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램 디스크 쓰면 메모리 듀얼채널이 무효화되나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주제인 램 디스크(RAM disk), 그리고 메모리 듀얼채널(dual channel) 관련 문의입니다. 램 디스크는 램 드라이브 라고도 하며, 컴퓨터의 시스템 메모리(RAM) 일부 용량을 점유해 마치 HDD나 SDD같은 저장장치로 쓸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메모리 듀얼채널의 경우, 컴퓨터에 시스템 메모리 모듈을 2개, 혹은 4개를 꽂으면 성능이 향상되는 기술이죠. 사진을 보내신 nopxx님께서 이 두 가지 기술의 조합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으신 듯합니다. 주신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일부 내용 편집).
기자님 안녕하세요. 램 드라이브(램 디스크)를 설정하고 오랜 세월 유지하고 사용해왔습니다. 윈도나 브라우저는 물론이고 임시저장 폴더를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은 죄다 램 드라이브로 설정했죠. 디스크 혹사 시키는 토렌트 파일들도 항상 램 드라이브로 우선 받고요. 쿠키가 저장 안돼 불편도 있지만, 부팅하면서 램드라이브가 깔끔히 지워지기에 청소와 보안효과도 있고 아무튼 전 장점이 많다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쓸데없는 얘기가 길어져 죄송합니다. 질문을 말씀드리자면 똑같은 용량과 동일한 스펙으로 이를테면 4기가 + 4기가 + 4기가 + 4기가 이렇게 장착되면 듀얼채널 구성인데, 저 구성에서 제가 만약 램드라이브를 2G 설정하면 균형이 깨져 듀얼채널 효과도 사라지는 거 아닌지요? 하드웨어 모니터링 툴에선 물리적 램 장착만 읽어들여 <듀얼채널>로 표기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 실질적인 효율/효과는 안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어 이 점이 궁금합니다.
제가 2014년 컴 조립하면서도 그 시점에도 이 오랜 궁금증을 안고 램드라이브를 설정했었는데 이 궁금증이 10년이나 묵었으면서도 컴 커뮤니티에도 질문 한번 올린 적이 없네요. 전문적이고 자세한 설명 안 해주셔도 되고요 (해주셔도 이해 못해요 ㅠ) 램드라이브 설정해도 듀얼채널의 효과는 동일하게 유지된다, 안된다. 요것만 알려주시면 이번에 새 컴 구성할 때 큰 참고가 되겠습니다.
램 디스크(램 드라이브)의 원리는?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희 기사를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잘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램 디스크(램 드라이브)와 듀얼채널의 개념부터 좀 설명해 볼까 합니다. 램 디스크란 컴퓨터의 시스템 메모리 일부를 일반 저장장치(SSD나 HDD)처럼 쓰는 기술입니다. 만약 16GB의 시스템 메모리를 탑재한 PC에서 2GB를 램 디스크로 설정할 경우, 쓸 수 있는 시스템 메모리 용량이 14GB로 줄어드는 대신, 2GB의 파일 저장용 드라이브가 파일 탐색기에 생성되죠.
램 디스크로 설정된 드라이브에는 자유롭게 파일을 설치하거나 지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SSD나 HDD에 비해 파일 읽기와 쓰기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SSD에 비하면 10배 이상, HDD에 비하면 100배 이상의 속도를 기대할 수 있지요. 다만, 이름 그대로 휘발성 메모리인 램(RAM) 기반 디스크이므로 시스템의 전원을 끄면 저장된 내용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 단점이죠.
이 때문에 램 디스크에 중요한 파일은 저장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특성을 살려 웹브라우저 임시 파일의 저장공간, 혹은 그래픽 편집이나 프로그래밍 등을 할 때 중간 결과물을 임시 저장하는 등의 형태로 활용해 작업 속도를 높이는 용도로 유용합니다. 다만 너무 많은 용량을 램 디스크로 할당할 경우, 시스템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전반적인 성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램 디스크의 할당은 전체 시스템 메모리 용량의 1/4 이하로 하는 것을 권합니다.
듀얼채널 메모리 기술은 무엇?
그리고 메모리 듀얼채널의 경우, 컴퓨터 시스템의 메인보드(주기판)에 시스템 메모리 모듈을 꽂을 때 1개나 3개가 아닌 2개, 혹은 4개씩의 모듈을 꽂아주면 해당 시스템의 메모리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 2배로 향상되는 기술입니다. 다만, 꼭 한 쌍의 채널(전송 경로)에 해당하는 2개의 슬롯에 각각 메모리를 꽂아야 하죠. 대부분의 메인보드 제조사가 슬롯 색깔로 이를 구분해 둡니다.
이를 테면 어떤 메인보드가 흑-청-흑-청으로 배열된 4개의 메모리 슬롯을 가지고 있는 데 여기에 2개의 메모리 모듈을 꽂는 경우, 둘 다 흑색, 혹은 청색의 슬롯에 꽂아야 한다는 거죠. 만약 하나는 흑색인데 또 하나는 청색 슬롯에 꽂았다면, 혹은 1개나 3개의 메모리를 꽂았다면 듀얼채널이 아닌 싱글(단일) 채널로 인식되어 성능 저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듀얼채널을 구성하고자 하는 2개의 메모리 모듈은 되도록 같은 규격(용량, 제조사, 속도)인 것이 좋고요. 요즘 일부 시스템의 경우는 램을 3개 꽂아도, 혹은 한 쌍에 해당하지 않는 채널에 각각 꽂아도 듀얼채널이 구성(플렉스 모드)되기도 합니다만, 안정성이나 호환성 측면에서 이런 구성은 그리 추천하기는 힘들겠네요.
램 디스크 설정해도 듀얼채널은 그대로 유지
그렇다면 질문자님의 문의에 대해 답할 차례인데, 램 디스크로 일부 시스템 메모리 용량을 끌어왔다 하여 듀얼채널이 구성이 무효화되는 건 아닙니다. 메모리 듀얼채널은 엄연히 하드웨어 수준에서 구성되는 것이고, 램 디스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부 용량을 점유하는 것이니까요. 램 디스크를 설정하면 운영체제 상에 표기되는 전체 시스템 메모리의 용량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메인보드에 탑재된 시스템 메모리의 하드웨어 구성이 변하는 건 아닙니다.
따라서 시스템 메모리가 듀얼채널 구성이라면 이에 기반해 생성한 램 디스크 역시 듀얼채널에 해당하는 성능을 내며, 남아있는 시스템 메모리 역시 듀얼채널 구성인 건 변함이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이와 관련한 간단한 성능 테스트를 해 보겠습니다.
코어 i7 4770 CPU에 8GB(4+4GB) DDR3 메모리로 구성된 PC에 울트라 램디스크(Ultra RAMDisk) 소프트웨어를 설치, 2GB를 램 디스크로 할당해 봤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탈디스크마크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해 디스크의 성능을 측정해 봤지요.
< 듀얼채널 구성시의 램 디스크 성능>
우선 듀얼채널 상태의 경우, 램 디스크의 순차적 읽기 성능이 7345.66 MB/s, 쓰기 성능은 10628.10 MB/s로 측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메모리 슬롯의 위치를 변경해서 싱글 채널 상태로 만든 후에 다시 테스트를 해봤는데 이 때는 순차적 읽기 성능이 5107.83 MB/s, 쓰기 성능이 8246.34 MB/s로 저하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 싱글채널 구성시의 램 디스크 성능>
램 디스크의 이용 여부가 아닌, 하드웨어의 구성에 따라 메모리의 채널 구성이 결정된다는 의미죠. 물론 너무 많은 용량을 램 디스크에 할당하면 듀얼 채널이라 하더라도 시스템 전체의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니 이 점만 주의하시면 되겠습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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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