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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PC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가? - 1부 : 작은 관심이 PC의 건강을 지킨다

이문규

부팅만 5분, 뭐가 문제라는 거야?

경영지원팀과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드디어 새 업무용 PC로 교체해준다는 다짐을 받았다. 출근해서 PC를 켜면 바탕화면이 나타날 때까지 한 세월, 인터넷 창 하나 여는데도 몇 분이 걸린다. 행여나 워드 파일이라도 2~3개 열려고 하면 적어도 10분 정도는 마우스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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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그림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면 컴퓨터 때문에 속 좀 썩은 사람일 거다

참는데도 한계를 느끼고 수 차례 경영지원 팀에 간언을 올렸다. 한달 간의 지루한 상소 끝에 경영지원 팀장의 하해와 같은 성은인 '최신형 PC로의 교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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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 블루 스크린이라면 ‘재설치나 하자’고 포기라도 하지

정말이지 더욱 열심히 일할 작정이었다. 업무에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산뜻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업무에 임했다. 확실히 지난 번 그 '고물' PC에 비하면 이 PC는 '전광석화'와 같은 실행속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눈부신 성능'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새 PC를 사용한지 닷새가 지나자 지난 구형 PC에서 발생했던 속도저하 문제가 또 나타나고 말았다. PC 기술은 잘 모르지만 이건 적어도 PC 본체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출시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최신 컴퓨터가 왜 이리 느려지는 걸까? 혹시 바이러스라도 감염된 건가?

혹시 바이러스?

물론 PC에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우선 바이러스 검사를 해봐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무료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가 많이 있으니 이를 사용해보기로 한다.

대표적으로 알집, 알씨 등의 제작사인 ㈜이스트소프트가 개발한 '알약(alyac.altools.co.kr)'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네이버 백신(security.naver.com)', 안철수연구소의 ‘V3라이트(v3lite.com)' 등이 있다. 이것들은 무료 백신 프로그램 치고는 비교적 신뢰성 있는 성능을 보여주니 하나쯤은 설치해두는 것이 좋겠다.

다만 '무료 사용'이라 하여 여러 가지 백신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하나의 백신만 사용하기 바란다.

바이러스 검색 결과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면(이 결과를 100% 믿고 안심할 수도 없지만), 일단 없다고 하니 이제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프로그램이 문제라고?

앞서 바이러스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언급하였다. 바이러스보다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PC에 설치된 불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CPU나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의 자원이 잠식되어 발생하는 경우다. 아니, 업무용 프로그램 외에 달리 설치한 적도 없는데 불필요한 프로그램 이라니…? 이는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설치된 것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파일이 PC에 저장된다. 웹 페이지에서 보는 사진 파일이나 플래시 동영상 등은 기본적으로 PC의 특정 폴더에 저장되는데, 이는 다음에 동일한 페이지를 열 때 그 웹 페이지가 아닌 자신의 PC에서 불러오게 하여 웹 페이지 출력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이를 '인터넷 캐시 파일(Internet cache file)'이라 하는데, 이 중에는 PC에 자동 설치되어 자원을 갉아먹는 프로그램도 상당 수 존재한다.

바로 액티브X 컨트롤 파일(이하 액티브X)이 그것인데, 인터넷 사용하다 보면 귀찮게 자꾸 뭘 설치하라며 작은 창이 뜬다거나, 화면 상단에 노란색 줄이 생기는 걸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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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액티브X 컨트롤 파일 중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파일이 더 많다

액티브X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보다 역동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파일이다(이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에만 국한된다). 예를 들어, 인터넷 뱅킹이나 인터넷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액티브X가 설치되어야 한다. 특정 액티브X가 설치되어야 사용자 컴퓨터와 통신하면서 원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컴퓨터와 통신'을 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개인 정보 유출문제로도 확산될 수 있다(특히 회사 업무용 컴퓨터에 있어 보안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바이러스 백신이나 악성코드 탐색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앞서,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이러한 액티브X 파일을 스스로 통제해야 한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이런 액티브X 설치 창에서는 무조건 '아니오' 나 '설치 안함'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꼭 필요한 것이라면 확인 후 설치해도 늦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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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더라도 한번은 내용 보고 넘어가자

이러한 액티브X 파일의 악용으로 인해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등). 일례로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액티브X 파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성능, 보안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단 정상적인 액티브X도 차단되므로 인터넷 뱅킹이나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없다.

004.jpg가정용 PC에서는 무리가 있겠지만, 업무용 컴퓨터에서는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것도 개인정보 노출에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라 하겠다(물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더라도 보안설정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큰 문제는 없다).

005.jpg만약 불필요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면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제거'를 실행하여 '이상한'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삭제해버리길 권한다. 불필요한 프로그램은 딱 티가 난다. 예를 들어, '캐시/현금' 어쩌고 저쩌고 하는 프로그램이나, '무료 바이러스/백신' 프로그램(앞서 언급한 알약이나 네이버 백신 등은 제외)', 'Ad’나 ‘애드'라는 단어가 포함된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에서 흔히 접하는 '무료 바이러스/백신' 또는 '악성 프로그램 제거' 프로그램은 말이 '무료 백신'이지, '탐지는 무료, 치료는 유료'를 고수하고 있는 그 자체가 유해 프로그램이다(이들 프로그램은 사용자 PC에 무수한 광고 정보를 뿌려댄다).

따라서 다른 사용자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이나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은 무조건 삭제하는 게 좋겠다. 이 프로그램들은 윈도우 시작과 동시에 메모리에 저장되어 자원을 잠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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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신 프로그램들. 바이러스를 제대로 탐지하지도 않을뿐더러 치료 시 돈을 내라는 악덕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은 PC 건강관리를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단순히 PC를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제대로 ‘관리’하고 싶다면 앞으로 이어지는 2부의 기사에 주목해보자.

- 2부에서 계속 –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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