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아이튠즈, 그리고 새롭게 바뀌는 아이폰 파일 관리법
[IT동아 남시현 기자] 매년 6월경 미국에서 개최되는 애플 '연례 개발자 회의(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는 애플 신제품 공개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및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행사다. 앞으로 1년간 행보를 예고하는 자리인 만큼 전 세계 애플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주목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WWDC는 6월 3일~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주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서버용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맥프로 데스크톱, 6K 해상도 31.5인치 모니터인 애플 프로 디스플레이 XDR를 공개하며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차세대 아이폰 운영 체제인 iOS 13을 공개했고, 이전까지 iOS에 통합되어있던 아이패드 운영체제를 아이패드 OS로 분리해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애플 컴퓨터용 운영체제인 맥OS 카탈리나, 애플 워치 OS도 공개했다.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오는 가을에 이뤄지며, 업데이트 지원 제품에 포함된 기기 사용자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모든 OS 업데이트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항목이 있으니, 바로 음원 관리 프로그램인 '아이튠즈'의 삭제다.
사진과 영상, 백업과 업데이트까지 모두 제공하는 아이튠즈
현재 최신 버전인 맥OS 모하비(버전 10.14.5)는 아이튠즈를 기본 앱으로 제공한다. 모든 애플 모바일 기기는 아이튠즈를 활용해 음원 및 동영상, 일반 파일을 저장 및 정리하고, 백업과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 팟캐스트, 음원 판매 서비스인 아이튠즈 스토어까지 포함돼있다.
하지만 올가을부터 제공될 맥OS 카탈리나부터 음원 및 동영상은 음악, 팟캐스트, Apple TV를 통해 다루고, 동기화 및 백업은 맥OS의 탐색기인 파인더를 활용하게 된다. 기능이 세분화되면 컴퓨터가 받는 부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파일 종류에 따른 관리도 편해진다.
반면, 10년 넘게 아이튠즈를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갑작스런 변화가 불편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그래서 향후 출시될 운영체제를 미리 사용해보는 베타 버전으로 새로운 맥OS 카탈리나(버전 10.15, 19A471t)를 설치하고, 아이튠즈의 변경 사항을 직접 소개해본다.
아이튠즈의 핵심 기능인 음원 관리는 애플 뮤직이 통합된 '음악'으로
아이튠즈는 원래 음악 재생, 음원 파일 저장 및 관리가 목적인 서비스다. 그래서 음원 재생에 관련된 모든 기능은 '음악'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대체하게 됐다. 기존 아이튠즈에서 사용하던 플레이리스트는 그대로 유지되며,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의 구매 내역과 리스트도 음악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 기기와 데스크톱을 연결했을 때 활성화되는 기기 항목은 더이상 백업 및 업데이트 항목을 제공하지 않으며, 기기에 저장된 음악 목록만 보여준다.
독립된 인터페이스와 편리한 보관 기능이 추가된 애플 팟캐스트
팟캐스트는 인터넷으로 개인 라디오 방송을 중개하는 앱이다. 제공자가 오디오 쇼, 라디오 방송 파일을 업로드 하면, 구독자가 이를 다운로드해 청취하는 미디어 전달 방식이다. 초기에는 사용자가 적어 아이튠즈로도 원활히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인 서비스가 됨에 따라 분리되었다.
새로운 팟캐스트는 지금 재생 중인 에피소드, 카테고리 둘러보기, 인기차트 검색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보관함을 통해 최근 업데이트된 항목, 프로그램, 에피소드, 다운로드된 항목까지 다룰 수 있다.
동영상 기능은 애플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로 진행
동영상을 기기에 업로드, 다운로드하는 기능은 2019년 5월 14일에 출시된 애플 TV 앱으로 통합되었다. 애플 TV 자체는 맥OS와 애플 TV 지원 스마트 TV 및 셋톱박스를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일반 동영상을 관리하는데도 효율적인 메뉴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자용 운영체제로 테스트를 진행해, 향후 영상 전송 기능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확인해볼 수 없었다. 그래도 이름과 목록만 보이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드래그 앤 드롭과 미리보기로 영상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 스마트폰의 통합 관리와 동기화 기능은 탐색기능인 '파인더'에 포함
아이튠즈를 통해 제공되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자동 백업 및 복원, 파일 동기화 등의 기능은 맥OS의 파인더 앱으로 옮겨갔다. 파인더는 윈도우의 '탐색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파일 경로나 폴더 생성 등에 쓰이는 기본 앱이기 때문에 맥OS 사용자라면 친숙한 프로그램이다.
인터페이스는 파인더에서 다루기 좋게 변경되었고, 음악, 동영상, TV 프로그램, 팟캐스트, 오디오북, 책, 사진, 파일을 세분화해 동기화한다. 따라서 맥OS와 애플 기기를 연결해서 쓰는 사용자라면, 아이튠즈보다 더 편리하게 활용하게 되겠다.
무선 전송은 인터넷 기반의 iCloud Drive, 블루투스 기반의 AirDrop을 활용
유선 전송 방식은 다양하게 나뉘지만, 무선 전송은 그대로 유지된다. 애플 고유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iCloud Drive는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든 자료를 주고받는 기능이다. 기본 제공 용량이 5GB에 불과하지만, 작은 파일들을 쉽고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GB보다 크고 많은 데이터를 옮겨야한다면,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 기반의 무선 전송 시스템, 에어드롭(AirDrop)을 활용한다. 에어드롭은 각 기기가 10미터 이내에 있기만 하면 용량 제한없이 파일을 전송할 수 있고, 사용 방법도 에어드롭 메뉴에 드래그만 하면 된다. 파일 정리가 복잡해지지만, 간단하게 파일을 공유하는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
편리하게 파일을 분류할 수 있지만, 사용 방법은 아이튠즈와 비슷하다
맥OS 카탈리나 베타 버전을 사용해보니, 아이튠즈가 음악, 팟캐스트, 애플TV, 파인더로 세분화된 점이 확인된다. 이제 음원은 음악에서 재생되고, 동영상은 애플 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통합적인 파일 관리와 업데이트, 그리고 백업은 파인더를 통해 진행된다.
아이튠즈가 익숙한 사용자를 위해 파인더를 통한 파일 동기화 방식은 유지되었지만, 음악, 팟캐스트, 애플 TV로 쉽게 파일을 저장할 수 있어 초보자가 다루기도 쉬워졌다. 추가적으로 iOS 13부터 파일 앱을 통해 iCloud Drive 폴더 공유가 가능해지고, SD 카드 및 USB 메모리를 지원해 더 쉽게 파일을 넣을 수 있게 된다.
올 가을 적용될 이 새로운 파일 관리 방식은 애플 아이폰6S(2015년 출시)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 아이팟 터치 7세대, 아이패드 에어2(2014년 출시) 이후 태블릿에 적용되고, 맥OS 카탈리나 설치가 가능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