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좋은 음질에 편안함까지?' 아론 뮤토리 R3

강형석 redbk@itdonga.com

뮤토리 R3 완전 무선
이어폰.
뮤토리 R3 완전 무선 이어폰.

[IT동아 강형석 기자] 완전 무선 이어폰의 특징은 편의성이다. 선 없이 음악 및 영상 등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각기 매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지는 셈. 그만큼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론 뮤토리 R3는 이 중 합리적인 가격대를 가진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흔히 합리적인 제품이라면 음질 혹은 기능적 요소에서 아쉬움이 있으리라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이어폰은 조금 다르다. 필요한 부분은 확실히 챙기면서 가격적 매력을 확보했기 때문.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깔끔한 마감, 휴대하기 적당한 크기

아론 뮤토리 R3의 첫인상은 '깔끔하다'는 느낌이다. 리뷰에 쓰인 제품은 퍼플 블랙 색상인데, 짙은 보라색에 가깝다. 여기에 광택을 은은히 살려 고급스럽고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크기도 적당하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한 손에 쥐면 제품이 조금 노출되는 정도다. 배터리 케이스 자체는 베오플레이 E8 대비 높이가 낮고 길이는 조금 길다. 폭은 비슷하다.

작은 크기에 무선 충전 기능도 갖췄다. 전면에는 액정 창을 달아 상태를
보여준다.
작은 크기에 무선 충전 기능도 갖췄다. 전면에는 액정 창을 달아 상태를 보여준다.

적당한 크기여서 휴대에는 무리가 없다. 가방에 넣어도 좋고 주머니에 넣어도 부담이 덜하다. 달라붙는 옷 주머니에 넣지만 않으면 괜찮아 보인다. 굳이 잘 쓰지 않는 근거리 무선 통신 기능 같은 것을 제외하니 가능한 크기다. 대신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충전도 USB-C(타원형) 단자를 쓰기 때문에 편리하다. 기기 전면에는 액정 창을 달았는데, 배터리 잔량과 충전 상태를 보여준다.

배터리 케이스 내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790mAh 정도다. 제조사에 따르면 이 용량은 이어폰을 약 5번 정도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이어폰 음원 재생 시간이 약 4.5시간이므로 최대 24여 시간 가량 사용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대기시간도 1개월 가량이어서 성능 자체로는 타 제품 대비 아쉬움이 없다.

커널형 이어폰으로 착용감과 차음성이
뛰어나다.
커널형 이어폰으로 착용감과 차음성이 뛰어나다.

이어폰은 도관을 외이도에 고정해 쓰는 커널 방식이다. 차음성이 좋지만 사용자에 따라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아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데, 뮤토리 R3는 이를 별도의 이어팁을 제공함으로써 해결했다. 제품에는 기본 이어팁 외에도 아즈라(AZLA)의 세드나이어핏 라이트(SednaEarfitLight)가 제공된다.

세드나 이어핏은 아즈라 사가 약 2년간 800여 명의 이어폰 사용자의 귀를 분석해 개발한 결과물로 의료용 실리콘을 사용해 착용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실제 착용해보니 자연스럽게 귀가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사용자라면 커널이 아니라 오픈형을 사용해야 된다.

유닛 자체의 크기는 적당하지만 마이크 부분을 조금 길게 디자인했다. 에어팟을 떠올리면 되겠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제공하지 않지만 커널형 자체가 주는 차음성으로 인해 음원에 집중 가능하다. 귀에도 잘 고정되도록 설계가 이뤄져 격하게 움직여도 유닛이 빠지는 일은 없다. 또한 IPX6 등급 생활 방수에 대응하기 때문에 물에 빠지는 것만 아니라면 일상적인 사용에 문제가 없다.

터치 센서는 기기 중앙, 상태 LED 부근에 자리한다. 여기에 손가락으로 두드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왼쪽 유닛을 두 번 두드리면 음악 재생과 정지, 세번 두드리면 다음 음원(혹은 전화 끊기/재송신)을 재생한다. 터치하고 있으면 전원을 켜고 끈다. 추가로 오른쪽 유닛은 세 번 터치하면 이전 음원이 재생된다. 각 위치의 이어폰에 손가락을 약 3초 정도 대고 있으면 음량 조절이 이뤄진다.

저음보다 고음 강조해 쨍한 느낌

뮤토리 R3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 이번에는 갤럭시 S20 울트라와 연결, 플로와 멜론 등 실시간 음원 재생 서비스를 실행했다. 음질은 모두 최고 설정이 적용된 상태다. 참고로 기자가 경험한 음질은 주관적 요소가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자. 자신에게 잘 맞는 음향기기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가급적 소비자 개인이 직접 매장 청음을 경험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만 타깃으로 쨍한 음질을
들려준다.
하만 타깃으로 쨍한 음질을 들려준다.

연결 과정은 케이스를 열자마자 자동으로 이뤄진다. 연결 자체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기 검색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이야기. 이것만 해도 굳이 제품 연결 시 번거롭게 기기를 만지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케이스를 여는 순간 연결(페어링)이 진행되고, 스마트 기기 블루투스 검색 메뉴에 나타나는 뮤토리 R3(MUTORY R3로 검색)를 터치하면 연결이 끝난다.

배터리 지속 시간도 무난한
편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도 무난한 편이다.

이어폰은 에이피티엑스(aptX) 혹은 기타 고해상 음원 무선 전송 기술에 대응하지 않는다. 블루투스 기본으로 쓰이는 SBC와 AAC에만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순수하게 개발사인 아론의 조율 방향에 따라 음질이 결정되는 구조.

이에 아론은 션 올리브(Sean Olive) 박사가 고안한 하만 타깃(Harman Target)에 기초해 음질을 다듬었다. 하만 타깃은 캐나다, 미국, 중국, 독일 등 여러 국가의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리를 정량 평가해 최적의 소리를 그래프로 남겼는데, 핵심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특정 대역의 저음을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청음했을 때 음질 자체가 아론 측이 의도한 하만 타깃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이어폰의 특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뚜렷한 고음과 과하지 않은 저음이 그것.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선명하고 생동감 있게 들린다. 때문에 여느 저가 제품들과 차별화된 음질이 느껴지는 것이 뮤토리 R3의 장점. 적어도 사우나실처럼 습기 가득한 장소에서 말하면 울리는 듯한 형태는 아니다.

유닛은 음질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가 이뤄졌다. 6mm 지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을 썼는데, 3층 구조로 이뤄진 그래핀 소재를 일부 적용했다. 그래핀은 차세대 소재로 얇은 두께 구현이 가능하면서 강철보다 200배 이상 단단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폰의 장점은 얼마든지 좌우 자유롭게 단일로 사용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다수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신호를 받는 주장치(대부분 오른쪽)만 단일 사용이 가능했었다. 양쪽 모두 단일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하나만으로 핸즈프리처럼 쓸 수 있다. 통화 음질도 수준급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기기(스마트폰) 설정 중간 음량으로 약 4시간 10분 정도였다. 5번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약 21시간 가량 재생 가능하다. 최근 기기들도 4~5시간 가량 재생 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니 무난한 편이다.

보통 완성도가 아니네?

아론 뮤토리 R3. 6만 원대 가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엄지를 들어도 아깝지 않을 음질이 인상적이다. 최근 여러 중저가 완전 무선 이어폰도 일부 좋은 음질을 들려준 바 있지만 이 제품은 그 벽을 한 번 더 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순히 음질만 놓고 보면 10만 원대 초반 제품과 견줘도 아쉽지 않다.

뮤토리 R3 완전 무선
이어폰.
뮤토리 R3 완전 무선 이어폰.

합리적인 가격 대비 깔끔한 음질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감상할 때는 문제가 안 되지만 게임을 즐길 때 발생하는 지연 시간은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aptX 혹은 aptX HD와 같은 고해상 음원 관련 기술과 노이즈 캔슬링 기술 등을 적용하지 않은 점도 차후에 개선해 준다면 더 완성도 높은 완전 무선 이어폰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그만큼 가격이 오를 수 있겠지만 음질을 위해 과감한 도전도 필요해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이 완전 무선 이어폰에 관심을 갖고 있고, 많이 구매하고 있다. 시장에는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기도 한다.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 쉽지 않다. 비용을 아끼자니 소리가 아쉽고, 소리에 집중하자니 가격이 아쉽다. 그렇다면 아론 뮤토리 R3에 주목해 보자. 합리적인 가격에 소리까지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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