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코리아] 버넥트 BM 분석 (2) 비즈니스모델에 성장의 플라이휠(flywheel) 담기
기업 성장 지원 프로젝트 '2019 스케일업 코리아' 네번째 기업 '버넥트'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더 나은 산업현장을 만들겠다는 젊은 스타트업입니다. (Better Industrial Sites with AR)
산업용 AR 솔루션은 산업 현장마다 각기 다른 요구 조건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버넥트'는 어떻게 하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큰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모델 전문가인 황현철 대표가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매출과 수익을 함께 잡는 성장에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모델은 무엇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살펴봅니다.
Scailability(성장성)과 비즈니스모델의 관계
버넥트의 BM 분석 1편에서 필자는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언급한 바 있다. 많이 만들고 많이 팔면 성장하는 거지,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모델이 따로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따로 있다.
여기서 성장이라는 것은 단순히 매출 규모의 성장, 즉 양적인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매출은 성장할수록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높은 수익성까지 만족시키는 질적 성장을 말한다. 때문에 질적 성장에 적합한 비즈니스모델은 따로 있다. 독자들도 자신들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잠깐 고민해볼 수 있도록 이 차이에 대해 짚어 드리고 넘어가겠다.
전통적 제조/서비스 비즈니스모델
< 전통적 제조/서비스 비즈니스모델, 출처: 인사이터스 >
전통적인 제조/서비스업은 가치사슬의 거의 모든 요소를 우리가 해결하기에 매출과 원가는 정비례하고, 이 결과 '규모의 경제효과'가 적어진다.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유연성 또한 적다. 수요가 증가할 때는 새로운 설비를 구축하느라 몇 년이 걸리기도 하고 경기가 나쁠 때는 인적 구조조정 말고는 별 대안이 없어 대규모 적자로 빠지기도 한다. IT 비즈니스영역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SI(시스템통합) 업체들 비즈니스 모델 역시 같다. 현재 버넥트 또한 커스터마이징을 통한 고객대응에 집중하기에 이 전통적 서비스업 비즈니스모델에 가깝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모델
<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모델, 출처: 인사이터스 >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비즈니스, 즉 게임과 SW 솔루션 판매업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전통적 비즈니스모델과는 판이하게 다른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리게 된다. 원재료 구매나 제조 프로세스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 판매되는 것이 곧 이익이다. AR 솔루션 선두업체 PTC(뷰포리아)가 이러한 구조이며, 국내 AR 업체 맥스트 또한 이런 이유로 SDK 및 SW 판매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성공하면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지나 성공은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출처: 인사티어스 >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이 반드시 중개 비즈니스모델은 아니다. 다만, 편의상 수요와 공급의 중개에 집중해 설명하면 위와 같다. 산업 도메인은 전통제조와 서비스에 기반하더라도 '중개'라는 기능에 집중하기에 플랫폼 기반 거래량이 늘면 매출 또한 함께 늘어난다.
하지만, 원가는 천천히 증가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특성상 하나의 산업영역을 장악한 독점적 사업자(Dominant player)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All or Nothing'의 게임이다. 따라서 1등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심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 우리가 아는 몇 조 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버넥트는 어디로 가란 말인가?
현재 버넥트 비즈니스모델은 전통서비스업 수준이니,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모델이나 플랫폼 비즈니스모델로 가란 얘기인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모델이라면 현재 시장에서 고객이 체감하는 핵심 경쟁력 '커스터마이징'은 관두고 세계 1위, PTC와 맞붙어 이길 소프트웨어를 만들라는 건가? 아니면 플랫폼 비즈니스모델로 가서 모든 개발을 관두고 거래에 집중하라는 말인가? 모두 아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승산이 없다.
이 시점에서 쉽지만 어려운 문제를 하나 내볼까 한다. '힘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힘을 키워야 하나? 틀렸다. 비즈니스는 8주 완성 단기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렇다면, 남을 방법은 하나, 힘을 빌려와야 한다. 이른바 협업 비즈니스모델이다.
그래서 필자는 회사의 근간을 플랫폼이 아니라 기능과 사업 영역에 외부의 사업자, 전문가들의 역량을 엮어낼 협업 플랫폼을 접목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위에 열거한 단순한 구분이 아닌 버넥트만의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성장의 플라이휠 (Flywheel)
아마존의 성장전략이라고 불리는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라는 것을 들어 보았는지. '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 교수가 아마존의 베조스 회장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한 이 플라이휠 효과는 '바퀴를 처음 돌릴 때 매우 힘들지만 계속 밀다 보면 조금 더 빨라지고, 언젠가는 회전에 가속도가 붙으며 스스로 돌아가 연료공급 없이도 엔진이 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 짐콜린스로부터 영감을 받아 베조스가 냅킨에 그렸다는 성장 Flywheel >
제프 베조스가 얘기하는 성장의 플라이휠 역시 비슷하다. 많은 수요자를 끌어 모으면, 많은 공급자가 몰려들고, 공급자가 많아지면, 다시 수요자가 증가하는 '교차네트워크효과(Cross-side Network Effect)'를 설명한다. 종래에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수익이 늘어나서 더 많은 투자, 더 낮은 가격제시가 가능해 성장 속도가 가속화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아, 그래서 아마존이 잘 되는구나'하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우리가 고민할 것은 수요자든 공급자든 그들을 끌어 들일만한 1)강력한 고객유입가치(Lower Price) , 그리고 2)유입된 고객 수요가 더 다양한 상품군을 만드는 현상(Selection) , 마지막으로 3)증가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고수익 창출 구조(scale-up)를 만드는 일 이다.
< 플라이휠을 실현하는 3가지 요소, 출처: 인사이터스 >
위와 같이 성장의 플라이휠(Flywheel)을 구조적으로 완성시키는 세가지 요소를 비즈니스모델에 담게 되면, 진정한 성장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 이제부터 이 세가지 요소를 버넥트에 담기 위한 세가지 하위 비즈니스모델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BM 1. 외부 디자이너 협력 플랫폼
위에서 힘이 없는 버넥트는 협업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버넥트가 협업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객 요구를 처리하는 프로세스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면서도 핵심기술이 아니면서 외부 협력자가 참여하기 적합한 영역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필자가 주목한 것은 콘텐츠 제작 도구 'Make'다.
< 버넥트의 콘텐츠 제작 도구 'Make', 출처: 인사이터스 >
버넥트 메이크는 AR 콘텐츠 제작도구다. 흡사 MS 파워포인트와 같이 편리한 UI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AR에 사용하는 디자인과 콘텐츠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쉽긴 쉬운가 보다. AR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Unity'라는 프로그램 대비 제작기간을 12배 이상 감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버넥트 주장이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검증해 보시길.)
파워포인트로 발표자료를 만들 때 레이아웃과, 도형, 다이어그램 등을 백지상태에서 만드는 사람은 없다. 버넥트 메이크 또한 다양한 공구와 설비 이미지, 화살표와 같은 도형, 동작 표현 등은 물론, 남들이 작업한 샘플파일까지 담겨 있는 콘텐츠 저장소가 있다면? 작업자 생산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게다가 이 AR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므로 디자인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만족시키려면 일반인보다 당연히 전문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점에 착안해 첫번째 협업 플랫폼의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 디자이너 협력 플랫폼, 출처: 인사이터스 >
현재 AR 콘텐츠 제작은 버넥트 내부인력(주로 3D 디자이너)이 담당하고 있다. 이것이 플랫폼 형태로 바뀌면, 다수의 공급자(주로 디자이너)가 유입될 수 있고, 다양한 공급자가 진입한 만큼 콘텐츠 저장소는 양적, 질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콘텐츠 제작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단순한 생산 단가 하락보다 더 중요한 것 은 이 바닥의 범용 툴(Tool)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현재 AR 콘텐츠 제작에는 유니티(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도구)와 이에 탑재된 뷰포리아 AR 엔진(PTC)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비싸고, 콘텐츠 생산 난이도는 높다. 공급자(디자이너)가 버넥트 메이크를 사용할 확실한 이유(편의성, 경제성)만 제공한다면 시장의 범용적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내 맘 같아서는 무료로 주고 싶다.
BM2. AR 산업용 콘텐츠 플랫폼
산업용 콘텐츠라고 써 놓고 보니 너무 거창해 송구하다. 여기서 산업용 AR 콘텐츠는 것은 제품 매뉴얼, 설비 사용설명서, 작업자용 교재 등을 말한다.
제품/서비스 매뉴얼
우주에 집을 짓고 살 것이라 상상했던 2020년이 코앞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종이에 인쇄한 매뉴얼을 보고 있다. 40년 전에도 보던 그 종이 매뉴얼은 여전히 글씨가 작아서 눈이 침침해진 지금 더더욱 짜증스럽다. 그나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유튜브에 올려진 제품 설명 동영상 정도일까.
동영상이라 하더라도 필자와 같은 기계치에게는 어렵고, 복잡할 뿐이다. 화면에 보이는 버튼은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하며 왼쪽인지 오른쪽인지도 헷갈린다. 이런 기계치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그것이 바로 AR로 제작한 매뉴얼이다. 마침 버넥트는 소나타 사용설명에 대한 AR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패드를 갖다 대면 화면에 설명이 뜬다. 버튼도 정확히 짚어주며 기능을 설명한다. 까먹어서 그렇지 적어도 보고 있는 동안 헷갈리지는 않는다.
< 버넥트 AR을 활용한 쏘나타 기능설명, 출처: 버넥트 >
< VIRNECT Make to Car owner's AR manual, 출처: 버넥트X한국경제TV >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웬만한 전자제품, 기계 설비 등에는 매뉴얼이라는 것이 있다. 비싸고 복잡한 것일수록 취급에 매우 주의해야 하고, 사용자 교육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 수많은 매뉴얼을 이용할 사람(최종사용자),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해야 하는 사업자(구매고객), 그리고 매뉴얼에 AR기술과 디자인을 입혀 제공할 공급자를 연결한다면?
< 산업용 AR콘텐츠 플랫폼, 출처: 인사이터스 >
현장 작업자용 교재, 작업표준서 개발
BMW, 보잉 등 글로벌 제조 업체가 AR을 현장 작업자 교육에 활용하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작업자가 공정에서 일하기 위해서 '작업 표준'이라는 것을 습득해야 하며, 그 숙련도에 따라 생산성과 품질이 좌우된다. 설비의 경우에는 산업안전과 직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작업표준 학습속도는 해당 제조업체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또한 정비와 같이 고도의 지식과 숙련도가 필요한 분야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산업용 교재 및 작업표준서 개발은 앞서 제시한 매뉴얼 플랫폼과 기본적 형태는 같다. 다만,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대한 난이도가 훨씬 높아서 고도의 프로세스 전문성을 가진 전문업체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 Vuforia Studio & View, 출처: PTC 웹사이트 >
AR 콘텐츠 플랫폼은 "BM 1. 외부디자이너 협력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제작 대응의 유연성과 경제경제 갖췄을 때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매뉴얼이라는 것이 모든 제품/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실질적 표준으로 자리 잡을 '범용성' 확보에 높은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을 의뢰하는 기업 의도와 제품 특성, 강조사항 등을 잘 파악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의 수행 품질을 조정해주는 콘텐츠 디렉팅 기능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BM 3. AR 원격서비스 지원 플랫폼
디자이너 협력플랫폼과 산업용 콘텐츠 플랫폼을 완성하면, 무서울 게 없어진다. 웬만한 산업과 직종에서 요구되는 AR 콘텐츠를 경제적이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기업별 AR 활용 수요에 맞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SaaS)를 경제적으로 제공한다면, 차원이 다른 성장 규모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역에서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타깃고객은 'A/S 서비스'다.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공장 설비, 자동화 기기 등 복잡한 기기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는 설비 점검과 수리 원격지원 등을 위해 AR을 도입하는 수요가 생길 것이다.
< 버넥트 리모트, 출처: 버넥트 >
그 다음 필자 머리 속에 들어온 시장은 이른바 '대행 서비스'시장이다. 심부름 서비스라고 불러야 하나, 고상하게 생활편의 서비스라고 해야 하나, 많이 고민하다가 그냥 대행 서비스 정도로 정리했다. 게으른 자들을 위한 이 서비스는 벌써 시장 규모가 30조원 정도라고 한다. 대행 서비스의 성장세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대행 업무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음식을 배달하면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야 하고, 약국도 들려야 한다. 이것이 버넥트에게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 모든 것을 다 해줄 듯한 허니비즈 '띵동'의 서비스 항목, 출처: 띵동 >
이른바 심부름서비스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원조 업체로 '인스타카트(Instacart)'를 들 수 있다. 2012년 설립한 식료품 구매 및 배달 대행 서비스 업체로, 앱을 통해 식품을 주문하면 몇 개의 슈퍼마켓에 걸쳐서 식료품을 대행구매해 1~3시간 이내로 배달해준다. 식료품계의 우버로 불리우는 이 기업은 전세계 4,00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약 9조 원(2018년 기준)에 달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인스타카트의 얘기를 꺼냈을까?
인스타카드의 경쟁력은 첫째, 주문-구매-배송의 모든 단계에서 알고리즘이 관여해 최적의 생산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 인스타카드 >
둘째는 슈퍼마켓에 가지 않았지만, 갔을 때와 (거의) 같은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식료품이다 보니 신선하지 않거나 재고가 없을 때도 있고, 다른 브랜드 또는 용량이 주문과 다를 때가 있다. 이럴 때 대체상품을 구매할 것인지, 구매를 취소할 것인지, 신선하지 않아도 웬만하면 구매할 것인지 등을 주문자가 결정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 인스타카드 >
두가지 경쟁력 요소에 AR을 접목하면 어떻게 될까? 첫번째, 정보 제공 측면에서 AR글래스를 활용하면 식품구매대행자, 즉 쇼퍼(Shopper)의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다. 다만, AR 글래스는 아직 비싸기 때문에 빠른 확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두번째 요소인 고객에게 현장 상황 전달과 제품 선택에서 AR이 의미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지금의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 주문자가 실시간으로 원하는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면, 출처: Dries Buytaert >
물론 카카오톡 화상전화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을 거다. 하지만, 화면 위에 쿠폰, 할인정보와 결합된 모습을 보거나 과일, 꽃처럼 미묘한 차이를 보고 상품을 골라야 한다면, 차이를 체감할 것이다. 그리고 확실한 것 하나는 그들이 이런 거 필요 없다, 줘도 안 쓴다며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어차피 이런 세상은 온다는 것이다. 언제냐가 문제일 뿐.
< Shopping aisle of the future, 출처: groovejones.com >
성장을 위한 VIRNECT의 New Business Model
눈치 빠른 분들은 위 세가지 비즈니스모델과 아마존 플라이휠의 상관성을 이미 감지하셨을 거다. 각각의 비즈니스모델은 하나의 사업이고 수익을 창출한다. 셋 다 잘 벌면 좋겠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아도 된다. 세가지 비즈니스모델은 전체적 관점으로 볼 때 각각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돈을 쓰는 놈도 있고 버는 놈도 있는 거다. 이것을 두고 교차보조(Cross-Subsidization)라고 하는데 몰라도 사는데 지장은 없다.
< 플라이휠 완성을 위한 버넥트의 비즈니스모델 구조, 출처: 인사이터스 >
어떻게 역할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번째 BM, 디자이너 협력 플랫폼은 성장 기반을 만드는 기초작업으로 성공적 고객 유입을 위해 시장에 최대한 매력적인 가격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싸움은 선빵이란 말처럼, 한방을 제대로 먹여야 한다. 그 한방에 유입되는 고객이 많을수록 서비스 공급자인 디자이너가 늘어나고, 그만큼 핵심경쟁력이 되어줄 AR콘텐츠 저장고(Repository)가 두둑해진다. 이거면 된다. 세가지 비즈니스모델에 걸쳐 공통적으로 담아야 할 핵심가치, 'Lower Price'가 여기서 판가름 난다.
두번째 BM, 산업용 콘텐츠 플랫폼은 산업현장에 집중된 현재의 고객 포트폴리오 한계를 넘어 다각적 확장에 그 목적이 있다. 매뉴얼 시장과 산업용 교육 콘텐츠로 다각화(Selection)한다는 뜻은 제조/서비스 영역 전반으로 고객군이 확장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AR 매뉴얼을 경험해본 고객이라면 자신이 구매한 다른 영역에서 AR 매뉴얼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안해주면 'AR 매뉴얼도 없는 구린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안쓰면 뒤쳐지거나 구리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고객경험 공유(Sharing)의 본질적 효과다.
세번째 BM, AR 원격서비스 지원 플랫폼은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무게를 둔다. 두번째 단계 제품/서비스 매뉴얼은 저렴한 가격으로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이 세번째 BM은 클라우드 기반의 경제적 시스템으로 A/S 원격지원이나 생활편의 대행서비스 등을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지원함으로써 고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규모와 수익성 측면에서 진정한 Scale-up이 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이상 버넥트의 비즈니스모델에 성장의 플라이휠 핵심요소를 담기 위한 비즈니스모델에 대하여 설명 드렸다. 이 플라이휠의 핵심요소는 여러분의 비즈니스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창의성을 발휘해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해 보시기 바란다.
최근 스케일업(Scale-up)이라는 단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성장에 성공한 기업 사례를 소개하며, 이렇게 성장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성장스토리를 관통하는 일관성은 찾기 힘들다.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이라는 섹시한 타이틀로 스케일업에 성공했다고 소개되곤 한다. 투자유치는 성공이 아니다. 투자할 돈이 있다고 성장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스케이업을 주장하는 그들은 스케일업의 단계, 전략과 같이 지난한 과정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비즈니스모델 실행가(Practitioner)로서 아직도 순진(?)하게 스케일업을 위한 단계별 전략과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면밀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 우직한 믿음에 대해 공감하는 독자에게 조금이나마 영감을 줄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라며, 이번 버넥트 편을 마친다. 긴 글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필자 /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
실전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전문가.
19년간 비즈니스 전략, 프로세스, 생산,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중심의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실체적 비즈니스모델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 기업 극화 소설 '비즈니스모델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