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압도적 내구성과 속도, 삼성전자 PM1725B PCIe SSD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컴퓨터에는 두 방식의 저장 장치가 있다. 하나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이며, 다른 하나는 물리적 형태로 된 HDD(하드디스크)와 비휘발성 메모리로 구성된 SSD(Solid State Drive)다. D램 전송 속도는 초당 12~25GB로 대단히 빠르지만, 전원 공급이 끊기면 데이터도 함께 사라져 정보 저장용으론 쓸 수 없다. 반면 하드디스크와 SSD는 전원 공급이 끊겨도 데이터가 남아있다. 그래서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D램이 동원되고, 수시로 저장하고 불러오는 파일은 HDD, SSD 성능을 끌어다 쓴다.

HDD와 SSD 두 종류의 장치 특성이 다르므로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선을 그을 순 없으나,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며 SSD가 서서히 HDD의 영역을 흡수하고 있다. 경제성에서 HDD가 1GB당 20~40원, SSD가 1GB당 150~250원으로 큰 차이가 있지만, SSD의 전송 속도가 십수 배 빠르기 때문에 빠른 데이터 처리가 우선인 환경에서 SSD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초당 수백 GB에서 1TB(페타바이트) 이상 쏟아지는 빅데이터 시대에서 초당 수백 MB를 처리하는 HDD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

속도가 생명인 직종부터 기업 환경까지, 삼성 PM1725B PCIe SSD

삼성 PM1725B PCIe SSD, 기업 환경을 위한 엔터프라이즈급
SSD다.
삼성 PM1725B PCIe SSD, 기업 환경을 위한 엔터프라이즈급 SSD다.

삼성전자 PM1725B PCIe SSD(이하 삼성전자 PM1725B)는 고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가용 데스크톱부터, 빅데이터를 다루는 대규모 IT 기업 환경까지 대응하는 엔터프라이즈급(산업용) SSD다. 원래 일반 사용자용 제품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기업용 제품이나, 리뷰안 SSD 유통과 함께 삼성, 마이크론, 도시바, 샌디스크의 병행 SSD까지 취급하는 마이에스에스디(MySSD)가 판매를 맡게 되며 일반 사용자가 활용할 길이 열렸다.

제품 전면과 후면에 대형 방열판이
장착돼있다.
제품 전면과 후면에 대형 방열판이 장착돼있다.

저장장치의 핵심인 저장 공간은 3.2TB와 6.4TB, 15.36TB로 단일 SSD로는 압도적이며, 통상적인 SATA3나 M.2 방식이 아닌 피시아이 익스프레스(PCI Express, 이하 PCIe) 확장 카드 슬롯에 장착하는 방식을 채택해 최대 읽기 속도 6,300MB/s, 최대 쓰기 속도 3,300MB/s를 제공한다. 또한, 9GB DRAM 캐시를 탑재해 고용량 데이터 처리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며, 데이터 전송 중 컴퓨터 및 서버 전원이 꺼져도 전송되고 있는 데이터중 일부는 옮겨가도록 설계됐다.

제품 파손을 방지하고, 발열 해소를 위해 후면부에도 방열판이
장착돼있다.
제품 파손을 방지하고, 발열 해소를 위해 후면부에도 방열판이 장착돼있다.

개인용 SSD에 비해 경이로운 내구성도 돋보인다. 평균 무고장 시간(MTBF) 200만 시간을 바탕으로 총 쓰기 가능 용량(TBW, TeraByte Written)은 3.2TB 제품이 17,520TBW이며, 6.4TB가 35,040TBW다. 쉽게 설명하자면, 비교 군으로 사용된 WD 블랙 SN750 1TB가 600TBW이다. 매일 100GB씩 기록하더라도 15년 정도 써야 600TBW를 채우니, 1만 7천~3만 5천 TBW이라면 개인이 평생 써도 채우기 힘든 수준의 수명이다.

일일 드라이브 쓰기(DWPD, Drive Write Per Day) 제한도 3회 기준 5년인데, 15.36TB 제품 기준으로 하루 38.4TB 용량, 혹은 5G 용량 파일 7,680개를 5년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M.2 SSD를 가뿐히 상회하는 성능·안정성

삼성전자 PM1725B와 SATA3 2.5인치 SSD(아래), M.2 NVMe
SSD(우측)
삼성전자 PM1725B와 SATA3 2.5인치 SSD(아래), M.2 NVMe SSD(우측)

일반 사용자용 SSD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구형 데스크톱에 연결할 수 있고, 확장성이 좋은 SATA3와 최신형 데스크톱 및 노트북에 활용하는 M.2 규격이다. SATA3은 초당 750MB를 전송할 수 있고, M.2는 최대 3,500MB를 지원한다.

삼성전자 PM1725B의 전송 규격은 PCIe 3.0 x8인데, 그래픽카드를 꽂는 슬롯이 바로 PCIe다. 이 규격은 SATA3처럼 구형 메인보드에도 장착할 수 있고, 전송 속도도 초당 7.88GB에 달한다. 발열 해소나 소비 전력을 감당하기 위해 일반 형태가 아닌, 확장 카드 형태로 돼있다고 보면 된다.

단일 구성으로 3.2TB, 실제 사용 공간
2.91TB다.
단일 구성으로 3.2TB, 실제 사용 공간 2.91TB다.

과연 삼성전자 PM1725B의 체감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PCIe 3.0보다 더 빠른 PCIe 4.0 규격의 MSI MEG X570 갓라이크 메인보드를 활용해 삼성전자 PM1725B와 최대 3,470MB 읽기 속도를 제공하는 웨스턴디지털 WD 블랙(Black) SN750 1TB의 속도를 1:1로 비교해보았다. 참고로 웨스턴디지털 WD 블랙 SN750은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M.2 NVMe SSD 중에서도 가장 빠른 제품 중 하나다.

저장 장치 속도는 일반 M.2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장 장치 속도는 일반 M.2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장 장치 성능을 수치로 표기해 비교하는 프로그램, 크리스탈디스크마크 7 버전을 활용해 삼성전자 PM1725B, WD 블랙 SN750, 보편적인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비교했다. 삼성전자 PM1725B는 순차 동시 읽기 테스트에서 최대 6077MB의 읽기 속도, 2523MB의 쓰기 속도를 보여주었고, WD 블랙 SN750은 3286MB의 읽기 속도와 3017MB 쓰기 속도를 보여주었다. 반면 하드디스크의 읽기 쓰기 속도는 120~130MB에 불과하다

또 다른 테스트에서도 전송 속도에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또 다른 테스트에서도 전송 속도에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AS SSD로 테스트한 결과다. 프로그램마다 테스트하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니 전송 속도나 읽기 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삼성전자 PM1725B의 순차 읽기 속도가 더 빠른 점이 확인된다. 물론 웨스턴디지털 WD 블랙 SN750도 고성능 SSD라서 일부 항목에서 삼성전자 PM1725B를 넘긴 했지만, 장기간 활용이라면 얘기가 완전히 다르다.

리뷰에 쓰인 저장장치 테스트 결과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테스트를 하거나, 발열이 심한 환경에서는 온도를 줄이기 위해 성능이 감소하는 쓰로틀링(Throttling) 상태가 되면서 전송 속도가 줄어든다. 삼성전자 PM1725B는 어느정도 선까지 속도가 감소하다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WD 블랙 SN750은 계속 내려가다 꺼질 가능성이 크다. 하물며, 하루에 수백 GB에서 수십TB를 쓰는 상황이라면 M.2 SSD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최고 성능을 찾는다면 추천, 가격은 장벽

삼성전자 PM1725B 장착 예시, 그래픽 카드를 꽂는 슬롯에
장착한다.
삼성전자 PM1725B 장착 예시, 그래픽 카드를 꽂는 슬롯에 장착한다.

삼성전자 PM1725B PCIe SSD는 SSD를 수백 장 이상 엮어서 활용하는 데이터 서버 보유 기업을 위한 제품이지만, 최근에는 IT 스타트업이나 일반 기업 환경에서도 이처럼 신뢰도 높은 제품이 필요해지고 있다. 기업 환경이 아니더라도, 고성능 저장 장치가 필수인 영상 편집이나 설계, 데이터 작업용으로도 추천한다.

제품 가격은 3.2TB가 약 200만 원대, 6.4TB가 550만 원대로 일반 PCIe SSD와 비교해도 제법 비싼 제품이다. 하지만 기업 활동이나, 전문가가 작업한 데이터는 금액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경일수록 삼성전자 PM1725B PCIe SSD를 고려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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