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 서울에 헝가리문화원 설립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12월 12일, 한국과 헝가리가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 주한헝가리문화원을 설립했다. 1989년 구동구권 국가 중 최초로 한국과 수교한 헝가리는 30년간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의 정서를 이해하며 우호관계를 발전시켰다. 이번 주한헝가리문화원 설립 이전인 2012년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한국문화원을 설립한 바 있다.
< 주한헝가리문화원 개원식 모습, 출처: 주한헝가리문화원 >
지난 한국문화원 설립에 이서 마침내 헝가리 정부가 서울에 헝가리문화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헝가리 외교통상부 씨야르토 페테르 장관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비케시처버 벌러씨 공연단이 헝가리 전통 춤 공연을 진행했으며, 이어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코리아(Korea)' 라는 주제곡으로 친숙한 헝가리 댄스 그룹 뉴턴 패밀리의 체프레기 에바가 축하 공연을 진행했다.
앞으로 주한헝가리문화원은 분야별 헝가리 전시, 공연, 관광홍보, 스포츠 및 교육 등을 통해 국내에 헝가리 문화를 알릴 예정이다. 주한헝가리문화원은 이번 개원식을 기념해 헝가리예술원과 함께 '이어주는 손(Hands that bond)'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지난 12월 12일부터 오는 1월 15일까지 명동 유네스코 회관 8층 이벤트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작품들은 2019년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관객들의 관심을 받은 헝가리 공예품들이다. 헝가리의 전통문화를 표현하는 무늬와 모양을 담은 공예품과 현대적인 공예품을 동시에 전시, 헝가리 공예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유리, 고블랭, 도자기, 나무, 뿔, 종이, 철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을 통해 헝가리 공예의 색다름과 다양함을 표현했다.
헝가리 세라믹 아티스트 '니머 율리아' 작품도 전시한다. 그의 작품은 헝가리 식당과 헝가리 셰프들을 위한 디자인을 담았다. 차 한잔의 즐거움을 표현한 잔과 접시는 헝가리 각 지역의 자연에서 발굴한 천연 소재를 활용해 색깔을 입혔다.
< 헝가리 '이어주는 손' 전시회 전시작품, 출처: 주한헝가리문화원 >
또한, 지난 12월 14일에는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헝가리 영화의 날(1st Hungarian Film Day in Seoul)' 상영회를 개최하고, 헝가리 영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린 작품들을 상영했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 겸 감독 가르도시 피테르의 장편 '새벽의 열기'가 대표적이다. 새벽의 열기는 1945년 홀로코스트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던 25세 헝가리인 '미클로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해방 후 스웨덴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아내를 찾고자 스웨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117명의 헝가리 소녀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받은 사람 중 한명인 19세의 '릴리'는 편지에서 진심을 느끼고 그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며 사랑을 꽃피운다.
< 헝가리 영화의날 상영작품, 출처: 주한헝가리문화원 >
이 작품은 작가 겸 감독 가르도시 피테르 부모님의 실제 러브 스토리를 담은 영화로, 가르도시 피테르 감독은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시카고 국제영화제에서 골든 휴고상, 그 밖에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받은 헝가리 대표 작가 겸 감독이다.
이외에도 헤렌디 가보르 감독의 '매혹의 스캔들', 사스 아틸라 감독의 '부다페스트 로큰롤'과 '부다페스트 스토리' 등 4편의 장편 영화와 데아크 크리스토프 감독의 '싱', M.토트 게자 감독의 '마에스트로', 토트 버르너바시 감독의 '나만의 네비게이션' 등 3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했다.
참고로, 헝가리는 다양한 발명품으로도 주목받는다. 헝가리 태생의 영국 전기공학자 '데니스 가보르(Dennis Gabor)'는 부다페스트 공업대학을 졸업한 뒤, 1927년부터 베를린에 있는 지멘스운트할스케사에서 연구 기술자로 있다가, 1933년에 나치 치하 독일을 떠나 영국으로 건너가 톰슨휴스턴 사에서 일한 바 있다. 그는 1947년 홀로그래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필터를 통과하는 재래식 광원을 이용해 홀로그래피의 기본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홀로그래픽 기법의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홀로그래피 분야의 발전에 공헌했다.
< 홀로그래피 >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퍼즐, 루빅큐브 역시 헝가리의 발명품이다. 서로 다른 색상의 정육면체 블럭을 맞춰 나가는 '루빅큐브(Rubik's Cube)'는 헝가리의 건축학 교수였던 '에르노 루빅(Erno Rubik)'의 발명품이다. 1974년,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건축 디자인을 가르치던 에르노 루빅은 학생들에게 3D(3 dimensions)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정육면체를 활용했다. 그는 정육면체로 된 블록을 합체해 각각의 구성요소가 움직이는 방향을 색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몇 개의 나무블록을 쌓은 뒤 각 블록을 고무줄로 묶어 서로 연결했다. 이어 한 면에 색깔을 칠한 뒤, 한 층을 살짝 비틀자 색을 칠한 블록이 끼어들어 왔다. 루빅큐브의 시초다. 이후 그는 '마술 큐브(Magic Cube)'라는 이름의 발명품을 내놓았으며, 이 상품은 1980년 루빅스 큐브라는 이름으로 처음 판매되었다.
< 루빅 큐브 >
이외에도 소리가 나지 않는 성냥, 비타민C, 볼펜, 전자 컴퓨터, 코다이 음악교수법, 전도교육, 반투명 콘크리트, LEONAR3DO, 재수화방법, LUMINARI GLASS 등이 헝가리의 대표적인 발명품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