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휴대성과 성능 모두 잡았다, 에이수스 젠북 UX434
[IT동아 이상우 기자] 초경량 노트북은 오늘날 노트북이라는 제품군에서 대표적인 제품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한 초기에는 이러한 기기 때문에 노트북이 사라질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지만, 휴대성, 배터리 지속시간, 높은 업무생산성과 적당한 성능을 갖춘 초경량 노트북이 등장하며 오히려 태블릿PC 수요를 흡수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사무용 데스크톱 수요 역시 초경량 노트북이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제품은 대부분 내장그래픽으로 작동하는 만큼, 별도의 그래픽 카드가 없어 배터리 지속시간이 길며, 얇고 가벼운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래픽 성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용자도 있다.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게이밍 노트북이지만, 초경량 노트북과 비교하면 배터리 지속시간이나 휴대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전력 그래픽 카드를 탑재해 휴대성을 높이면서도, 기존 초경량 노트북보다 높은 그래픽 성능을 갖춘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에이수스 젠북 UX434 역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MX250 그래픽카드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으며, 14인치 크기에도 약 17mm의 두께와 1.26kg의 무게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프로세서는 인텔 10세대 코어 i7-10510U를 탑재했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경우 크게 아이스레이크와 코멧레이크로 구분하며, 아이스레이크는 기존보다 그래픽 성능을, 코멧레이크는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UX434의 경우 코멧레이크에 해당하는 프로세서를 탑재해 이전 세대보다 더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실제로 8세대 동급 제품과 비교하면 최대 작동 속도는 0.9GHz 상승했고, 인식할 수 있는 최대 메모리 용량이나 메모리 대역폭, 보안 기능 역시 강화됐으나, 냉각에 필요한 소모전력은 동일하다.
지포스 MX250은 게임 정도는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의 저전력 그래픽 카드로, 인텔 내장 그래픽과 비교해 확실히 높은 성능을 낸다. 실제로 PUBG(배틀그라운드)를 풀HD 해상도에서 그래픽 설정을 중간으로 맞춘 뒤 실행하면 초당 약 25~30프레임 정도로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그래픽 설정을 낮춰서 실행한다면 의외로 쾌적한 게임 플레이도 가능하며, 매우 낮은에서는 초당 45프레임 정도를 유지한다.
이밖에 메모리 역시 16GB로 넉넉하기 때문에 이미지 편집 등의 작업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으며,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실행해도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다. 저장장치는 기존 SATA와 달리 PCIe 방식의 SSD를 탑재해 일반 SATA 노트북과 비교해 최대 6배 정도 더 빠른 속도로 파일을 읽고 쓸 수 있다.
화면 크기는 14인치지만, 실제 제품의 크기는 A4용지 한 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적인 노트북과 달리 좌우 베젤이 거의 없는 디자인으로 제작해 비교적 큰 화면에도 전체적인 부피를 줄였다. 특히 화면 아래 베젤 역시 얇아, 기존 노트북보다 세로 길이가 더 짧다. 이처럼 부피를 줄인 덕분에 가방에 쉽게 넣어 휴대할 수 있고, 충전 어댑터 역시 작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는 데 부담이 적다.
화면은 터치스크린을 지원한다. 웹 페이지를 스크롤하거나 파일을 선택해 옮기는 등의 작업을 손가락으로 할 수 있다. 또, 포토샵 등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때도 손가락으로 사진을 회전시키거나 사진을 자르는 등의 작업도 할 수 있다. 별도의 마우스를 휴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터치패드보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만큼 나름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키보드 역시 만족스럽다. 글쇠가 크고 간격이 비교적 넓으며, 글쇠를 눌렀을 때 깊이가 적당해 타건감이 좋다. 글쇠 하나의 폭은 약 16mm로 손가락이 굵은 사람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며, 글쇠 사이 간격 역시 약 4mm로 넓은 편이라 빠르게 타건해도 오타가 적다. 다만 반발력이 조금 약한 편이라 경쾌한 맛은 조금 떨어진다.
키보드 아래에 있는 터치패드는 단순한 마우스 기능 외에도 독특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터치패드는 화면 출력 기능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터치패드에 다른 창을 열어 듀얼 모니터 처럼 활용하거나, 터치패드 자체에 별도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추가적인 입력장치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터치패드의 화면을 부 모니터로 인식하기 때문에 작업 중 창을 아래로 드래그 & 드롭 할 경우 이 창이 그대로 나타난다. 이를 활용해 아래 화면에서 유튜브 영상을 실행하거나, 문서 작성 시 참고할 자료를 아래 화면에 열어놓고 사용 가능하다.
또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 창에서 계산기 기능을 실행할 수도 있고, 필기 인식 기능을 통해 손으로 그려서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터치패드를 화면으로 사용할 경우 마우스 기능을 사용하기는 조금 번거롭다. 이 때문에 터치스크린을 활용하거나 별도의 마우스를 연결해 작업하는 것이 좋겠다.
제품 좌우측면에는 일반 크기의 입출력단자를 갖추고 있어 주변기기를 연결하기도 좋다. HDMI, USB A형, USB C형 등을 모두 일반 크기로 갖추고 있어 별도의 어댑터 없이도 모니터나 저장장치 등을 직접 연결할 수 있고, 여기에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춰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에서 사용한 메모리 카드를 읽을 수도 있다.
화면을 열면 화면 아래쪽이 아래로 내려가며 받침대 역할을 하는 에르고 리프트 힌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본체(키보드)가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지면서 손목을 편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본체와 바닥 사이에 공간을 만들면서 공기 순환이 더 잘 되도록 할 수 있어,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배터리는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화면 밝기를 0으로 맞추고 성능을 가장 낮춘 상태에서 와이파이 연결, 음량 20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1시간 연속재생 했을 때 남은 배터리는 약 92%며, 동일한 환경에서 10시간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이 정도 수준이면 화면을 조금 더 밝게 하는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도 배터리만으로 7~8시간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전원이 자동으로 꺼질 수준의 배터리 상태에서도 약 1시간 30분 정도면 완전히 충전되기 때문에 외근이나 출장 같은 상황에서도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제품 가격은 2020년 1월 말 기준으로 149만 9,000원(i7 모델)이며, i5 모델은 118만 9,000원이다. 사실 노트북으로서는 비싸게 보일 수 있는 가격이지만, 성능이나 기능 혹은 활용성을 생각하면 업무용 노트북으로 사용하기에 어울리는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