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하는법] 썬더볼트 3 : USB보다 100배 빠른 연결 단자
[IT동아 남시현 기자]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 기술) 시대는 많이 알고, 접해보는 것이 곧 지식입니다. 'IT하는법'을 통해 지식이 될만한 IT 용어와 현상, IT 활용법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복잡한 I/O와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려는 시도, 썬더볼트 3
입출력(Input/Output, 이하 I/O), 인터페이스(Interface)는 컴퓨터와 다른 외부 장치를 연결할 때 접하는 용어다. I/O는 데이터를 입력하는 장치와 출력하는 장치를 통칭한다. 키보드나 마우스처럼 데이터를 보내는 쪽이면 입력 장치, 모니터나 프린터처럼 컴퓨터에 있는 정보를 꺼내오면 출력 장치다.
인터페이스는 조금 더 고차원적인 개념으로, 입출력 장치가 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맞춰놓은 규격 자체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USB 메모리와 USB 포트는 범용 직렬 버스(Universal Serial Bus, USB)라는 인터페이스로 통일돼 서로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CD롬에 플로피 디스크는 들어가지 않고, 억지로 넣어도 인식되지 않는다. 두 개체의 하드웨어 인터페이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와 주변 기기 사양표를 보면, 입출력 인터페이스 혹은 I/O 인터페이스 내역이 있다. 입력과 출력 장치를 연결할 때 필요한 인터페이스가 무엇인가를 표기한 것이다. 이 사양표를 읽을 수 있다면 해당 제품에 연결 가능한 장치와 호환성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좌측부터 마이크로 USB B타입, 미니 USB B타입, 마이크로 HDMI 포트>
복잡하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USB, HDMI, 랜포트, 오디오 단자 등은 국제 표준화가 이뤄져, 입력 단자와 출력 단자의 생김새만 알면 쉽게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십수 년 동안 출시된 인터페이스가 쌓이니, 잘 쓰지 않는 규격은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든 포트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진행됐고, 그 결과가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다.
저장 장치부터 디스플레이까지 연결되는 썬더볼트 3 인터페이스
<우측에 위치한 USB C타입 형태가 썬더볼트 3 단자다>
'썬더볼트(Thunderbolt)'는 애플과 인텔이 공동 개발한 인터페이스다. 2011년에 첫 세대가 발표됐고, 2013년 2세대, 2015년 3세대 인터페이스까지 공개된 상태다. 앞서 출시된 1, 2세대는 다른 대체 수단이 많아 별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3세대는 다르다.
활용하기 어려운 미니디스플레이포트 대신 위아래 구분이 없는 USB C타입(타원형) 단자를 채택해 편의성을 높였다. 그래서 썬더볼트 3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면 썬더볼트 3로, 일반 USB C타입 케이블을 연결하면 USB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헷갈리기 쉽다. USB C타입은 I/O(형태)며, USB 2.0, 3.0, 3.1 인터페이스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니 USB C타입의 I/O가 적용됐으면서, 인터페이스가 썬더볼트 3인 단자만 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썬더볼트 3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와 기기가 이를 지원해야 하며, 재차 언급하지만 전용 케이블도 필수다. 제약은 있지만 그만큼 활용 가치는 높다.
<썬더볼트 3를 지원하는 제품은 파란색 번개 마크 심볼이 붙어있다>
초창기는 외장 하드, USB 허브처럼 필수 장치에만 접목됐다. 하지만 2018년부터 썬더볼트 3 인증 절차가 무료로 전환돼 외장 그래픽 카드, NAS, 랜 포트와 공유기, 모니터, 사운드 출력, 노트북 충전 및 데스크톱 연결까지 그 쓰임새가 확장되고 있다. 사실상 모든 I/O와 인터페이스가 썬더볼트 3로 통합되고 있다.
초당 5GB 데이터 전송과 100W 전력 공급.
썬더볼트 3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40Gbps(초당 5GB)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가장 대중화된 USB 2.0의 전송 속도가 480Mbps(초당 62MB)이고, USB 3.0이 5Gbps(초당 625MB)다. USB 3.0에 비하면 8.5배 빠르고, USB 2.0과 비교하면 86배나 빠른 속도다.
현재 출시된 SSD 중 가장 빠른 규격인 NVMe M.2 SSD가 초당 2~3GB 전송 속도를 제공하니, NVMe 기반 외장 하드와 썬더볼트 3 연결 시, 30초면 80GB 블루레이 영상을 옮길 수 있다.
<썬더볼트 3 포트를 통해 외장 그래픽 카드를 구동하는 예시>
전력 공급 기능도 USB 3.0 대비 10배 높아진 100W다. 27인치 모니터의 소비전력은 평균 40~70W 사이고, 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소비전력이 5~50W 사이다. 지금까지 대다수 외부 기기는 220V 어댑터를 꽂아야 작동했지만, 썬더볼트 3가 제공하는 소비전력 이내 제품 중 일부는 어댑터 없이도 전원을 공급받도록 설계된다. 게다가 전력 공급과 동시에 I/O 기능도 수행하니, 썬더볼트 3 케이블 하나가 전원 어댑터와 HDMI, DP 케이블을 모두 대체한다.
USB 4.0이 썬더볼트 3를 승계해 모든 인터페이스에 활용될 예정
<썬더볼트 3 개념도. 더 빠르고, 더 많은 기능들을 수행한다. (출처=인텔)>
썬더볼트 3가 대중화되면 연결할 수 있는 기기가 대폭 늘어난다. 물론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텔이 보유한 기술이었고, 경쟁사인 AMD, ARM은 선뜻 이 기술을 채택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초, 인텔이 USB 표준을 마련하는 기관인 USB-IF에 썬더볼트 3 프로토콜을 기부했고, 썬더볼트 3는 USB 4.0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앞으로 USB 4.0 시대가 도래하면 C타입 포트에 모니터, 프린터, 빔프로젝터를 연결하는 게 당연해지고, 그래픽 성능이 부족한 노트북에 외장 그래픽 카드를 꽂아 그래픽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소비전력이 100W 이하인 소형 기기는 복잡하게 220V 전원과 추가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어지고, 대형 기기도 전원 케이블과 썬더볼트 포트 하나면 모든 연결이 끝난다.
보급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워낙 활용 가치가 높으니 빠르게 다른 기능들을 대체할 전망이다. 썬더볼트 3 인터페이스를 이해한다면, USB 4.0 시대에는 고심할 필요 없이 USB C타입 케이블만 연결하면 될 것이다.
글/ IT동아 남시현(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