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닥·집닥 아닙니다' 개인 맞춤형 PC 브랜드 '자닥' 국내 상륙
[IT동아 강형석 기자]
"수랭식 PC는 냉각 효율이 뛰어나지만 장시간 사용하면서 호스 및 파이프 연결부 등에 누수 위험이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더 잘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에 엔지니어와 개인 튜너, 디자이너 전문가가 모여 자닥(ZADAK)을 설립했다. 연구진들이 끊임 없는 노력과 연구,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제품을 개발했다. 한국 시장에도 여러 제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기대해도 좋다."
수랭식 솔루션 및 주변기기, PC 시스템 등을 선보이는 튜닝 브랜드 자닥(ZADAK)이 국내 상륙했다. 자닥은 대만 PC 주변기기 제조사 어페이서(Apacer)의 자회사로 서린씨엔아이는 자닥과 국내 공급 협약을 맺고 관련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 서린씨엔아이는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개인 맞춤형 수랭 PC 시스템은 양컴과 오버시스템, YJ 모드(MOD)와 협력해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에린 추(Erin Chou) 자닥 마케팅 담당자는 "자닥은 품질 외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까다로운 PC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다르지만 카닥이나 집닥 등 비슷한 어감을 지닌 브랜드가 있다. 기자도 처음 자닥이라고 해서 해결(*닥 앱은 대부분 의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에 초점을 맞춘 애플리케이션이나 제품인 줄 알았는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한편, 관계자에 따르면 자닥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맞춤형 수랭 PC부터 고성능 부품까지 총망라
자닥의 핵심은 '개인 맞춤'에 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PC의 성향에 맞춰 시스템을 구성해 주는 것. 중앙처리장치(CPU)와 메인보드,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기본적인 틀이 정해지면 자닥은 이에 맞춰 수랭식 시스템을 구성해 준다. 가격은 일반 조립 PC나 맞춤형 PC 대비 높아지지만 개인 맞춤형이기에 외모나 성능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계는 있다. 정해진 시스템에 맞춰 수랭식 냉각장치가 배치되므로 확장할 때 번거롭다. 예로 중앙처리장치와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부품 구성에 맞춰 완전 수랭식 냉각장치를 적용하면 차후 그래픽카드를 추가하거나 관련 장비를 추가했을 때 어색해진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지만 자닥 시스템 구성을 대신하는 협력 기업을 통해 최대한 지원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업은 실드(SHIELD), 스파크(SPARK), MOAB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각각 고유의 외모와 LED 발광 효과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다. 특히 MOAB는 대부분 부품이 분리(모듈화)되어 있어 각각 조립 가능하다. 조립 시 일체감을 높여주고 시스템 냉각 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완전 수랭식 냉각장치의 단점인 누수도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자닥 측 관계자는 "맞춤형 PC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발열로 수명과 성능에 영향을 준다. 자닥은 기존 수랭식 냉각장치의 단점인 누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100회 이상 테스트를 거친다."고 말했다.
주변기기는 다양하게 구성된다. 일체형 수랭식 냉각장치와 고성능 메모리, 고속 저장장치 전용 방열판 등이 대표적이다. 완전 수랭식 냉각 솔루션이 부담스러우면 일부 부품에만 장착하는 형태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다.
소수의 전유물인 'PC 튜닝' 이미지 반전 가능할까?
튜닝 PC는 주로 소소하게 PC를 꾸미는 것으로 통한다. 이보다 더 심화한 형태는 주로 '모딩(Modding)'이라 부른다. 이런 PC를 만드는 사람이나 업체를 '모더(Modder)'라 부르기도 한다. 개인이 완전 맞춤형 PC를 꾸미기 부담스러울 때 모더들에게 제작을 의뢰하기도 하고, 모더가 만든 PC를 소비자가 구매하기도 한다. 가격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시장이 크지 않은 상황. 조립 PC 시장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는 국내 시장 내에서도 완전 맞춤형 시장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왕 서린씨엔아이 팀장은 "시장이 크지 않은 것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분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나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것도 사실. 하지만 서린씨엔아이와 자닥, 협력사와 함께 저변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준비한 것은 '모더 세미나(Modder Seminar)'다. 자닥 측과 협의 중인 부분으로 1년에 1회 가량 맞춤형 PC 시스템 관련 모임을 개최해 분위기를 개선해 나간다는 것. 다양한 맞춤형 PC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준비, 관심 있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접점을 늘린다면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김태왕 팀장은 자닥의 전 세계 완전 맞춤형 PC 플랫폼 생산규모는 월 100여 대 가량이라고 언급했다. 그렇게 많은 수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부품을 직접 가공하고 설계하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 빨리 대응하기 어렵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서린씨엔아이 측은 기성품으로 이뤄지고 있는 완전 맞춤형 시장을 자닥 브랜드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 확대가 이뤄지는 시기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PC 부품간 호환성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성장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완전 맞춤형 PC 시스템은 일부 브랜드의 소형 플랫폼에만 대응하고, LED로 꾸며진 고속저장장치(SSD)는 화려한 빛이 점등되는 순간부터 성능이 10~15% 가량 떨어진다고 한다. 최대한 이를 고지하면서 문제를 최소화 한다지만 까다로운 소비자를 어디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