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임부터 작업까지 일사천리, 벤큐 EX2780Q 모니터
[IT동아 남시현 기자] 제품을 선택할 때, 우리는 성능과 기능, 디자인, 활용도 등을 따져서 구매한다. 필요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은 일부 조건만 충족한 제품에 비해 몇 배 이상 비싸다. 게이밍 모니터라면 게이밍, 전문가용이라면 전문가용에 특화된 성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게이밍 모니터에 전문가용 색 재현력을 갖춘 제품을 사야겠다면, 두 제품을 각각 사는 것보다 훨씬 큰 값을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게이밍 모니터라고 해서 꼭 게임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게이밍 모니터로도 영상·사진 편집을 할 수 있고, 문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벤큐(BenQ) EX2780Q 아이케어 무결점(이하 벤큐 EX2780Q)은 게임과 작업까지 모두 만족하길 바라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게임과 작업 용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각 성능을 적절히 조합했다.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모니터, 벤큐 EX2780Q
벤큐 EX2780Q는 벤큐 비디오 감상용 라인업에 속한 제품이지만, 게이밍 성능과 영상 감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게 특징이다. EX2780Q는 27인치 IPS 패널에 QHD(2,560x1,440) 해상도가 적용돼있고, 상하좌우 178도 광시야각이 적용돼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뚜렷하게 화상을 볼 수 있다.
영상 감상 측면에서는 DCI-P3 95% 색 재현력을 제공하고, 10억 7,400만 색상을 표현하는 10비트(8bit+FCR) 색상을 제공한다. DCI-P3는 미국영화 산업의 표준 색공간으로, DCI-P3 95% 정도면 전문 영상 편집용 모니터로 쓰기에 손색이 없다.
디자인은 구릿빛 하단 베젤과 금속 스탠드의 적절한 조합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좌우 회전이나 상하 조절을 지원하진 않지만, 후면부를 분리해 선을 내장하는 방식으로 선을 정리할 수 있어 책상 위에 올려놔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안쪽으로는 간단한 물건을 둘 수 있게 돼 있다.
각도 조절은 위로 20도, 밑으로 5도까지 꺾을 수 있는데, 일반 성인 체형의 앉은키라면 다 맞출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기본 스탠드보다 다양한 각도로 모니터를 사용하고 싶다면, 100x100mm 베사(VESA) 표준 규격을 지원하는 별매의 스탠드를 구매해 장착하면 된다.
영상 감상에 중요한 스피커에도 무게감을 주었다. 사운드는 전면 2W 스피커와 후면 5W 우퍼로 구성돼있다. 게임이나 영화 감상 시 전면 스피커로 소리가 나오면서, 후면 우퍼로 울림감을 더해주는 방식이다. 또한 좌측 하단에 다이얼로 간단하게 볼륨 조절을 할 수 있고, 전용 무선 리모컨으로 스피커와 각종 모니터 설정을 바꿀 수 있다.
모니터 입력 단자는 최신 게이밍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애플 맥북과 사용하기에 좋은 구성이다. 2개의 HDMI 2.0 포트와 1개의 DP 포트, USB C 규격 단자가 있는데, 4개 모두 디스플레이 출력을 지원한다.
HDMI·DP 포트는 노트북 및 데스크톱과 연결할 때 사용하면 되는데, C 규격 단자는 이보다 많은 기능이 포함돼있다. 기본적으로 디스플레이 연결을 지원하는 단자라 스마트폰이나 DP 지원 C 포트가 있는 노트북 등과 바로 연결해 작업할 수 있다.
모범적인 게이밍 성능도 인상적
벤큐 EW2780Q의 27인치 IPS 패널, QHD 지원 해상도와 DCI-P3 95%를 지원하는 준수한 영상 감상용 모니터다. 하지만 게이밍 성능도 대다수 게이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응답 속도는 GTG(Gray to Gray, 회색에서 회색 간 전환 속도) 기준 5ms로 보통 수준인데, 주사율(Refresh Rate)이 144Hz로 높다. 이와 함께 가변 주사율 기능인 AMD 프리싱크도 포함돼있어 AMD 프리싱크와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주사율은 초당 화면이 재생되는 횟수를 뜻하는데, 높은 숫자일수록 초당 재생되는 화면 수가 많기 때문에 화상을 더 부드럽게 감상할 수 있다. 다만 144Hz 주사율에서는 10비트 색상을 쓸 수 없다. 이때는 120Hz로 설정하면 10비트 설정과 고 주사율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준 전문가용 제품이므로 선택할 수 있는 화상 모드도 많다. 화면에 발생하는 미세한 깜빡임을 없애 시각적 피로를 방지하는 플리커 프리가 기본 탑재돼있고,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와 색감을 바꿔주는 B.I.+ 기술이나 청색광 저감 모드인 로우 블루라이트 모드도 제공된다.
컬러 모드에서는 영상 편집 표준인 Rec.709와 색약자를 위한 색약 모드, 애플 맥북 계열과 색감을 통일해주는 M-book, 표준, 게임 장르에 따라 색감이 바뀌는 게이머 1/2/3과 사용자 설정이 제공된다. 밝기나 색온도, 채도 역시 각각 조절할 수 있다. 게이밍 시 암부의 밝기만 끌어올리는 블랙 이퀄라이저, 게임 장르에 따라 채도를 조절하는 컬러바이브런스도 눈여겨볼 기능이다.
고급 게이밍 기능이자, 영상 효과인 HDR 기능도 지원한다. 벤큐 EW2780Q는 벤큐의 독자적인 HDRi 기술과 국제 기관이 인증한 디스플레이 HDR 규격까지 총 세 가지 선택지가 제공되며, 주변 환경에 따른 자동 밝기 및 색감 조절까지 포함돼있다.
HDR(High Dynamic Range)은 밝은 화면은 어둡게 표현하고, 어두운 화면은 밝게 표현함으로써 대비를 낮추고, 화면 전체의 밝기를 균일하게 표현하는 재생 효과다. 게이밍 환경에 몰입감을 더해줄 뿐만 아니라, 어둠 속에 숨은 적을 더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예시 사진은 각각 게임 HDRi, 시네마 HDRi, 디스플레이 HDR과 끄기(SDR) 설정이다. 끄기 설정과 게임 HDRi를 비교하면 바닥 부분은 상대적으로 밝게 표현했고, 하늘은 색감을 최대한 살려서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적을 또렷하게 포착할 수 있으면서도, 게임 화상을 보는 즐거움도 더해준다.
극적인 타협점으로 게임과 영상 모두 만족스러워
벤큐 EX2780Q를 자동차로 비교하자면 스포츠카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같다. 144Hz 주사율과 디스플레이 HDR 400 인증, QHD(2,560x1,440) 해상도를 지원해 게이밍 모니터로도 우수한 편인데, DCI-P3 95% 색 재현력과 10비트 색상, USB C규격을 통한 높은 연결성 등으로 준전문가의 영상 편집 용도로도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성능이 좋으면 가격도 높은 법. 벤큐 EX2780Q은 60만 원대 중반 가격대로 저렴한 제품은 아니다. 책상 공간만 넉넉하다면 144Hz 게이밍 모니터와 DCI-P3 영상 편집용 모니터를 각각 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반대로 벤큐 EX2780Q만 가지고 작업용 데스크톱과 콘솔 게임기를 각각 연결해 깔끔한 작업 환경과 게이밍 룸을 동시에 조성할수 있다. 선택은 자유지만, 실망하지는 않을듯하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