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없으면, 스쳐 지나갈 이들을 돕는 게 목적" 세상 향해 기여하는 SK 소빅 행복 인플루언서를 만나다. -2부
[IT동아 남시현 기자]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 2조 1호」에서 '사회적 기업'은 취약 계층에게 사회 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경우를 뜻한다. 짧게 정리하면, 사회적 기업은 영리 활동을 추구하면서도 사회 전반의 상생과 이익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제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사회적 기업 수는 1,877개, 예비사회적기업 수는 1,194개다. 10년 전과 비교해 사회적 기업 수는 34배, 고용 규모는 16배 이상 증가했으나, 약 50%는 적자 상태이며, 자생적 성장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기업이 상당수다.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물은 결과, 21.6%가 판로, 20.4%가 홍보라고 밝혔으며, 온·오프라인 매장의 부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제품 경험률은 약 20%에 불과하며 공공구매가 전체 40%를 차지하는 등 구매층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공익을 추구하다보니, 기업의 본질인 수익 추구에 미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장기적 생존이야말로 당면 과제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진단할 수 있다.
<예비사회적기업 파이브세컨즈가 소빅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제공=파이브세컨즈>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 SK텔레콤과 행복나래, 그리고 예비사회적기업 파이브세컨즈가 공동으로 주관한 소빅(SOVIC)의 행보는 그야말로 교과서다. 유튜버가 직접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한 소빅은 현재 1기 활동에 27개 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착한 소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의 제품 리뷰, 탐방 체험 등을 다루는 행복 인플루언서, 그리고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한 소상공인 리뷰, 체험, 먹방 콘텐츠를 다루는 열린 인플루언서로 나뉜다.
<행복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 현동이채널이 자폐인의 재능 재활을 추구하는 오디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발췌=유튜브 현동이채널>
사회적 기업의 생존이 곧 사회적 가치임을 인식, 사회적 기업이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홍보 및 마케팅,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 등 역할을 유튜버의 영향력으로 돕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유튜버 현동이채널은 모든 구성원이 자폐 범주성 장애인으로 구성된 '오디스타'를 만났다. 오디스타는 자폐인의 재능 재활을 추구하며, 모든 상품이 자폐인의 디자인으로 제작하는 디자인 전문 업체다. 평소 일상생활을 담은 브이로그 등의 생활상을 올리지만, 소빅을 통해 만난 사회적 기업을 소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이에 IT동아가 직접 SK 소빅의 행복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유튜버 슈가풀, 무니키친을 만나 그들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들어보았다.
유튜브를 통해 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이 온 세계에 달콤히 퍼지기를, 유튜버 슈가풀
<소빅 행복 인플루언서 1기로 활동 중인 유튜버 슈가풀>
IT동아 : 만나서 반갑다. 사실 인터뷰에 들어오기 직전에 와서야 슈가풀 채널을 처음 구독했는데 이미 예전에 본 영상이 몇 개나 있어서 놀랐다. 고정으로 구독하는 유튜버가 없는 본인이 봤을 정도라면 업계 영향력이 대단할듯하다. 슈가풀 채널과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슈가풀 : 슈가풀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민수다. 슈가풀은 컬러풀(Colorful) 같은 느낌으로, 달콤함이 넘치는 채널을 뜻한다. 제과 제빵, 초콜릿 등 디저트를 주력 콘텐츠로 다루고 있다. 반면에 본인이 전공한 것은 컴퓨터 공학으로, 요리랑은 전혀 관련 없는 길을 살아왔다. 대학을 졸업할 시기가 되자 요리사인 친구가 디저트 관련 사업을 함께 해보자고 해, 홍보 차원에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게 시작이다.
어릴 때는 참 단순하게 생각했다. 취업은 막막하니 카페나 레스토랑을 열고 지금 유행하고 플랫폼을 꾸준히 키워 홍보용으로 쓰면 될 줄 알았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시작하고, 직접 카페를 창업하거나 제과사를 위한 플리마켓도 기획하며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정리하고 유튜브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게 되었다. 유튜브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좋은 구조인데다가 장시간 시청자도 많아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도 좋았다.
<유튜버 슈가풀이 진행한 행복인플루언서 사회적 기업 대상 관련 영상 발췌=유튜브 슈가풀 채널>
IT동아 : 유튜브 채널 목록을 볼 때 연남동 카페가 폐업한다는 얘기가 그 얘기인 듯하다. 그렇다면 비교적 최근에 자영업을 포기하고 유튜브로 전업했다는 얘기가 되겠는데 소상공인 입장으로 풀어낼 얘기도 참 많을 것 같다. 사회적 기업과 가치 실현을 위한 소빅에 지원한 계기도 이와 관련이 있는지?
슈가풀 : 소빅에 지원한 직접적인 계기가 카페 때문은 아니다. 과거 대학 시절에 창업 동아지를 다니며, 창업에 관련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에 입각해 활동했는데, 특정 사회적 기업에 지원이 끝나더라도 기업 구성원이 알아서 수익을 내는 것에 집중했다. 그곳에서 활동하며 몰랐던 세계를 접하게 됐다.
우리가 도움을 주려 했던 분들은 출소자, 미혼모,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등,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만한 사람들이었다. 그분들의 생계를 획기적으로 도울만한 수익 모델을 주진 못했지만 이들을 더 알리고 돕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때 경험을 토대로, 졸업 후에도 이와 관련된 창업을 했던 것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선택한 것 유튜브다. 소빅에 지원한 계기 역시 내가 공감하는 사회적 가치를 더욱 크게 확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튜버 슈가풀이 공정무역 초콜릿을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발췌=유튜브 슈가풀 채널>
IT동아 : 이번 소빅 과제로 공정 무역 초콜릿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 이 부분도 설명 부탁드린다.
슈가풀 : 행복 인플루언서에게 주어진 미션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 혹은 제품에 대한 리뷰다. 슈가풀 채널이 디저트를 중점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노동의 정당한 대가와 가치를 지불하는 공정 무역 상품을 다루기로 결정했다. 원래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로 만들고, 우리가 지불하는 금액이 천 원일 때 실제 생산자가 받는 임금은 제품의 2% 수준에 불과하다. 공정 무역 상품은 이 가치를 최대한 현실적으로 지불하는 물건으로, 제품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그만큼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제품이다.
본인 채널을 구독하는 많은 사람들이 제과 제빵 업계인인지라 생각 없이 먹고, 연습하다가 버린 초콜릿이 산더미일 텐데 이 부분에 반성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국내에도 공정 무역 제품을 수입하는 사회적 기업이 많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
IT동아 :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는 깊이가 남다르다. 앞으로도 달콤한 슈가풀 채널의 목적을 넘어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슈가풀 : 원래는 학교 선생님을 꿈꿨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보고 배우는 그 과정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이 꿈이었던 것 같다. 공정 무역 콘텐츠를 다루며 느낀 점은 나름의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선한 영향력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게는 공정 무역 제품을 하나라도 산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앞으로 유튜버가 좋은 영향력,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사회적 가치와 디저트 채널의 절묘한 조합으로 소상공인을 돕다. 발췌=유튜브 슈가풀 채널>
IT동아 : 마지막으로 슈가풀 본인에게 있어 소빅이란? 아니면 2기에 관심 있는 유튜브 인플루언서에게 추천 한마디 부탁한다.
슈가풀 : 정말, 많이 지원하셨으면 한다. 나는 예전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지원한 것이지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콘텐츠가 주제로 나오고, 그것을 위해 고민하고 기획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대단한 여정이다. 특히 소빅을 통해 제작한 콘텐츠는 내가 조회 수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 콘텐츠와 반응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드러난다.
선한 영향력의 취지에 공감하는 구독자, 유튜버라면 소빅의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주었으면 한다. 또한 1인 제작자라면 파이브세컨즈의 멘토들을 통해 대단히 많은 부분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시작해,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꿈꾸다. 유튜버 무니키친
<소빅 행복인플루언서 1기에 참여하고 있는 유튜버 무니키친 발췌= 유튜브 무니키친>
IT동아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무니키친 채널을 살펴보니 정말 정갈한 요리책의 한 장면을 그대로 유튜브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니키친 본인에 대한 소개와 채널 안내를 부탁한다.
무니키친 : 저탄수화물 요리 연구가이자 작가, 강사, 푸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콘텐츠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분, 대사질환 때문에 식생활에 고민인 분,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 모두에게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 채널이다.
원래 탄수화물에 제한을 두는 식단이 필요하면 빵, 아이스크림, 밥, 면 등의 요리조차 쉽게 먹을 수 없는데 그런 음식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꾸준히 찾아서 올리고 있다.
<무니키친 채널은 저 탄수화물 요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발췌= 유튜브 무니키친>
IT동아 : 하긴, 식생활은 건강한 사람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의학적으로 필요하다면 더욱 까다로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채널이니 꾸준히 수요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을듯 한데?
무니키친 : 원래부터 유튜브나 푸드 크리에이터 관련 직종에 종사했던 것은 아니고, 증권 회사 IT 부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바 있다. 하지만 야근이 잦은 IT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워 퇴직하게 됐다. 이후 공무원 준비를 하게 됐는데 자꾸 요리 레시피라 떠올라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한 번뿐인 내 인생,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 생각이 들어 푸드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공정 무역 상품 구매는 사회적 가치 실현의 첫 단계다. 발췌= 유튜브 무니키친>
IT동아 : 사실 본인이 만난 유튜버 중에 처음부터 유튜브를 해야겠다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유튜브 자체가 2005년에 만들어졌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직업으로 등장한 것이 채 5년 내 일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를 통해 본인의 꿈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존경한다. 현재 유튜버로써 충분한 방향성과 소질을 갖추고 있는데도 소빅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니키친 : 사실 20대에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고, 그런 사랑이 커가면서 보람도 느끼고 성장해나갔다. 한편, 부모님 두 분 모두 장애인이 되셔서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 후로 사회적 가치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오고 있던 와중에 유튜브를 접하게 됐고, 유튜브를 하다가 '사회적 가치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됐다. 소빅은 내가 품고 있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에 완벽한 창구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고, 겪어보니 확실하다는 느낌이다.
<저 탄수화물 콘텐츠와 공정 무역 상품을 엮어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선다. 발췌= 유튜브 무니키친>
IT동아 : 유튜버로써 앞으로의 계획이나 희망하는 바가 있다면 어떤가?
무니키친 : 단기적으로는 저 탄수화물 콘텐츠를 기반으로 책을 출판하는 것이며, 중 장기적으로는 건강상의 이유로 탄수화물을 제한해야 하는 어린이, 노약자를 위해 내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 더 길게 바라보면 고령자나 장애인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IT동아 :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콘텐츠 실현이야말로 소빅 콘텐츠에 가장 부합하는 주제니,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시리라 생각한다. 현재 본인이 느끼는 소빅에 대한 생각이나 추후 2기에 관심 있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무니키친 : 소빅 활동을 진행하며,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해 더 많이 알됐다. 또 채널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좋았다. 향후 소빅 인플루언서에 도전하는 분들 모두 선한 영향력과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멋지고 따뜻한 크리에이터기 되기를 응원한다.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가치, 선한 영향력
<소빅은 SK텔레콤과 행복나래, 파이브세컨즈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사회적 공헌 사업이다. 제공=파이브세컨즈>
이제 곧 2010년 대가 저물고, 2020년 대를 맞이한다. 사회와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사회 전반의 구성원 모두 이윤 추구를 넘어 모두가 함께 잘 살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사회적 가치가 대두될 2020년에, SK그룹이 유튜브 인플루언서와 소상공인 및 사회적 기업이 상생하는 유튜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첫 발을 디딘 것은 갑작스런 행보가 아니다.
덧붙여 유튜버의 선한 영향력은 단순히 사회적 가치 추구를 앞서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유튜버라는 직군 전체에 대한 실험이다. 지금도 채널 영향력을 앞세워 무리한 협찬을 요구하거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광고 행위도 꾸준히 목격되고 있다. 반대로 개인 방송 촬영을 거부하는 식당까지 등장하고 있다. 유튜버에 대한 개선과 자정 능력이 절실함과 더불어, 새로운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시작한 인플루언서 양성 사업 소빅에 300만 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배경에는, 단순히 SK그룹이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선한 영향력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소빅 1기는 오는 12월 21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제 선한 영향력의 인플루언서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항해에 나설 시간이다. 그들이 바꿔놓을 유튜브 생태계에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