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드론과 다른 비행 방식이 우리의 경쟁력' 아워랩 안정훈 대표
[IT동아 강형석 기자] 현재는 조금 잠잠하지만 여전히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드론(Drone)이 그것인데, 흔히 공중에 띄워 색다른 사진영상을 기록하거나 마치 연 날리듯 취미로 공중에 날려 조작하는 등 개인 영역에서 즐기는 형태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드론은 민간 영역 외에도 산업 및 특수 환경에서도 다양하게 쓰인다.
드론은 개발이 쉽지 않은 영역 중 하나다. 공중에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안정적으로 이동해야 하며, 높이와 위치 등을 꾸준히 인식해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 동시에 여러 센서와 인식용 카메라, 고성능 로터(회전 날개)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도록 설정하는 소프트웨어적 완성도 역시 중요하다.
어려운 일이지만 당당히 길을 걷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부천 메이커 스페이스에 입주해 있는 '아워랩(Our Lab)'이 그 주인공이다. 산업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인 아워랩은 타 드론과 달리 수평을 꾸준히 유지하며 비행하는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왜 이런 기능을 개발하게 됐는지, 부천 메이커 스페이스에서의 매력은 무엇인지 듣기 위해 안정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드론의 매력에 흠뻑
어떻게 드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을까? 안정훈 대표는 2008년부터 드론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처음에는 지금의 드론이 아니라 무인 항공기(UAV – Unmanned Aerial Vehicle)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 때 그는 구조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제어는 연구소에서 해결하기 어려워 외부 인력과 협업하고 있었다고.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드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은 언제일까?
“무인 항공기를 다루면서 임베디드(Embedded – 내장형 시스템)를 처음 알았어요. 자세제어를 하려면 이걸 다뤄야 할 줄 알아야 했어요. 그런데 하나 둘 적용을 하다 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동작이 가능한 거죠. 이 과정에서 본격적인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는 이런 기술의 집약체가 드론이라고 봤단다. 움직임이나 자세 제어 등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코드를 개발 및 수정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
현재 아워랩이 개발하고 있는 드론은 기존 설계의 틀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특징. 흔히 멀티 로터(회전날개가 여럿 탑재된 형태)의 이동 방식과는 다르게 계속 수평을 유지하며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적인 드론은 이동하려면 헬리콥터처럼 약간 기울어져야 된다. 하지만 산업 환경에서는 이런 형태 자체도 내용물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기울이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워랩은 이를 위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 중이다.
제조 환경이 매력적인 부천 메이커 스페이스
부천 메이커 스페이스에 입주해 있는 아워랩. 지난해 6월에 입주해 지금까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그에게 이곳의 매력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안 대표는 기자의 질문에 “자리와 환경이 너무 좋았어요. 3D 프린터나 제조 가능한 환경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제품 개발에 필요한 요건을 부천 메이커 스페이스가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조금 더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의 향상과 지원 강화를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스타트업이 여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메이커 스페이스에 입주한 아워랩이 개발한 드론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약 80% 가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가지 요소를 더 다듬어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 지으면 출시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일단 일반 소비자 시장용 드론이 아니라 산업용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현재 기술로는 바람의 영향을 최대한 조금 받으면서 수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익 영역까지 확장하고파
차근차근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아워랩. 개발한 드론을 시작으로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 여부가 궁금해졌다. 이에 안정훈 대표는 기술을 더 다듬으면서 향후에는 고정익 기반의 무인 항공기로 확장시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아워랩의 기술을 필요로 하거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제휴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업은 일반 시장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듯 하다. 이미 시장에 다양한 소비자용 드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큰 이유다. 이에 잠재력이 많고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큰 기업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기술의 집약체 중 하나인 드론. 10년 이상을 쉽지 않은 길이지만 묵묵히 걸어 온 안정훈 대표. 짧은 만남이었지만 드론을 향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곧 선보일 제품이 시장에서 활약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