최대한 안전하게 주행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것이 적응형 항속주행(ACC – Adaptive Cruise Control)이다.

카메라와 라이다를 활용해 차량 거리와 주변 상황을
감지한다.
카메라와 라이다를 활용해 차량 거리와 주변 상황을 감지한다.

차량 전면에는 차간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라이다)가 자리한다. 이를 활용해 차량 거리와 속도 등에 맞춰 스스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차량에 아쉽게도 반자율 주행에 필요한 차선 유지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상태여서 조작은 운전자가 해야 된다. 한편으로는 카이엔이지만 명색이 포르쉐인데 누가 반자율 주행 기능을 적극 활용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있는데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에는 차이가 있으니 가능하다면 관련 기능의 추가를 검토해 보자.

ACC 기능은 포르쉐 능동형 안전(PAS – Porsche Active Safe)과 호흡을 맞춘다. 두 기능이 만나면서 카이엔은 200m 가량의 전방 도로를 감시하게 되며, 전방 차량이나 장애물이 감지되면 설정된 거리에 도달할 때까지 스스로 속도를 늦춘다. 이후에도 계속 장애물이 다가온다면 운전자가 개입해 차량을 세워야 한다.

느리게 이동하고 정차하는 환경이라면 카이엔도 동일하게 설정된 거리에 맞춰 이동하고 정차한다. 이 외에 PAS는 경고음과 계기반에 위험 문구를 표시함으로써 운전자가 상황을 인지하도록 도와준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 담겨 있다.

적응형 항속주행 기능은 스티어링 휠 뒤(좌측 하단)에 있는 조작기를 사용하게
된다.
적응형 항속주행 기능은 스티어링 휠 뒤(좌측 하단)에 있는 조작기를 사용하게 된다.

크루즈 컨트롤은 좌측 하단의 조작기를 활용하게 된다. 중앙의 스위치로 거리를 조절하며, 좌측 끝의 버튼을 눌러 활성화하는 식이다. 뒤로 밀면 설정 속도가 올라가고, 앞으로 당기면 내려간다. 조작기를 아래로 내리면 작동을 취소하게 되며, 위로 올리면 기능이 재개된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적응되면 쉽게 다룰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 지원 및 음성 명령 등 지원

출시 시기가 제법 지난 포르쉐 카이엔이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제법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다. 중앙에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여러 조작이 가능하다. 기본 내비게이션은 투박해 보이지만 기능적으로 아쉬움이 없으며, 화면 분할도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기본 해상도 또한 높아 시인성에도 문제 없다는 것이 특징.

카메라와 라이다를 활용해 차량 거리와 주변 상황을
감지한다.
카메라와 라이다를 활용해 차량 거리와 주변 상황을 감지한다.

애플 카플레이 연결도 가능하다. 센터 콘솔 내에 USB 단자 2개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에 아이폰을 유선 연결하면 된다. 향후 포르쉐코리아에서는 무선으로도 카플레이를 쓸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무선 연결이 이뤄지면 선 없이 더욱 편하게 카플레이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차량에 무선 충전 기능도 포함되어야 하겠다.

카플레이 연결이 되어도 차량의 기본 내비게이션은 우측 끝에 항상 표시된다. 화면을 3등분한 것을 기준으로 2/3은 카플레이, 나머지 1/3은 기본 내비게이션 화면이 나오는 식이다. 카플레이로 내비게이션이 아닌 통화나 음악 감상을 위한 조작이 이뤄져도 항상 차량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도록 배려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주차 보조 기능으로 큰 덩치의 차량을 쉽게 다룰 수
있다.
주차 보조 기능으로 큰 덩치의 차량을 쉽게 다룰 수 있다.

주차도 편리하다. 주차 보조(Park Assist) 기능의 추가로 차량 주변에 카메라를 통해 안전한 주차가 가능하게 보조해 준다. 기본적으로 좌측에 서라운드 뷰(차량을 위에서 본 듯한 구성)와 우측에 전면과 후면, 측면 화면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다. 차량 자체가 크기 때문에 이런 보조 기능은 필수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 조작을 지원, 차량의 주요 기능과 실내 청정(에어컨)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주행 관련 기능은 빠른 조작이 필요하기에 버튼을 따로 제공하지만 한 번 설정하면 크게 바꿀 일이 없는 기능은 화면 내에서 해주면 되겠다.

이렇게 포르쉐 카이엔의 실내에서 사용 가능한 주요 기능을 가볍게 살펴봤다. 이는 시승차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추가하는 옵션에 따라 사용 가능한 기능은 달라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기본 주행 성능도 탄탄하지만 편의성 역시 그에 못지 않다는 부분이다. 이상과 현실을 모두 충족한 차량이다. 어디까지나 차량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