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드래곤엑스 한국 진출, 이것저것 들고 왔는데...
[IT동아 강형석 기자]
"2017년에 설립한 드래곤엑스는 지금까지 운영되면서 암호화폐 거래 및 자산관리, 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금융 서비스의 문턱을 낮춘 온·오프라인 서비스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케빈 쑨(Kevin Xun) 드래곤엑스 공동설립자 및 최고 제품 책임자(CPO)는 자사의 한국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함께 자체 화폐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드래곤엑스(DragonEx)는 한국어 서비스를 바탕으로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드래곤엑스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가 뚜렷하게 마련되지 않았다는 약점도 존재한다.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두고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한국 지사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일부 콘텐츠가 제공 안 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일단 사용 가능한 것은 거래소와 일부 서비스
드래곤엑스는 기본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로 빗썸이나 업비트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약 100여 종에 달하는 암호화폐가 등록되어 있다. 본래는 영어와 중문 두 가지 언어가 있었지만 이번에 한국어가 추가되면서 3가지 언어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외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있어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보니 거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복잡하다는 느낌보다 산만하다는 인상이 더 강하다. 이 부분은 향후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거래 동향을 확인하는 부분도 깔끔하지 못하거나 기존 국내 거래소에서 보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영문으로 제공된다. 참고로 한국어 홈페이지에서도 큐알(QR)코드 인식을 통해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모두 준비되어 있는데, 아이폰만 중국본토와 기타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점이 다르다. 문제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설치 과정에 있다. 자체 마련된 설치 홈페이지 내에서 파일을 받아 설치하려면 외부 애플리케이션 설치 차단 기능을 해제해야 된다. 결국 이 앱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내 스마트폰 보안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즐길 것(?)은 크게 슈퍼 로또 2.0 하나다. 엔젤 그룹이라는 것도 존재하는데 슈퍼 로또에서 모인 적립금을 회원들에게 분배하는 구조인 듯 했다.
드래곤엑스에서는 DT(드래곤 토큰)라는 자체 토큰이 있으며, 자체 스테이블 코인인 DC(드래곤 코인)도 있다. DT 보유자에게는 거래소와 로또 수익금 등을 배분 받을 수(사용도 가능) 있으며, DC는 자산을 관리하는데 쓴다. 하지만 국내 사용자가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이에 대한 보충이 필요해 보인다.
본래 서비스로는 드래곤랜드라는 자체 블록체인 게임이 있는데, 한국어 홈페이지 내에 제공되지만 막상 들어가면 중국어가 나오기 때문에 언어를 모른다면 접근이 어렵다. 이 외에 몇몇 게임도 있지만 언어의 장벽이 높다. 차후 한국어 서비스가 이뤄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설령 도입 되더라도 국내 사용자들이 얼마나 즐길지는 미지수다.
드래곤랜드의 취지는 긍정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상호 소통하는 방식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만, DT를 소비하거나 이를 획득하도록 유도하는 동기부여가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적지 않다. 가상 공간 위에 건물을 세우고 방문객을 유도하는 식으로 DT를 획득하는 방식은 지루함 때문에 장기적인 운영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경쟁을 유도하는 요소를 투입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열린 플랫폼, 여러 프로젝트가 있지만...
자체 열린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드래곤엑스. 국내 진출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카키(KAKI), 크레마뇽, 퍼블리시(Publish), 토큰로켓 플랫폼 등이 연사로 나서며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연계를 강조했다. 이 외에도 얼마든지 자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블록체인을 서비스에 녹인 후, 실제 구현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서다.
우리나라 블록체인 시장에 발을 들인 드래곤엑스. 하지만 국내 서비스와의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정보 외에 서비스도 체계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단순히 거래만 놓고 본다면 이들 서비스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준비되어 있는 콘텐츠는 국내에서 실행이 제한적이고 질적인 부분도 미흡하다. 드래곤엑스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바꿔 나갈지 여부를 확인하고 나서 접근해도 늦지 않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