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와이파이6 품은 가정용 공유기, 넷기어 RAX20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터넷 공유기의 세대교체가 본궤도에 올랐다. 최신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Wifi 6, 802.11ax) 규격을 지원하는 단말기 및 공유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팔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6는 기존의 와이파이5(802.11ac) 규격 대비 더 빠른 전송속도 및 더 넓은 커버리지(접속범위)를 지원할 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 단말기가 하나의 AP(액세스포인트)에 접속하더라도 우수한 품질로 통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넷기어(Netgear)의 RAX20 역시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유무선 공유기 제품이다. AX1800급의 무선 속도를 지원하는 것 외에 여러 대의 기기가 안정적인 동시 접속이 가능한 4-스트림 와이파이 제품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4K급 콘텐츠 및 IoT 기기의 이용빈도가 높아진 요즘의 가정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제품의 외형 및 구성

넷기어 RAX20의 외부 디자인은 깔끔하고 정갈하다. 무광 블랙 컬러의 본체는 외관 및 촉감이 나쁘지 않으며, 제품 크기도 253 x 154 x 43mm로 일반적인 보급형 공유기보다 살짝 크긴 하지만 설치장소 선택에 곤란을 겪을 정도는 아니다.

제품 전면에는 전원 버튼 및 WPS(와이파이 간단연결용) 버튼이 달려있으며, 그 옆으로는 전원 상태, 와이파이 상태, 인터넷 연결 상태, 각 유선 포트의 연결 상태 등을 표시하는 9개의 백색 LED가 달려있어 직관성이 좋다. 그리고 제품 상단 및 하단의 통풍구를 통해 내부의 열을 식히는 구조이며 하단의 홀 2개를 통해 벽걸이 설치도 가능하다.

본체 후면에는 본체 설정을 초기화할 수 있는 리셋(Reset) 버튼과 전원 포트, 그리고 5개의 유선 네트워크 포트를 갖추고 있다. 5개의 유선 네트워크 포트 모두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기가인터넷 환경에 적합하며, 1개는 입력(WAN), 4개는 출력(LAN)용이라 최대 4대의 유선 단말기(PC 등)를 연결 가능하다.

그리고 본체 좌측면에는 1개의 USB 포트가 달려있다. 여기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 등의 저장장치를 연결해 해당 공유기에 접속한 기기들이 저장장치의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TV와 같은 DLNA(파일 공유 기술의 일종) 기술을 지원하는 기기가 있다면 특히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USB 3.0 규격을 지원하므로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른 편이다.

AX1800급 무선 성능, 스마트 커넥트 기능도 지원

본체 양측면에 달린 2개의 안테나를 통해 와이파이를 구현한다. 넷기어 RAX20은 요즘 공유기 답게 2.4GHz 및 5GHz 와이파이를 함께 제공하는 듀얼밴드 구성이다. 2.4GHz는 커버리지 면에서 유리하지만 최대 속도가 낮으며 5GHz는 최대 속도가 높은 대신 커버리지 면에선 다소 불리하다. 넷기어 RAX20의 경우, 2.4GHz 접속 시 최대 600Mbps, 5GHz 접속시에는 최대 1200Mbps의 대역폭으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AX1800급(600 + 1200) 와이파이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와이파이6 규격 공유기 중에서는 입문형 수준이지만 일반적인 와이파이5 규격 공유기에 비하면 1.5배 정도 빠른 무선 성능이다.

참고로 넷기어 RAX20의 와이파이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려면 단말기 역시 당연히 와이파이6를 지원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시리즈나 S20 시리즈 등이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넷기어 RAX20는 하위 호환 기능도 갖추고 있어 와이파이6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라도 와이파이4(802.11n)나 와이파이5(802.11ac) 모드 등으로 접속이 가능하다.

혹시나 커버리지가 좋은 2.4GHz와 최대 속도가 빠른 5GHz 와이파이 중 어느 쪽에 접속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넷기어 RAX20의 설정메뉴에서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기능을 활성화하자. 이렇게 하면 2개(2.4GHz, 5GHz)로 나뉘어 있던 SSID(와이파이 접속 목록)이 1개로 합쳐지는데, 이를 통해 접속하면 현재 이용자의 상황(공유기와의 거리, 장애물 유무 등)에 따라 2.4GHz와 5GHz 와이파이 중 적합한 신호로 자동 접속된다.

그 외에도 넷기어 RAX20는 와이파이6의 특징 중 하나인 OFDMA(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도 품었다. 이는 복수의 단말기가 하나의 AP로 접속했을 때 지능적으로 네트워크 자원을 분배하는 기술로,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원활한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초기 설정 및 내부 기능

넷기어 RAX20를 실제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유기 본체에 외부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한 뒤 전원을 연결하면 된다. 초기 설정 과정의 경우, 연결된 PC의 웹브라우저에 공유기의 IP 주소, 혹은 넷기어공유기 접근용 전용 URL(www.routerlogin.net)로 접속한 후 화면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 만약 PC가 없다면 스마트폰에 전용 모바일 앱인 나이트호크(Nighthawk) 앱을 설치해 화면의 지시에 따르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용자 계정 설정, 와이파이 비밀번호 설정, 펌웨어 업데이트 등의 기본적인 초기 설정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초기 비밀번호는 공유기 본체에 붙은 스티커에 적혀 있으니 이를 그대로 이용하더라도 상관없겠지만 보안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이런 초기 설치 과정을 마치면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기능 설정을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기능이라면 장치별로 트래픽 우선 순위를 할당해 원활한 네트워크를 꾀하는 QoS(Quality of Service) 기능, 공유기에 연결된 USB 저장장치를 공유 저장장치로 설정할 수 있는 레디쉐어(ReadyShare) 기능 등이다.

게스트 네트워크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주로 이용하는 와이파이 외에 별도의 손님 전용 와이파이 SSID를 생성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게스트 네트워크 접속시에도 인터넷은 가능하지만 내부 설정 메뉴에 접근하거나 다른 장치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등의 민감한 서비스는 차단되므로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대단히 독특하고 개성적인 기능을 갖춘 건 아니지만 최근 공유기의 트렌드는 무난히 따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체험해 본 성능은?

그렇다면 와이파이 커버리지 성능은 어떨까? 최대 500Mbps의 속도를 내는 기가인터넷 회선에 넷기어 RAX20를 연결, 벤치비 앱을 통해 인터넷 속도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 환경은 테스트 환경은 약 100제곱미터(약 30평) 남짓의 이층집이다. 이용 단말기는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 S20 울트라다.

공유기 바로 옆에서는 다운로드 388Mbps / 업로드 415Mbps로 유선 못지 않은 와이파이 속도를 냈다. 그리고 합판 재질의 벽 1개 정도를 지나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다운로드 336Mbps / 업로드 365Mbps의 빠른 속도로 통신이 가능했으며, 합판 벽 2개를 지나 약 12미터 정도 떨어진 방에서도 다운로드 303Mbps / 업로드 210Mbps로 비교적 원활한 접속이 가능했다.

2층에 위치한 거실에서 한 테스트 역시 다운로드 252Mbps / 업로드 203Mbps의 좋은 속도를 냈고 2층 구석의 방에서도 다운로드 168Mbps / 업로드 140Mbps의 속도를 내 무리없이 인터넷 이용이 가능했다. 공유기를 집 중앙에 설치하지도 않았음에도 2층집 한 채 정도는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는 커버리지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와이파이6 입문자, 가정용으로 적합한 제품

넷기어 RAX20는 차세대 규격인 와이파이6에 새로 입문하고자 원하는 사람을 위해 나온 제품이다. 시중에 나온 와이파이6 공유기 중에는 지나치게 고급 기능을 많이 넣어 20~30만원대 이상의 고가에 팔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넷기어 RAX20는 부가기능을 상당부분 간결화 했고, 무선 성능 역시 AX1800급으로 적당히 조정해 10만원 대 후반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인터넷 판매가 18만 6,000원). 고급형 와이파이6 공유기보다는 사양이 다소 낮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기존 공유기보다는 확연히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 안정적이고 무난한 가정용 와이파이6 공유기를 찾는다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