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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 스타트업과 함께 지낸 5년이라는 시간 - 중심으로 자리잡다

권명관

[IT동아 권명관 기자] 스타트업(start-up).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다. 굳이 해석하자면,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 정도로 뜻을 찾을 수 있다. 닷컴 버블 초기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작은 그룹 또는 프로젝트성 업체 등을 지칭하던 용어로, 닷컴(.com) 업체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이렇게 정의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또는 ICT 기술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가진 업체라고. 스타트업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특징도 있다. 대체로 구성원 나이가 젊으며, 수평적 열린 소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 한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추진력 등도 연상된다. 혹자는 주식시장에 상장되거나 대기업에 합병되기 이전 상태의 회사를 스타트업이라 말하기도 한다.

혁신의 산실이자 대명사로 통하는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 지도, 출처: 동아일보
< 혁신의 산실이자 대명사로 통하는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 지도, 출처: 동아일보 >

지난 몇 년간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도 스타트업이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들 기업은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도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팡, 티켓몬스터, 쏘카, 배달의민족 등 스타트업의 등장과 성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때 벤처 기업 육성 정책과 성과 등으로 이스라엘 등 해외에서 국내 기업 육성 환경을 배우기 위해 찾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다. 낡은 제도와 규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종종 충돌을 일으킨다. 카풀이 대표적이다. 카카오가 준비한 카풀 서비스는 택시업계 등 이해관계자와의 충돌로 서비스 런칭을 포기해야만 했다. 종종 국내에서 못다 핀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해외 주목받아 주목받는 일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출처: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홈페이지
< 출처: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홈페이지 >

이에 스타트업은 해외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창업경진대회)의 데모데이에 참여하거나,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맞춰 콘텐츠와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스스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등용문, 글로벌 컨퍼런스 현장

스타트업을 위한 컨퍼런스는 아무래도 국내보다 해외의 명성이 더 높다. 스타트업 컨퍼런스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 등용문으로 작용한다. 행사장을 찾는 전문가, VC(벤처 캐피탈, 투자가), 언론, 정부 지원 담당자 등에게 자사의 서비스와 기술 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한 컨퍼런스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시상식에 올라선다면, 얻을 수 있는 물적, 금전적 지원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 컨퍼런스 중 유명한 것은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와 핀란드에서 시작한 '슬러시'다. 두 컨퍼런스는 다소 딱딱하고 재미없는 기존 이벤트와 궤를 달리한다.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기술을 평가하는 토너먼트를 도입, 경쟁 구도를 만들어 주목도를 높인다. 스타트업이 발표하면, 평가자들이 나선다. 심사위원 앞에 나서 펼치는 스포츠 경기와 비슷하다.

출처: 슬러시 홈페이지
< 출처: 슬러시 홈페이지 >

두 컨퍼런스는 스타트업 발표자와 함께 전문가, VC 관계자, 언론 등이 어울릴 수 없는 네트워크 자리를 조성한다. 해당 네트워크 자리를 통해 스타트업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알릴 수 있고, 현재 겪고 있는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투자사 또는 투자가와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는 미국 양대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의 자회사이자 북미 최대 규모의 미디어 기업 '오스미디어' 산하 스타트업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주최하는 컨퍼런스다.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뉴욕, 런던, 베를린, 베이징, 도쿄 등 전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며, 매 행사마다 130개 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스타트업 관계자가 참여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주요 투자자들이 전세계에서 참가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직접 투자해 주목도가 높다.

슬러시는 핀란드 알토 대학의 창업동아리 '알토에스(Altoes)'를 모태로 생겨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 사우나'가 주최하는 행사다. 알토 대학은 핀란드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카이스트나 포스텍과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2008년 알토 대학 학생들의 창업 동아리 발표 정도였다면, 지금은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해 2017년부터 상하이, 도쿄, 싱가포르 등 개최 도시를 확대 중이다.

국내 스타트업 요람의 중심, 경기문화창조허브

글로벌 컨퍼런스에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스타트업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문화창조허브(G-HUB)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가 설립한 문화콘텐츠 분야 창업지원센터로 아이디어 보유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창업 자금 지원, 전문가 네트워크, 입주 공간 지원 등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 >

현재 경기문화창조허브는 2002년 3월 개소한 부천 클러스터와 2014년 5월 개소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2015년 4월 개소한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 2015년 6월 개소한 북부(의정부) 경기문화창조허브, 2018년 1월 개소한 서부(시흥) 경기문화창조허브, 2018년 12월 개소한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등 총 6개소를 운영 중이다.

2019년 4월 기준 창업 1,383건, 일자리 창출 3,736건, 스타트업 지원 2만 8,549건, 이용자수 40만 4,371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여러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중심을 잡고 있는 곳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다. 네이버,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안랩, NC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넥슨 등 국내 ICT 대표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판교라는 지리적 특성상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 주요성과, 2019년 4월 기준
< 경기문화창조허브 주요성과, 2019년 4월 기준 >

실제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개소 후 지금까지 창업 983건, 일자리 창출 2,361건, 스타트업 지원 1만 7,597건, 이용자수 24만 4,340명, 투자유치 394.9 억 원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듯,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전체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우수한 젊은 인재가 모이는 판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중심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특히, 중앙부처 및 민간사업 예산을 운용한 성적표도 화려하다. 2018년 노동부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우수사례(S등급) 신청, 2015년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 경진대회 고용노통부장관산 수상, 2014년 고용노동부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우수사례(S등급), 2014년 근평위원회 및 실국장회의 최고 일자리사업 인정(행정1부지사) 등의 성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판교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선도 달라졌다. 미국, 중국 등 해외 8개국에서 2,410명이 경기문화창조허브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주요성과 및 성공사례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주요성과 및 성공사례 >

카풀 서비스 플랫폼 '럭시(LUXI)', VFX와 VR/AR/MR,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위즈윅 스튜디오(WYSIWYG STUDIOS), 앱을 통해 어린아이가 스스로 칫솔질 하도록 돕는 브러쉬몬스터 AR 서비스를 제공하는 '키튼플래닛', 공항 카쉐어링 서비스 '벅시(BUXI)', IT분야 교육 플랫폼 인프런을 런칭한 '인프랩(Inflearn), 데이터 기반 모바일 차량관리 서비스 '마카롱 팩토리' 등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탄생한 대표 스타트업이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지난 2014년부터 구축한 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생애주기를 바탕으로 이제 성장, 스케일업을 위한 지원에 집중하고자 한다. 예비창업자와 성장기, 성숙기 등에 따라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단계별 프로그램과 세미나, 컨설팅, 강연 등에 대한 고민은 질적인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지난 5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앞으로 5년, 아니 10년 이상을 함께할 수 있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자리하기를 희망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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