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데이터' 고픈 중소기업들, 부산에 모인 이유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서 데이터는 대단히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각 시장의 공급량이나 수요량, 소비 정보, 기상 정보 등의 통계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해당 단체, 기업의 경쟁력이 결정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클라우드가 일상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다만 상당수의 기업, 특히 중소기업이나 1인 창업자들은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리고 이런 데이터를 어디서 얻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데이터를 가지고 있거나 이런 데이터를 가공해서 공급하는 기업들 역시 어떻게 자신의 데이터를 파는 과정에서 마땅한 플랫폼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하기관인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 data)를 통해 데이터 공급 및 가공, 수요 기업들을 연결시키는 '데이터 스토어'를 오픈하고 이러한 기업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데이터 거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2019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4월 중 전국 주요도시를 도는 설명회 및 데이터 매칭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이는 각 지역의 데이터 공급 및 수요 기업들을 초대해 사업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며, 이들 기업끼리 만나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마련된 행사다.
필요하지만 너무 비싼 데이터, 정부 지원 75%로 부담없이 구매
첫 번째 행사는 4월 5일, 부산디자인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단상에 오른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하기목, 황호규, 김동주 선임은 데이터 거래 활성화 및 이와 관련된 유력 4차 산업혁명 기업들을 독려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적이라며, 연간 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5개년 계획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데이터 구매 분야의 경우는 총 1,000개사 대상으로 1사 당 최대 1,800만 원어치의 데이터 구입 및 활용을 지원한다. 데이터 가공 분야의 경우, 일반 가공은 총 400개사 대상으로 1사 당 최대 4,500만원, 그리고 AI 학습용 또는 테스트용 데이터 가공을 희망하는 기업은 240개사를 따로 분류해 1사 당 최대 7,000만 원어치의 데이터 가공서비스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이번 사업의 데이터바우처는 데이터 수요 기업에게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검증된 공급 기업으로부터 제공받는 형식이다. 현재 60여곳의 공급 기업이 선정된 상태이며 이들이 정부지원을 받는 주체다. 지원금의 75%를 정부에서 지원하며 25%는 민간 부담 조건이다
데이터 수요 기업 및 공급 기업이 데이터바우처를 신청하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위원회를 거쳐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며, 선정되면 협약을 거쳐 5개월 안에 사업을 마무리하는 형식이다. 이후에는 이행 상황 및 성과를 점검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분쟁조정위원회도 운영한다.
데이터 판매, 가공, 수요 기업들 모두 사업의 주체
2019년 4월 현재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 스토어에는 870여개의 데이터 상품이 등록되어 있다. 등록된 데이터 판매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등의 업체를 통해 카드 매출 데이터, 지역별 소비자 정보, 상권 특성 정보 등의 소비 통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기업데이터, NICE평가정보 등의 업체를 통해 기업개요 및 사업장 휴/폐업 정보, 국민연금 가입 기업 정보 등의 DB를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빅밸류, 부동산114 등의 업체를 통해 전국 부동산 매매 시세, 지역별 건설사별 입주물량 등의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다양한 데이터가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데이터를 다시 한번 가공하여 실질적 활용을 돕는 데이터 가공기업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데이터의 시각화 및 최적화 등을 거치게 되며, 각 데이터 수요자에게 적합한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데이터 가공 기업들 역시 이번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의 주체 중 하나다.
부동산, 금융, DB, AI 등 다양한 데이터 판매/가공 기업 참여
5일 열린 부산 행사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판매, 가공기업들이 당일 행사에 참여한 100여개의 데이터 수요 기업들을 상대로 자사의 서비스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이날 단상에 오른 곳은 부동산114, BC카드, 한국기업데이터, 한솔시큐어, 그리고 블루웨일 등 5개 업체로, 이들은 모두 행사가 열린 부산 지역 데이터 수요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 선발되었다.
부동산114는 자사가 업계 최초의 전국 부동산 정보 기반 빅데이터 업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독자적인 REPS(부동산 시계열 통계 데이터 프로그램)을 이용, 전국 단위의 부동산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전국 6,935,554호에 달하는 부동산을 주 단위로 전수 조사하여 신뢰도가 높다는 점도 밝혔다. 제공하는 데이터는 시군구 아파트 단지정보, 실거래가 매핑데이터, 분양물량, 공급 물량 등 다양하다.
< 자사의 데이터 상품을 소개하는 BC카드 송지혜 매니저>
BC카드는 전국 2,800만 고객 및 300만의 가맹점을 보유한 최대 규모의 신용카드 업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소득 추정, 소비성향추정, 실적 집계 및 예측 등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성별, 연령대별 직업별 등으로 카드 사용 지역 및 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등, 수요기관의 활용 목적에 맞게 최적화된 데이터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데이터는 2005년 공공기업으로 설립되어 2013년에 민영화된 업체로, 850만에 달하는 기업정보, 845만에 달하는 부동산 등기 DB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전문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데이터의 판매 외에 데이터의 가공 서비스까지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AI/머신러닝용 데이터 가공 서비스도 지원하여 각종 시세를 예측하거나 고객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데이터 가공 업체인 한솔시큐어는 머신러닝, 패턴분석을 통해 다양한 제조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Falkonry LRS’ 솔루션을 소개했다. 특히 이 솔루션은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으며, 분석가를 따로 고용하는 것 보다 정확도나 경제성 면에서 우월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산 품질을 개선하고 설비 고장을 예측하는 등, 다양한 문제해결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블루웨일은 자사 데이터 가공 상품의 적용 사례를 집중 소개했다>
AI 기반 데이터 가공업체인 블루웨일은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텍스트 등의 컴퓨터 비전 관련 데이터를 가공, 고객들의 불완전한 정보를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AIMMO’ 플랫폼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안면인식, 사물인식, OCR 등에 기반한 프로젝트 기획/설계가 가능하며, 이미 국내 유명 쇼핑몰 및 SNS 서비스, 국토 관리 공공기관 등에 적용되어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
한편 이번 행사장에선 데이터 판매 업체 및 가공 업체, 그리고 수요 업체의 책임자들이 직접 만나는 비즈니스 미팅 코너도 마련, 데이터 구매 및 가공, 사전협의 등의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 데이터 판매자와 수요자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비즈니스 미팅 코너도 마련되었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데이터바우처추진단의 이정현 단장은 "예전에는 각 기업의 기밀사항으로 취급되거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으로 외부와 공유되지 못하던 데이터들이 철저한 정제를 거쳐 문제 소지를 없앤 후, 정당한 대가를 받고 거래되는 시대가 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해 특히 중소기업, 1인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 이라고 밝혔다.
2019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 설명회 및 데이터 매칭 데이 행사는 4월 5일 부산 행사를 시작으로 8일 광주, 10일 서울, 12일 대전 행사로 이어지며, 15일 제주 행사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 및 행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