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금융소외지역 지원한다, 글루와 오태림 대표
[IT동아 이상우 기자]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요 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식품 안전인증 검증, 의료복지, 전력 거래, 중고차 유통 등 다양한 부문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블록체인의 장점인 위변조 방지와 데이터 무결성 검증 등을 이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금융 역시 블록체인을 접목할 수 있는 대표 분야다. 특히 보수적인 기존 금융사보다 몸집이 작아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한국계 핀테크 기업 '글루와(GLUWA)'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투자자와 대출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신용대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글루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금융 거래가 전무한 인구는 전세계에 17억 명에 이르며, 이 중 67%는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갖추고 있다. 글루와는 스마트폰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저개발 국가에서의 신용 대출을 구현하고, 제3세계 국민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얀마의 경우 신용대출이 불가능하며, 대출을 하려면 담보대출 혹은 5명 이상의 연대보증인이 필요하다. 이와 달리 글루와 솔루션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소액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루와 오태림 대표는 "미얀마의 경우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 론(Micro Loan)과 협약해 신용기록 인프라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고엽제 피해자협회와 협약해 신용 기록 인프라를 제공하고, 사회적 재단의 기부를 통해 피해자에게 저금리대출 및 신용기록을 쌓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글루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현재 미국, 한국, 캐나다 등에서 3개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창업 당시 벤처캐피탈을 통해 실리콘밸리에 자리를 잡고, 첫 투자 유치 후 우연히 알게 된 유튜브 공동 창업자 중 하나인 스티브 첸을 통해 엔젤 투자까지 추가로 받았다. 이후 약 2년간 블록체인 기반 크레딧 코인을 자체 설계해 상용화 및 수익 창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의 주요 특징은 금융 소외자가 모바일 기기만으로도 글루와 월렛을 통해 대출 계정을 만들고,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달러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인플레이션 국가의 국민에게도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금융 소외자에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신용 기록을 제공할 수 있다. 즉 무담보 신용대출인 셈이다. 특히 국경 없는 신용 거래망을 제공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금리 국가로부터 자금 유치가 가능하며,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만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글루와는 글루와 코인과 크레딧 코인이라는 두 가지 코인으로 사업을 구성하고 있다. 글루와 코인은 법정 화폐로 교환 가능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글루와 월렛이라는 비예치형 디지털 지갑(서버가 아닌 사용자 개인 스마트폰에 설치한 디지털 지갑)에 저장하고 이를 이체할 수도 있다. 크레딧 코인은 금전적 가치가 아닌, 거래 기록을 저장하는 블록체인이다. 투자자와 자금 유치자 그리고 대출자가 크레딧 코인을 통해 서로의 거래 기록을 남긴다. 투자자와 대출자가 협의를 완료하면 글루와 코인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오태림 대표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 전달 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서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블록체인 역시 거래원장을 만드는 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드는 기술이다. 인터넷이 매체를 개편했듯, 금융업계에도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