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성비 강조 자급제폰, 노바 라이트2 써보니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스마트폰을 하나 사려면 정말 몇 번이고 고개를 갸웃거려야 한다. 약정이 어떻고 결합이 어쩌고, 할부원금은 얼마이고, 요금제는 어떤 것으로 해야 하고 등등, 판매점 측에서 온갖 혜택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그다지 좋지 않은 조건인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가장 알고 싶은 건 '그 제품을 쓰기 위해 써야하는 실제 비용이 얼마인지?' 라는 아주 단순한 사실인데 말이다.

화웨이 노바 라이트2
화웨이 노바 라이트2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라면 자급제폰의 구매도 생각해 볼만 하다. 이는 이동통신사가 아닌 제조사를 통해 판매하는 단말기로, 당연히 요금제 선택이나 약정 기간 설정, 부가 서비스 등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단말기만 구매한 후, 원하는 이동통신사로 가서 개통하거나 기존에 쓰던 유심만 꽂아서 쓰면 된다. 그만큼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이 적게 미치기 때문에 통신사 대리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모델이 자급제폰으로 출시되기도 한다. 특히 가격이 매우 저렴한 이른바 ‘가성비’ 제품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화웨이의 '노바 라이트2(Nova lite 2)' 역시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출고가 25만원, 실 구매가 16만원?

노바 라이트2의 국내 출고가는 25만 3,000원이다. 이 역시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지만, 2018년 12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16~17만 원대에 팔리기도 하는 등, 국내에 팔리는 스마트 폰 중 거의 최저가 제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자인까지 저렴하지는 않다. 제법 질감이 좋은 메탈 재질을 적극적으로 적용했으며, 제품 두께도 7.45mm로 슬림한 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블루, 골드, 블랙 컬러 제품이 팔리고 있다. 무게 역시 143g으로 상당히 가볍다.

노바 라이트2 후면
노바 라이트2 후면

탑재된 화면은 5.65 인치 크기, 216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LCD 패널이다. 국내 보급형 스마트폰이 대부분 HD급 해상도를 갖춘 것과 비하면 화질면에서 이점이 확실하다. IPS 규격의 광시야각 패널이기 때문에 색감이나 시야각도 우수한 편이다.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이며 LED 플래시는 갖추고 있지 않다. 전면 카메라는 얼굴 인식 기능에도 대응하므로 암호나 패턴 입력 대신 사용자 얼굴을 전면에 비추는 것으로 화면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 얼굴 인식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노바 라이트2 전면
노바 라이트2 전면

그리고 후면에는 지문 인식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 역시 빠르게 사용자의 지문을 인식해 간편하게 화면 잠금 해제 및 각종 암호 입력을 대신할 수 있다. 본체 측면의 트레이를 통해 유심 및 마이크로SD카드(최대 256GB)를 꽂을 수 있다. 아쉽게도 국내 출시 모델은 2개의 유심을 동시에 꽂을 수 있는 듀얼심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아웃 포커싱, HDR 촬영도 지원하는 듀얼 카메라

후면 디자인은 아이폰 시리즈와 유사한 느낌이다. 요즘 유행하는 듀얼 카메라도 탑재했는데, 13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200만 화소의 보조 카메라, 그리고 LED 플래시를 조합했다. 이를 이용해 배경을 날려 피사체를 강조하는 아웃 포커싱 촬영, 역광을 인해 그림자가 진 피사체도 온전하게 찍을 수 있는 HDR 촬영 등의 기능을 쓸 수 있다.

아웃 포커싱 OFF
아웃 포커싱 OFF
< 아웃 포커싱 OFF>

아웃 포커싱 ON
아웃 포커싱 ON

< 아웃 포커싱 ON>

HDR OFF
HDR OFF
< HDR OFF>

HDR ON
HDR ON

< HDR ON>

그 외에 전반적인 묘사 능력이나 근접 촬영 능력도 양호한 편이다. 다만, 밝기가 아주 밝지는 않으며, 야간 촬영 시에 노이즈가 제법 눈에 띄는 정도가 옥의 티다.

본체 하단
본체 하단

본체 하단에는 데이터 전송 및 전원 충전용 마이크로 USB 포트, 그리고 마이크 및 모노 스피커가 위치하고 있다. 최근 신형 스마트폰에 보급이 진행되고 있는 USB 타입-C 포트를 갖추고 있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범용성 측면에선 마이크로 USB 포트가 더 나을 수도 있다. 다만, 고속 충전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배터리는 본체 내장형이며 용량은 3000mAh로 무난한 수준이다.

가격은 보급형, 성능은 중급형?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하이실리콘의 기린 659(Kirin 659) 옥타코어 프로세서 및 3GB의 시스템 메모리(RAM), 그리고 32GB의 저장공간을 갖췄다. 기린 659은 타사의 중급형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퀄컴 스냅드래곤 600 시리즈에 비교할 만 한 성능을 발휘한다. 노바 라이트2의 가격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괜찮은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운영체제는 2018년 12월 기준, 안드로이드 8.0(오레오)를 탑재했다.

긱벤치4(Geekbench 4) 구동
결과
긱벤치4(Geekbench 4) 구동 결과

CPU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긱벤치4(Geekbench 4) 구동 결과는 단일코어 성능 943점, 다중코어 성능 3744점으로 측정되었으며, 그래픽 성능까지 측정하는 안투투 벤치마크(AnTuTu Benchmark)에선 총점 88400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삼성전자 갤럭시S5와 같은 구형 플래그십 기기, 혹은 갤럭시 A6와 같은 신형 중급형 기기보다 나은 수준이다. 역시 가성비 측면에선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안투투 벤치마크(AnTuTu Benchmark)
구동결과
안투투 벤치마크(AnTuTu Benchmark) 구동결과

그리고 지문 센서 외에도 가속도 센서, 중력 센서, 광원 센서, 자기장 센서, 압력 센서, 방향 센서와 같은 각종 센서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어서 지도나 내비게이션 앱, 혹은 VR용 앱을 쓸 때 호환성 문제를 격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역시 다른 보급형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요소다.

'반칙' 수준의 가성비, 그런데 망설여진다?

화웨이 노바 라이트2는 인터넷 최저가 2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2018년 12월 현재 국내에 팔리는 전체 스마트폰 중에 가장 저렴한 제품 중 하나이면서 성능 및 기능은 40만원 대의 국산 중급형 스마트폰에 맞먹는, 어찌 보면 ‘반칙’ 같은 제품이다. 중국 브랜드의 폰이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도드라진 가성비를 발휘한다. 게다가 자급제용으로 출시된 탓에 구매 과정에 드는 심리적 부담도 적다.

본체와 동봉된 케이스
본체와 동봉된 케이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NFC 기능의 부재로 교통카드 기능 등을 쓸 수 없으며, Widevine DRM 지원 수준이 낮아(L3) 넷플릭스나 구글 플레이 영화 같은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HD급 화질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단점이다.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플라스틱 케이스의 두께가 너무 얇고 내구성이 좋지 못한 점도 아쉽다. 최근 정치 /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중국 브랜드의 제품이라는 점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일 것이다. 선택은 물론 소비자의 몫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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