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기지개 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그 중심에 있는 LG CNS
[IT동아 강형석 기자] 전 세계 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기업 다수가 이를 도입,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도입을 검토하는 수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2,143억 달러(원화 환산 약 263조 9,000억 원 상당)로 오는 2022년에는 3,32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 등 주요 사업자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서다. 사용자가 더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 다변화에도 적극적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은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면서도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부분에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사용한 만큼의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부분 기업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서버 시설을 구축해 왔다. 하지만 이는 공간과 비용 지출이 크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설계가 잘 이뤄지면 최적의 비용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여러 장점이 있는 서비스지만 국내에서는 해외 대비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이 더딘 편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외부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보안에 대한 우려와 기업 내부 정보에 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변화의 기운이 조금씩 감돌고 있다. 기존 유통과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최근 일부 대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을 이끌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항공과 LG 그룹이다.
대한항공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정보의 디지털화)을 빠르게 도입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도입했다. 데이터베이스(DB), 컨테이너(Container), 서버리스(Serverless) 기술 등을 활용해 클라우드 상에 마이크로 서비스의 뼈대를 구축하는 등 기존 데이터 센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클라우드 도입을 바탕으로 홈페이지, 화물 관리, 항공편 제어, 예약 관리, ERP(경영 관리 소프트웨어 묶음) 등 여러 업무를 AWS로 옮겨서 소비자에게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AWS 머신러닝 서비스로 예측 정비 시스템 개선 및 수리 시기 결정을 자동화한다.
다양한 서비스와의 융합도 시도하고 있다. 업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로 전환했고, 기술에 항공·마케팅 등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에도 적극적이다. 소비자들의 IT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LG 그룹도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했다. LG CNS의 주도 아래 제조, 통신, 서비스 등 계열사별 산업 특성과 사업구조를 고려해 전환이 이뤄진다. 우선순위에 따라 그룹 내 계열사들의 클라우드 전환을 순차적으로 확산해 오는 2023년까지 퍼블릭·프라이빗을 포함한 전체 클라우드 전환율을 9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중 IT 시스템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70% 이상 전환할 예정이다.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는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 등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형태로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클라우드에서 제공받는다.
반면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는 조금 낯설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란 기업이 직접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기업 내부에서 쓰거나 또는 계열사에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서비스를 위한 장비를 직접 구축한다.
LG 계열사가 클라우드 기술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여러 IT 기술을 빠르게 접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기술개발(R&D), 생산, 마케팅 등 경영 프로세스 전반이 포함된다. 또한 대규모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전환으로 그룹 차원의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의 대응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규모로 도입하는 일은 쉽지 않다. 기존 시스템과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은 기본이고 주요 서비스를 구축해야 된다. 결국 클라우드 도입도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해야 안정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은 결국 관리형 서비스 공급자(MSP – Managed Service Provider)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가 감지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내에서 눈에 띄는 곳 중 하나는 LG CNS다. 시장이 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통합 사업자'로 자체 역량 확보 외에 국내외 관련 전문기업과 제휴를 통해 기술적 시너지를 내고 있다.
LG CNS의 클라우드 전략은 유연함에 있다. 필요한 서비스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되 민감한 정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병행할 수도 있다. 기업의 사업 특성을 고려해 최적화한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AWS, 애저, 구글 등 특정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복합적으로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돕는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는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자체 장비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다. 보통 서비스 구동은 클라우드 상에서, 데이터 보관이나 로컬 서비스는 자체 설비에서 처리하는 구조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점을 누리면서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싶은 기업들이 주로 활용한다.
클라우드는 어떻게 서비스할지 여부에 따라 유형이 나뉜다. 서비스 소프트웨어와 운영 애플리케이션 등 사용자 클라우드 서비스(SaaS – Service as a Service), 운영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PaaS – Platform as a Service), 서버와 저장장비, 통신장비 등 IT 설비(IaaS – Infrastructure as a Service) 등이 대표적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통합 구축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에 알맞은 시스템 구축과 운영 전반에 걸쳐 쌓은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야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부터 클라우드 운영관리, 애플리케이션 개발 역량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실력을 갖춰야 한다.
LG CNS는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 세계 클라우드 관리 및 자동화 솔루션 기업 톱3 중 하나로 손꼽히는 캐나다 엠보틱스 외에도 메가존, 유엔진, 비욘드어드바이저리 등 국내 클라우드 전문 강소기업 등 5개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자체 역량 확보도 쉼 없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전사 차원에 클라우드 관련 인력으로 구성된 '클라우드전환혁신추진단'을 신설했으며, 클라우드 전문 인력도 현재 200여 명 수준에서 올해 말까지 5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LG CNS 및 파트너사 임직원이 협업 요소를 발굴하는 '이그나이트 클라우드(Ignite Cloud)', LG CNS 내부전문가 및 외부 스타트업을 초청해 스터디 모임을 진행하는 '오픈세미나', 클라우드 관련 신산업 아이디어 구체화를 위한 '클라우드 해커톤'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협력 또한 계속 진행된다. 올해 말까지 추가로 클라우드 전문기업 10개 사와 파트너십은 물론 지분투자, 인수합병,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운용부터 응용 서비스 개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파트너사와 연구개발 및 사업 발굴 등 협력을 위해 LG CNS는 외부 공유 사무 공간인 위워크에 클라우드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클라우드 우선 전략에 따라 애자일(Agile), 변화(Transform), 실험정신(Experiment) 3가지 방향성을 바탕으로 일하는 문화와 방식까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실험과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대표적인 예는 통합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인 클라우드엑스퍼(CloudXper)다. 지난해 상반기에 공개한 서비스로 기존에는 약 6개월 가량의 개발 기간이 필요했지만 애자일 방식을 도입하면서 개발 기간을 2~3주 단위로 계속 개선(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보완 사항을 즉시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인프라(IaaS, 서비스로서의 인프라) 분야에 두각을 드러냈던 LG CNS는 PaaS(서비스로서의 플랫폼),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전문 기업들과 열린 혁신을 통해 클라우드 전 영역의 경쟁력을 높여 고객이 원하는 전 영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클라우드 전략을 바탕으로 2021년까지 클라우드 매출 및 시장점유율, 기술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아시아태평양 톱3 클라우드 시스템 통합 구축(SI)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