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대포통장을 예방하고, 금융 정보를 일시에 확인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IT동아 남시현 기자] 출근하자마자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본인을 '대검찰청 특수부'라고만 했다. 그는 본인 명의로 모 은행 광명 철산동 지점에서 내가 모르는 사이 대포 통장이 개설되었다며, 신원 확인을 위해 다른 은행의 계좌번호를 조회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해당 은행과 거래한 내역이 없으므로 통장 개설이 가능할리 없다고 설득해봤는데, 본인이 모르게 개설됐기 때문에 대포 통장이라는 답이 왔다. 그래서 다른 계좌가 있긴 한데, 주택청약적금이라서 입금만 가능하고 임의 출금은 안된다고 말을 건넸다. 웃음기를 띠고 기초적인 금융 상식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니, 그쪽에서 먼저 "지금 이게 웃기냐"며 전화를 끊었다.
만약 사기범이 지칭한 은행에 거래 내역이 있어 어렵지않게 통장을 개설할 수 있고, 우연히 광명시 철산동에 방문해 신분증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면 조금은 진지하게 듣지 않았을까? 전혀 아니다. 검찰청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상으로 은행명, 계좌번호 등의 금융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면, 처음부터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검찰청 홈페이지에 보이스피싱 주의사항 안내가 팝업돼있다. (출처=검찰청 홈페이지)>
갈수록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능적으로 변모해간다. 애초에 보이스 피싱범이 필자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정확하게 안다는 것을 보면, 이미 신상 및 금융 정보까지 갖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들은 그 정보를 이용해 속아넘어갈만한 논리로 접근해온다.
이런 사기 수법에 당하지 않으려면 본인의 금융 정보를 확실하게 알아놓고, 정리해놓을 필요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결제원이 제공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이하 페이인포)라는 서비스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페이인포를 통해 전국 모든 은행에서 본인 명의로 개설된 통장과 휴면 통장, 신용카드, 보험, 대출 정보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내계좌, 카드 등의 금융 정보를 통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페이인포를 통해 다양한 금융 정보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페이인포)>
페이인포는 본인 명의로 된 금융 정보를 일괄로 조회하는 서비스다. 공인인증서와 본인 휴대전화만 있으면 전 금융기관에 등록된 정보를 모두 불러올 수 있다. 조회뿐만 아니라 모든 계좌 개설 내역과 카드 발급 현황, 보험 가입 정보, 대출 정보, 자동이체 조회 및 해지, 변경이 한 번에 가능하다.
계좌 서비스는 일반 은행과 지방 은행, 특수 은행을 포함해 총 25개 은행을 조회할 수 있고, 카드 및 금융 정보는 11개의 카드사와 47개의 보험 및 금융 정보 회사가 참여한다. 증권 계좌 등 특수한 경로를 제외한 일반적인 금융 현황은 충분히 조회할 수 있다. 페이인포를 통해 제공되는 계좌 정리와 자동 이체 통합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내가 만든 모든 입출금 통장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
<계좌통합조회 예시, 본인 명의로 개설돼 전산망에 등록된 모든 계좌가 확인된다. (출처=페이인포)>
계좌 통합 관리 서비스는 전국 25개 은행에서 본인 명의로 개설된 모든 계좌를 보여준다. 각 항목은 계좌번호와 상품명, 개설일, 최종 입출금일, 잔고가 모두 표시되며, 활성 상태와 통장 비활성화 여부, 계좌 해지 후 잔고 이전까지 지원한다.
만일 본인이 개설하지 않았거나, 방문해본 적 없는 지점에서 통장이 개설됐고, 혹은 평소 사용하지 않는 통장 잔고가 비정상적이라면 해당 은행을 방문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길 바란다.
모든 신용 및 체크카드를 확인하고, 포인트 조회까지 가능한 카드정보 조회
<카드정보조회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포인트 조회가 가능하다. (출처=페이인포)>
해당 서비스는 본인이 발급받은 유효한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본인 명의로 된 가족카드까지 포함된다. 카드가 개설된 금융사와 보유 카드 개수, 포인트 조회, 카드 이용 한도 및 단기 카드 대출 한도도 함께 볼 수 있다.
개설 항목과 함께 결제 예정 금액과 결제 계좌, 연체 금액 및 최근 이용 대금도 간단히 표기된다. 카드사에서 제공되는 정보보다는 간략하게 설명돼있으나, 카드를 여러 장 사용한다면 편리하게 통합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또한 이미 오래전에 분실하거나 파기한 카드 정보가 여전히 남아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입했던 보험, 일시납 했던 세세한 정보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보험가입정보조회
<금융정보조회 탭에서 보험가입정보조회서비스와 대출정보조회가 가능하다. (출처=페이인포)>
보험 가입 정보 조회 서비스는 지금 현재 가입된 보험의 계약 상태와 시작일, 종료일, 보험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조회만 가능하니, 계약 내용 변경이나 자세한 내역을 확인하고 싶다면 보험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게 좋다.
이와 함께 대출정보 조회 페이지를 통해 신용 정보 공동 전산망에 등록돼있는 잔여 대출 원금을 확인할 수 있다. 한도 대출(마이너스 통장 등)의 경우 약정 금액이 표시되며, 대부 업체를 통한 대출은 조회되지 않는다.
내 계좌 확인 후, 자동이체를 일시에 변경하고 싶다면?
<다양한 금융정보 조회뿐만 아니라 자동이체 조회 및 변경도 지원한다. (출처=페이인포)>
자동이체 통합 관리 서비스는 각 통장에 연결된 자동이체 내역, 이체 해지, 변경, 해지 및 변경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각 항목별로 상세 조회를 누르면 통장에 연결된 청구 기관명과 기관 코드, 자동납부 종류 및 납부자 번호, 자동납부 신청 일자까지 모두 조회된다. 확인 후 자동이체를 해지하거나, 다른 통장으로 변경 신청하는 게 가능하다.
해지 및 변경 서비스는 은행 영업일 기준 오전 9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만 가능하며, 기관에 따라 2~5일 정도 소요된다. 또 신청 시 문자메시지로 변경 여부를 통지받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 내 금융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어
<더 많은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어카운트인포' 앱으로도 조회가 가능하다. (출처=페이인포)>
보이스피싱은 '만약에…' 같은 우려를 파고드는 사기 수법이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계좌 상태나 카드 정보, 금융 정보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대포통장 운운하는 보이스 피싱에 걸려들 염려는 크게 줄어든다. 계좌 정보 통합 관리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는데, 증권계좌가 아닌 일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물론 보이스피싱 수법이 워낙 고도화되고 있어, 계좌 정보를 확인하는 것만 가지고 예방하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평소 금융 정보를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대포 통장이나 대출 사기, 보험사를 사칭한 전화는 듣자마자 사기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본다.
계좌 정보 통합 관리 서비스를 사용해 본인이 보유한 금융 정보를 확인하고 싶거나, 정확한 현황 파악과 정리를 하고 싶다면 페이인포 홈페이지(https://www.payinfo.or.kr/account.html)를 방문하거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어카운트인포'를 다운로드해 실행하면 된다.
글/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