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 치 오차도 없는 사진·영상 작업을 위해, 벤큐 PD2720U 아이케어
[IT동아 남시현 기자] 최근 증명사진이 저렴하다고 잘 알려진 가게를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촬영된 결과물을 보면서도 모니터에도 자연스레 눈이 갔는데, 1대의 42인치 IPS 패널 텔레비전과 2대의 24인치 IPS 패널 모니터, 1대의 TN 패널 모니터로 사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박리다매식 사진관이니 각 모니터의 색 영역이나 감마 설정, 색온도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 듯했는데, 사실 큰 문제는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하나의 결과물을 다루는 영화 촬영, 전문 사진작가, 디자이너라면 반드시 표준화된 색역을 지원하는 전문가용 모니터를 사용해야 한다.
만약 전문가가 보편적인 사무용 모니터로 작업을 진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무용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캘리브레이션(색감 조정)을 거치지 않으며, 한 제조사의 동일한 제품이라도 색감과 색 재현력은 미세하게 다르다. 다른 제품이라면 더 다르고, 제조사가 다르면 누구나 육안으로 느낄만큼 차이가 난다.
그렇다 보니 본인의 모니터에서는 완벽하게 편집해도, 다른 모니터에서는 틀어진 색감으로 보이게 된다. 만약 이때 편집한 결과물이 영화라면, 극장에서 상영할 때 의도한 것과 다른 색감이 된다는 의미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문가용 모니터는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통일된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다.
사진작가와 영상 제작자, 디자이너를 위한 27인치 4K UHD 모니터, 벤큐 PD2720U 아이케어
벤큐 PD2720U 아이케어(이하 벤큐 PD2720U)는 정교한 화상 결과물을 추구하는 1%의 사진작가, 영상 제작자, 디자이너를 위한 전문가용 모니터다. 화면 크기는 대각 기준 27인치며, 16:9의 화면 비율을 갖추고 있다. 해상도는 FHD(1,920x1,080)의 4배에 달하는 4K UHD(3,840x2,160)를 지원해 4K 해상도로 촬영한 영상을 원본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패널은 1,000:1 명암비를 제공하는 IPS 패널이 사용됐으며, 최대 350니트 밝기를 제공한다. VA 및 TN 패널 대신 IPS 패널이 사용된 이유는, IPS 패널의 화면 밝기 균일도가 높고, 색감이 더 좋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IPS 패널이므로 시야각은 상하좌우 178도 광시야각을 제공한다.
보편적인 모니터는 sRGB 100%, 더 높아도 120%를 넘지 않는다. 이를 넘어가면 광색역 모니터로 지칭하는데, 광색역을 지원하면서 Adobe RGB 및 DCI-P3 색영역에 정확하게 맞춰진 제품이 전문가용 모니터다. 이에 따라 벤큐 PD2720U는 Adobe RGB 99%, sRGB 100%, DCI-P3 96%를 지원하며, 뛰어난 계조 표현이 이뤄지는 10bit(8bit+FRC) 색상 심도를 지원한다.
벤큐 PD2720U는 메뉴를 통해 DCI-P3, Display P3, HDR, sRGB, Adobe RGB, Rec. 709, CAD/CAM, 애니메이션, 4단계 청색광 저감 기능, 암실, 애플 제품과 동일한 색감을 보이는 M-book, 의료영상 국제 표준 컬러 모드를 지원하는 DICOM 모드, 사용자가 직접 설정한 색감 모드를 각각 지정할 수 있다.
전문가라면 구매 후 편집 환경에 맞게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거치겠으나, 바로 사용하는 경우를 가정해 처음부터 팩토리 캘리브레이션을 거쳐서 출고한다.
또한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와 색감을 일치시키는 ICC 싱크(Sync, 동기화) 기능도 지원한다. 벤큐 홈페이지에서 디스플레이 파일럿 소프트웨어를 설치 후, ICC 싱크를 실행하면 노트북과 모니터가 동일한 색상을 표현하도록 설정된다. 노트북 및 모니터 간의 동기화가 아닌 전문가용 모니터의 경우라면, 색재현 영역과 감마 설정, 색온도 등을 일치시키면 된다.
만약 한 번에 두 가지 색역을 동시에 쓰고 싶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sRGB는 웹 브라우저에 사용되는 색공간이고, Adobe RGB는 전문 사진용 색공간이다. sRGB에서 Adobe RGB 파일을 보게 되면, 필요한 색상이 부족해 물 빠진 색감이 된다. 본인 컴퓨터에서 Adobe RGB가 편집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컴퓨터에서 어떻게 보일지, 다른 색역에선 어떻게 보일지도 확인해야만 한다.
벤큐 PD2720U에 포함된 듀얼뷰는 다른 색 공간에서 보이는 화면을 동시에 보기 위한 기능이다. 좌측에 기본 색공간을 설정하고, 우측에 추가하고 싶은 색공간을 설정하면 하나의 파일이 두 개의 색공간으로 나뉘어 표현된다. 이 모니터는 다른 사람의 모니터에서 어떻게 보이는가까지 신경 쓰는 일류 작가를 위한 제품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기능이다.
색재현력과 부가 기능은 만족, 디자인과 활용도는?
벤큐 PD2720U는 스탠드 포함 총 10.5kg이며, 측면 두께가 8.7cm로 두꺼운 편이다. 무거운 몸체를 지탱하기 위해 스탠드는 완전히 금속으로만 이뤄져 있으며, 전문가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자세를 지원한다.
모니터를 좌우 방향으로 꺾는 스위블은 좌우 30도까지 꺾이며, 모니터를 세로로 세우는 피벗도 지원한다. 모니터 각도를 꺾는 틸트는 밑으로 -5도, 위로 +20도로 조정할 수 있으며, 모니터 높이도 150mm를 더 높일 수 있다. 또한 베사 100x100mm 마운트로 고정하므로 기본 스탠드를 제외하고 별매의 스탠드를 연결할 수도 있다.
모니터 자체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화면상에 메뉴를 표시하는 OSD(On Screen Display) 기능 버튼은 우측 뒤에 마련돼있고, 전원 버튼과 함께 조이스틱으로 조종할 수 있다. 또한 깔끔한 선 정리를 위해 선 정리 단자, 입력 단자부 덮개가 포함된다. 사진에서는 덮개가 제외된 상태다.
전문가용 모니터답게 후면 인터페이스 호환성은 매우 우수하다. 우측 오디오 단자를 포함해 USB 3.0 포트 2개, USB 3.0 포트를 활성할 때 쓰이는 USB 3.0 B타입, 리모컨용 단자, HDMI 2.0 포트 2개, 디스플레이 포트 1.4, 2개의 썬더볼트 3 단자 및 전원 단자로 구성돼있다.
썬더볼트 3 포트는 최신 노트북 및 데스크톱에 포함된 단자로, USB 형태 포트로 디스플레이 출력과 전원 연결을 동시에 해결한다. 썬더볼트 3를 이용해 모니터와 노트북을 연결하고, 모니터와 또 다른 모니터를 연결하면 2개의 케이블만으로 4K 듀얼 모니터 구성이 가능하다.
벤큐 PD2720U가 바라보는 시장은 확고하다. 시각적 콘텐츠를 다루면서, 어떤 면에서도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는 작업자를 위한 제품이다. 특히 하나의 작업물을 여러 사람이 연속으로 공유하며 작업하고, 제 3자가 받더라도 본인이 의도한 색감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 작업이라 할지라도, 이미 업계에서 정평이 난 수준을 자랑하는 일류 전문가가 아니라면 넘보기 힘든 모니터인 것은 사실이다. 벤큐 PD2720U 아이케어의 가격은 130만 원대 후반으로, 단순 취미용으로 구매하기엔 비싸다.
상업 사진 및 영상 편집이 목적이라면 sRGB 100%에 27인치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벤큐 PD2700U 아이케어도 좋은 선택인데,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진 및 영상 편집이 목적이라면 벤큐 PD2720U 아이케어 정도는 넘보는 게 좋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