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의 새 지평 연다,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
[IT동아 이상우 기자] 인텔이 컴퓨텍스 2019에서 공개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는 인텔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10나노 공정의 제품으로, 올해 하반기 초경량 노트북용 i3, i5, i7 등이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이 아이스레이크에서 강조하는 점은 크게 인공지능, 그래픽 성능 향상, 배터리 효율 개선, 연결성 등이다. 아이스레이크는 빅데이터 처리에 특화한 '인텔 딥러닝 부스트 기능'을 지원한다. 딥러닝 부스트는 데이터를 다룰 때 CPU 내부의 명령어 처리 단계를 새로운 명령어를 통해 간소화해 처리 시간을 높이는 기술이다. 인공지능 서버용 프로세서인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2세대에 이 기술을 탑재한 바 있으며,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도 이를 적용했다.
딥러닝 부스트 기술을 바탕으로 1kg 내외의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서도 음성인식 처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쾌적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미지 향상이나 사진 인덱싱 혹은 동영상 분석 및 실시간 업스케일링 등도 이전 세대와 비교해 2.5배 이상 빠르게 처리 가능하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내장된 그래픽(11세대, 아이리스 플러스) 성능은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과 비교해 최대 2배 가까이 향상됐다. 1kg 내외의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서도 그래픽 작업은 물론, 이전 세대 울트라북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웠던 게임도 구동 가능하다. 지금까지 초경량 노트북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의 게임을 구동할 수 있었다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초경량 노트북에서는 이보다 요구 사양이 높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등의 게임도 초당 40프레임 정도로 출력 가능하다. 동영상 편집 시에도 더 나은 성능을 낸다. HEVC 코덱으로 인코딩 시 이전보다 두 배 가량 빠른 속도로 작업을 끝낼 수 있으며, 4K 60프레임 HDR 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아이스레이크의 11세대 내장 그래픽에 탑재된 VRS(Variable Rate Shading) 기능은 더 안정적인 화면 출력을 지원한다. VRS는 화면의 각 영역을 서로 다른 해상도로 렌더링해 부하를 줄이는 기능이다. 3D 게임에서는 사용자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가까이 있는 사물과 멀리 있는 사물이 있다. 이 때 사용자 시야에 더 많이 들어오는 주요 영역은 고해상도로 그리며, 멀리 있는 배경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은 저해상도로 그려 그래픽 자원을 주요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바라보는 장면의 화질은 크게 저하되지 않으며, 불필요한 영역을 그리는데 드는 그래픽 카드 성능을 줄일 수 있어 전반적인 초당 화면 표시 수 향상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3D마크 VRS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동일한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에서 이 기능을 켜고 끔에 따라 초당 화면 표시 수가 약 1.4배까지 차이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스레이크는 초경량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U 시리즈와 Y 시리즈가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U와 Y는 각각 'Ultra low power'와 'Extremely low pwer'를 의미한다. 아이스레이크 Y 시리즈 중 최고 사양인 i7-1060G7은 최대 4코어 8스레드를 갖췄으며, 기본 작동 속도는 1.0GHz, 터보 시 모든 코어가 3.4GHz로 작동하며 TDP는 일반 사용 시 9W, 최대 사용 시 12W다. 2코어 4스레드를 갖춘 8세대 동급 Y 프로세서(TDP 7W)와 비교하면 냉각에 필요한 전력 소모는 약간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성능, 특히 그래픽과 관련한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아이스레이크는 차세대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802.11ax)를 지원한다. 와이파이6는 이전 세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수준에서는 2.4/5GHz 대역에서 2.4Gbps(초당 약 300M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초고속 유선 인터넷이나 5G 등의 통신망 갖춘 상태에서 이 규격을 사용할 경우 와이파이만으로도 유선 인터넷에 준하는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단순히 파일을 빠르게 내려받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와이파이를 통한 4K 동영상 시청, 실시간 방송 송출 등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스팀 홈스트리밍 같은 기능으로 데스크톱에 설치된 게임을 초경량 노트북에서 원격 실행할 때도 지연시간을 줄이고 끊김 없이 실행 가능하다.
선더볼트3 지원 역시 특징이다. 선더볼트3는 USB 3.1 Gen2와 비교해 최대 4배 빠른 40G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규격이다. 이를 통해 4K 디스플레이를 듀얼로 구성하거나 5K 디스플레이를 단일로 연결할 수 있으며, 최대 100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케이블 하나만으로도 노트북을 충전함과 동시에 연결된 고해상도 모니터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특히 USB C형 단자를 사용하는 만큼, 노트북 자체를 얇게 제작해도 이 규격을 사용할 수 있다. 모니터 외에도 외장 그래픽 카드(eGPU)를 이 규격으로 연결하면 초경량 노트북에서도 RTX2080 같은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직접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텔은 아이스레이크를 발표하면서 노트북이라는 제품을 새롭게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 향상 역시 중요하지만, 이를 포함해 그래픽 성능, 배터리 효율, 연결성 강화를 통한 확장성 등 노트북 생태계 전반을 함께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다. 아이스레이크를 탑재한 초경량 노트북은 얇고 가벼운 폼팩터에서도 빅데이터를 처리할 만큼의 충분한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을 확보했으며, 여기에 와이파이6나 선더볼트3를 통한 확장성 까지 갖췄다. 특히 인텔은 이러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1만 5,0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인력과 함께 소비자 경험 개선을 위한 튜닝용 소프트웨어 등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인텔 크리스 워커 부사장은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노트북이라는 플랫폼의 리더십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인텔의 10나노 공정 기술과 아키텍처 설계로 PC에서 처음으로 광범위한 인공지능 구현, 새로운 그래픽 아키텍처, 와이파이6, 선더볼트3를 칩(SoC) 하나에 통합해 노트북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