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고성능 CPU, 인텔 코어 i5

김영우 pengo@itdonga.com

인텔 CPU 삼형제 중의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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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조사에서 ‘규격은 같지만 성능에 차이가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동시에 판매할 때가 있다. 다만,제품명만 봐도 대략적인 성능을 추측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까지 인텔의 CPU 제품들은 그러하지 못했다. 물론, 세계 1위의 CPU 업체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알아서 정보를 찾아주겠거니 하는 심정도 있었겠지만, 일반인이 ‘셀러론’이니 ‘코어2 듀오’니 하는 이름만 보고 해당 제품의 성능과 등급을 유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인텔에서 신제품 CPU들을 내놓으면서 제품명을 알기 쉽게 바꿨다. 일단 최상위급 제품은 코어 i7, 중급형은 코어 i5, 그리고 보급형은 코어 i3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는 모델명에 3 / 5 / 7을 넣어 등급을 구분하는 BMW 자동차의 작명법과 유사하다.

이 ‘인텔 CPU 삼형제’ 중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것은 코어 i7이고, 가격이 가장 싼 것은 코어 i3다. 그리고 가격과 성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모델이 바로 코어 i5로, 향후 인텔의 CPU 시장 전략에서 중심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이번 시간에는 코어 i5의 특징과 세부 모델들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자.

하이퍼쓰레딩과 터보부스트 기술

인텔의 코어 i3-5-7 시리즈는 모두 ‘네할렘 마이크로아키텍처(Nehalem Micro Architecture)’라고 하는 제조기술로 만들어졌다. 네할렘 마이크로아키텍처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하이퍼쓰레딩(Hyper- Threading)과 터보부스트(Turbo Boost) 기술이다.

하이퍼쓰레딩은 CPU의 코어 수를 2배로 늘리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 코어의 수가 2개인 듀얼코어 CPU에 하이퍼쓰레딩을 적용하면 운영체계 상에서 4개의 코어를 가진 쿼드코어 CPU처럼 인식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CPU 코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물리적으로 하나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누는 것이다. 이 경우, CPU 전체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큰 작업을 할 때는 그다지 효과가 없지만, 자잘한 작업 여러 개를 동시에 할 때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하이퍼쓰레딩 기술은 펜티엄4 후기 모델에 처음 적용되었다).

그리고 터보부스트 기술은 일종의 자동 오버클러킹(overclocking) 기능과 같다. 오버클러킹이란 CPU의 클럭(clock : 동작속도)을 기준치 이상으로 의도적으로 높여서 성능을 높이는 행위를 말한다(하지만 오버클러킹을 하다가 실수하면 PC가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 지식이 많은 소수의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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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부스트 기술이 적용된 CPU는 작업의 종류에 따라 자동으로 각 코어의 클럭을 높이거나 낮춘다

터보부스트 기술이 적용된 CPU는 단순히 클럭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낮추기도 한다. 이는 현재 처리하는 작업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하면 클럭을 기준치 이상으로 높여서 성능을 향상시키고, 가벼운 작업을 하면 클럭이 낮아지면서 소비하는 전력을 줄인다. 작업 효율은 높이면서 전력은 아끼는 신통한 재주를 가진 셈이다.

코어 i7은 최상위급 제품답게 위에서 설명한 하이퍼쓰레딩과 터보부스트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는 쿼드코어다. 그리고 보급형인 코어 i3는 하이퍼쓰레딩만 갖춘 듀얼코어이며, CPU 내부에 GPU(Graphic Processing Unit : 그래픽 처리 장치)를 가지고 있어 따로 그래픽 카드를 꽂지 않고도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급형인 코어 i5는 어떨까? 이는 모델마다 조금씩 다른데, 지금까지(2010년 3월 기준) 나온 코어 i5 제품들을 살펴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코어 i5 700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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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i5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발매된 시리즈로서, 개발 코드명은 린필드(Lynnfield)이다. 현재 750과 750s 모델의 2가지가 나와있다(750s는 750의 저전력 모델이다). 코어 i5 700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쿼드코어 형태에 터보부스트 기술을 갖추었고 총 1MB의 L2 캐시에 4MB의 L3 캐시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다만, 하이퍼쓰레딩 기술이 제외되어 상위 제품인 코어 i7과 구별된다. CPU 클럭은 750 모델이 2.66GHz, 750s 모델이 2.4GHz로서 600 시리즈에 비해 클럭이 다소 낮은 편이며 전 모델에 GPU가 내장되지는 않았다.

코어 i5 600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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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시리즈의 뒤를 이은 제품으로서, 개발코드명은 클락데일(Clockdale)이다. 600 시리즈는 700 시리즈와 달리 듀얼코어 제품이지만, 터보부스트와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동시에 갖추었다. 또한 클럭도 3GHz 이상으로 높아, 단일 작업을 할 때는 쿼드코어인 700 시리즈 이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 모델이 GPU를 내장한 것도 700 시리즈와 다른 점이다.

모바일 코어 i5 600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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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용 코어 i5는 500 시리즈와 400 시리즈가 있으며, Mobile의 약자인 ‘M’이 제품명 뒤에 붙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개발 코드명은 엘런데일(Arrandale)이다. 노트북용 코어 i5은 듀얼코어 형태이다. 하이퍼쓰레딩 및 터보부스트 기술, 내장 GPU등을 갖춰 기본적인 특징은 데스크탑용 600 시리즈와 유사하며, 노트북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소비 전력이 크게 낮아진 것이 차이점이다.

성능은 어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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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에 사용한 삼성 센스 R480은 코어 i5 520M을 탑재한 14인치급 노트북이다

그렇다면 코어 i5의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물론, PC의 성능이라는 것이 꼭 CPU 혼자만의 힘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CPU가 PC의 등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메모리 그래픽카드, 하드디스크 등이 좋아도 이 모두를 컨트롤하는 CPU의 성능이 뒤떨어진다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CPU의 성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연산 성능이다. PC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산드라(Sandra)’를 가동, CPU의 연산 성능을 측정하는 ‘Processor Arithmetic’ 메뉴를 실행해 연산 성능을 측정해보았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PC는 삼성전자의 ‘센스 R480’으로서, 코어 i5 520M을 탑재한 14인치급 노트북이다. 그리고 코어 i5뿐만 아니라 코어 i7과 코어 i3, 그리고 기존 제품인 코어2 듀오의 성능 수치도 함께 넣어 비교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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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CPU의 연산능력을 측정 / 비교했다. 코어 i5의 성능은 코어 i7보다 낮았지만 코어 i3보다는 우수했다

정수연산 성능이 높으면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이 높으면 3D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유리하다. 테스트 결과, 코어 i5는 코어 i7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코어 i3나 코어2 듀오와 비교하면 월등한 연산 성능을 갖춘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코어2 듀오 급의 PC로도 어지간한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별로 없으니 코어 i5 정도면 일반인이 사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높은 성능을 갖춘 셈이다.

성능과 가격의 조화가 인기의 비결?

브랜드나 디자인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제품도 있지만, PC 부품시장에선 거의 ‘성능’을 중심으로 제품의 가치가 평가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PC부품 시장은 가격 대 성능 비에 따라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움직인다. 그렇다면 코어 i5의 현재 시장에서의 위치는 어디일까? 가격 비교 사이트인 ‘다나와(www.danawa.com)’에서 인텔 CPU 부문을 한번 살펴보았다(2010년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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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확인한 인텔 CPU 인기 순위에서 코어 i5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10년 3월 현재)

이처럼 코어 i5는 성능뿐 아니라 가격도 코어 i7과 코어 i3 사이로 형성되어 있으며, 현재 CPU 인기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PC 시장에선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제품보다는 이 두 가지를 잘 조화시킨 제품이 호평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고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최적의 선택을 하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고성능 CPU’인 코어 i5는 꾸준한 사랑을 받을 듯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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