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사이트에서 동의 요구하는 '쿠키', 아는 만큼 보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처음 방문하는 웹사이트를 둘러보면 '쿠키 수집에 동의하십시오' 같은 문구가 뜬다. 귀여운 강아지 이름 같기도 하고, 초코칩 쿠키를 의미하는가 싶을 텐데, 정확하게는 웹 브라우저에서 이용하는 정보 파일을 일컫는다. 쿠키의 어원은 1994년, 넷스케이프 개발자 루이 J. 몬툴리(Louis J. Montulli)가 고안했는데, 유닉스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 수신 후 변경하지 않고 반환하는 데이터의 패킷을 '매직 쿠키'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했다.
현재 HTTP 쿠키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한번 방문한 사이트의 로그인 상태, 검색 기록을 유지하거나, 사이트의 환경설정을 저장하는 데 쓰인다. 이 정보는 본인 컴퓨터에 저장된 상태로 남아, 다시 방문할 때 도움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쿠키는 웹사이트를 편리하게 쓰기 위한 용도며, 사용자 동의로 제공된 쿠키 정보는 웹사이트 개선에 도움을 준다.
무심코 동의한 쿠키, 광고에 쓰인다
그렇다면 왜 웹사이트는 쿠키 수집에 동의를 요구하는 걸까? 명목으로는 쿠키의 익명 수집 및 보고를 통해 방문자와 웹사이트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함이며, 이를 통계로 활용해 효율적인 웹사이트 구성하기 위해서다. 사용자 동의가 필요한 이유는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에 의거해 개인정보인 쿠키를 수집하는 것에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온라인 광고 시장이 커지며 웹사이트용 쿠키 수집 동의에 광고 수집 동의를 함께 넣는 사례가 많다는 점. 사실상 쿠키 수집에 동의하는 것 자체가 내 웹사이트의 활동 내역을 광고 용도로 쓰이는 것을 허용하는 것에 가깝다. 평소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사이트를 검색하고 나서부터, 구글이나 페이스북 광고에서 해당 주제가 나타나는 이유도 쿠키 수집에 동의하면서, 해당 정보가 광고 용도로 제공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이트에 제공하는 쿠키 정보는 한번 제공되면 그대로 넘어가게 된다. 향후 재방문 때마다 도움이 되긴 하지만, 광고로 쓰이는 게 꺼림직한 건 사실이다. 따라서 쿠키 사용에 동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고, 자주 방문하지 않거나 신뢰할 수 없는 사이트에 쿠키를 제공하지 말자.
웹 생태계에 도움을 주지만, 가끔 말썽
쿠키가 꼭 광고나 정보 수집 용도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쿠키는 재방문 시 접속 속도 향상이나, 기록 자체를 되살리는데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사전에 저장된 쿠키를 불러오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 사이트에서 접속에 문제가 생기거나 화면이 깨지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이때는 브라우저의 쿠키를 정리해주는 게 좋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춘 구글 크롬은 쿠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목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먼저 구글 크롬 우측 상단에 있는 설정 아이콘을 누르고, 개인정보 및 보안을 선택한다. 내부에 있는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를 누르면 ▲ 웹 페이지 방문 기록 ▲ 쿠키 및 기타 사이트 데이터 ▲ 캐시 된 이미지 및 파일을 정리한다.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에서 '고급' 항목을 누르면 삭제 기간을 설정하고 8개 항목으로 세분화해서 삭제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폰트나 이미지 위치가 깨지는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출력된다. 다만, 쿠키를 통해 재접속 데이터를 유지하고 있던 다른 사이트의 정보도 정리된다. 예를 들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의 상시 로그인이 해제되어 있다면, 쿠키를 삭제한 것이 원인이다.
윈도우에 기본으로 포함된 인터넷 익스플로러도 크롬과 마찬가지로 개인 정보 및 쿠키를 삭제할 수 있다. 설정 방법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실행 후, 우측 상단에 있는 톱니바퀴를 클릭한다. '인터넷 옵션'이 뜨면 검색 기록에서 '삭제(D)…'를 클릭하자. 이후 검색 기록 삭제 창이 뜨면 삭제할 항목을 선택하고, 아래에 있는 '삭제(D)'를 누르면 쿠키가 정리된다. 쿠키를 정기적으로 삭제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 웹 브라우저가 오류를 일으키면 가장 먼저 쿠키를 정리해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