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과 직업의 미래] 10. 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사회
IT 커뮤니티인 '오컴(대표 편석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과 미래사회를 그려보는 'Clip IT' 시리즈란 이름의 강연을 개최했다. 이 연재에서는 연사별 강연 내용을 간추려 정리했다. 2019년에는 비즈니스, 직업에 대한 오컴의 새로운 세미나 시리즈가 진행될 예정이다.
Clip IT 10차 강연(12월 7일)은 '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사회'를 주제로 김종엽 씨가 발표했다. 김종엽 씨는 현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 육성 업무를 하고 있으며 <바이오헬스케어 트렌드 블루칩> 집필에 참여했다.
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사회
현재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헬스케어(Health Car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에 걸렸을 때,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헬스케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사전에 질병 이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건강검진 등 과거에 비해서 보다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그런점에서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 역시 헬스케어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헬스케어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그 범주와 의미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 단일보험체제인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케이스로 건강보험의 경우를 살펴보면, 건강보험은 우리가 질병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진료비를 지불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료비의 일부를 우리가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이용하여 의료기관에 대신 납부하는 일종의 서비스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헬스케어로서 그 파급효과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건강보험이란 용어가 정립되고 통용 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집권기인 2000년대 들어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그 이전까지는 의료보험이라고 하여 분절적인 경쟁조합으로서 존재하였다. 그렇다면 건강보험과 의료보험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의료보험은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치료를 위해서 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에 대해서 보험료로 보장을 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건강보험은 기존의 의료보험에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 및 건강증진 활동 에도 보험료를 통해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건강검진, 금연 지원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렇듯 헬스케어는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생활에 녹아 투영되며, 그 의미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헬스케어는 또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0년 이후를 헬스케어 3.0 시대라고도 부르는데, 그렇다면, 기존의 헬스케어 1.0. 2.0은 무엇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헬스케어 1.0 시대는 18세기~20세기 초반으로 전염병 예방이 주요한 목표였던 시대이다. 당시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남으로써, 생산기지인 공장들이 도시에 세워지고,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서 부족한 도시 기반시설로 인해 치명적이면서 다양한 전염병이 창궐하였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전염병의 발생원인(세균의 발견)과, 전염병으로부터의 예방(백신 개발)을 위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과 약제개발에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어졌다. 이러한 노력에 더해 도시기능의 정상적 회복을 위해서 상하수도 시설 및 화장실 정비 등을 통한 도시 인프라가 정비되면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헬스케어 2.0시대는 본격적인 질병 치료의 시대였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세계 경제가 발전하고, 화학산업, 기계산업의 발달로 인하여 의약품, 의료기기가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각 국가들은 제도적으로 의료서비스 공급 체계를 갖춰나가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사망률이 감소하고, 인간의 기대수명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헬스케어 3.0은 21세기 이후 기존의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예방" 및 "건강관리"로의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헬스케어 2.0을 지나면서 기대수명이 늘어남으로써 인구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및 노인성질환의 증가로 인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3.0시대는 본격적으로 헬스케어의 영역이 기존의 치료의 범위를 벗어나 건강증진, 예방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헬스케어 3.0시대의 주요 건강지표는 "건강수명"이다. 건강수명이란, 건강하게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기대수명은 82.3세(남자 : 79.3세, 여자 :85.4세)인데 반해 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73.2세(2015년 기준)이었다. 즉. 약 8.9년을 아픈채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우리나라도 건강수명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 건강수명 연장과 건강형평성 제고를 그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통령 직속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헬스케어 특별위원회'의 활동 목표 가운데 하나도 건강수명 연장이다.
헬스케어 3.0은 2000년대 이후 IT융복합 기술의 발달 및 유전체 분석 기술을 포함한 유전공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도래하였다. 또한 사회적 니즈(Needs) 역시 증가하였는데, 고령화 및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하여 의료비는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료비 증가는 개인부담을 넘어 국가차원의 부담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헬스케어의 진화를 가져오는 중이며, 현재 이 변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헬스케어 변화 흐름
헬스케어는 현재 사회변혁의 중심에 있다. 현재의 대응적, 사후적 헬스케어에서 미래 예측(redictive), 예방(Preventive)의학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환자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에 적합한 맞춤의학(Personalized), 환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참여의학(Particpatory)의 새로운 현상으로까지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는 위에서 언급한 기술의 발달, 사회적 니즈의 변화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헬스케어의 패러다임 변화에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 축적해야만, 예방 및 건강증진, 또한 맞춤형 의학을 통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IBM의 경우 2014년 "IBM Health and Social Programs Summit"에서 우리 인간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는 의료데이터, 유전체데이터, 그 외에 외부적인 활동 데이터 등의 세가지 종류로 분류하고 인간이 한 평생 동안에 만들어내는 이들 세 종류 데이터의 크기를 살펴보면 의료데이터가 0.4TB, 유전체 데이터가 6TB인데 반해서 그 외 외부적인 활동데이터는 무려 1100TB에 이르는데 이들 세 종류의 데이터가 우리 인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는 각각 10%, 30%, 그리고 60%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표하였다.
즉, 이제는 기존의 의료데이터 이외에 다양한 데이터를 습득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최근에는 유전자 분석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유전정보의 확보에 비용 및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다양한 무선센서의 발달, 통신 속도의 향상, 스마트폰의 발달로 외부적인 활동데이터 습득이 기존에 비하여 굉장히 쉬워졌다. 이러한 데이터 중요성으로 인해 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에 대한 기술들 역시 점차 발달하고 있으며, 여기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디지털헬스케어"가 미래 헬스케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종합해보면, '데이터 기반의 건강관리'로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질병 예방과 더불어 전반적인 건강관리 서비스 분야까지 그 영역이 포함되어 있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의 빠른 성장에 대한 전망은 2015년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조사된 바 있는데, 향후 10년내에 제4차 산업혁명의 티핑포인트가 될 주요 기술들을 리스트업(List-up) 한 후, 해당 티핑포인트가 일어날지 여부에 대해서 약 800명의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경영진과 전문가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아래와 같이 헬스케어 관련 영역이 높은 응답을 받았다.
티핑포인트 기술들 중에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기술들도 있고, 아직은 경험하지 못한 기술들도 있는데, 현재 스마트폰(Smart Phone) 및 사물인터넷(IoT)은 다양한 제품을 통해서 실생활에서 활용하며 경험하고 있고,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 커넥티드 홈 역시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IBM의 왓슨을 필두로 하는 의료용 인공지능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었으며, 3D프린팅과 로봇 기술도 나날이 발전해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향후 우리의 실제 생활에서도 영화에서 보여진 것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도 있고, 그렇지 않을 기술들도 곧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지금까지의 헬스케어는 의사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끌어져 왔다. 의사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정보를 생성하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의료기관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생성되는 정보들을 저장, 관리하려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환자는 수동적이었으며, 생성된 정보는 의료기관에서만 확인 가능하였다. 그렇지만 다른 각도에서 볼 만한 작품이 하나 있는데, 2005년 개봉한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복제인간에 대한 이슈를 다룬 영화였으며, 내용 중에 주인공이 침대에서 눈을 뜨자 인공지능이 ‘굿모닝, 수면장애 발견, 주치의 연결 예정’이라고 대화를 나눈다. 이후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소변을 분석한 인공지능이 ‘나트륨 과다 검출, 영양분 조절 권장’이라는 정보를 제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201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는데,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도 있고, 현재 개발 중인 기술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헬스케어 변화에 대한 주요국가의 대응
세계 주요국가들은 이러한 헬스케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나가고, 자국 국민의 건강증진 및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입 및 활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2008년초에 보건부와 자문위원회 논의를 통해 디지털헬스 전략을 수립하였으며, 2011년 건강보험 규정 개정을 통해 메디케어 내 디지털 활용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현재 호주는 연방정부가 국가 차원의 디지털헬스 정책 전략을 수립하고, 주정부에서는 이를 이행하기 위한 사업 추진을 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을 한 상태이며, 더 나아가, 디지털헬스 전략 추진 및 수행을 위한 Australian Digital Health Agency를 2016년에 설립하였다. Australian Digital Health Agency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근거를 검토하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디자인,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모색, My Health Record(언제 어디서나 나의 건강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호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운영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다. 영국 역시 디지털 건강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추진을 위해 NHS Digital 을 2016년에 설립하였으며, 2017년 5월부터는 NHS Apps Library 서비스를 통해 NHS Digital에서 공표한 국제표준을 준수한 앱에는 NHS Apps Library에 등록하고 로고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COPD, 천식, 당뇨병, 심장질환의 지속적 자가관리 및 중재를 위한 디지털 솔류션을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는 2017년~2022년 ‘혁식전인 디지털 건강 솔루션을 통한 더 건강한 캐나다로’ 전략을 제시하였으며, 환자 중심의 연속성 있는 케어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나다는 Access Health 도입을 통해 개인의 건강정보에 대한 접근성 강화를 추진하였으며, 이를 통해 국민들은 건강에 대한 지식증가, 자기관리 가능, 의사 상담시 더 많은 정보 제공이 가능하였다. 또한 임상결과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하였으며, 의료진은 환자와의 치료관계 개선되었고, 전반적으로 진료의 질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역시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다양한 투자 및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ONC를 설치하여 미국 보건의료시스템 내에서 건강정보 기술의 도입 및 보건의료정보 교류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원격의료 등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기술 및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FDA는 2017년 7월 ‘Digital Health Innovation Action Plan’이라는 혁신 플랜을 발표하였다.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의 전문가를 충원하고, 재원도 늘릴 것으로 발표하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디지털헬스케어 기기에 대한 접근법을 새롭게 수립하였는데, 고품질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의 개발을 최대한 촉진시키는 동시에 환자들이 이러한 제품을 적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우수한 기술력과 기업문화를 갖춘 디지털헬스 기술 또는 프로그램 개발 업체를 ‘사전 인증’ 기업으로 인증하고 이러한 기업이 개발한 제품은 출시 전 인허가 과정을 면제받거나, 간소화된 인허가 과정 만을 거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듯 세계 주요 국가들은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술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사회의 헬스케어
미래사회에는 지금까지의 헬스케어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 앞에서 언급한 티핑포인트 기술들이 곧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헬스케어 영역에서 환자의 참여가 활발해 질 것이며, 현재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환자에 맞춤형 의학이 제공됨으로써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시, 공간을 뛰어넘은 의료서비스가 제공 가능해짐으로써 환자는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편리하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며, 건강증진 관련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래 헬스케어의 핵심기술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정밀의료, 유전체분석, 재생의료 등이 거론되는데 아직까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규제, 기술 문제로 인하여 활용이 더딘 측면이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규제가 개선되고, 기술이 보다 발전함으로써 앞에서 언급한 예측의학, 맞춤의학이 의료의 핵심영역으로 자리잡음으로써, 인간은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리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