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5G 시대, 통신환경 달라져도 결국 '이것' 중요하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이동통신 시장은 본격적인 5G 알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SKT와 KT, LG유플러스는 일제히 차세대 이동통신 브랜드를 공개하고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2011년 소비자 시장에서 4G LTE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7년 만에 통신 속도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것이다.
5G는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LTE 전송속도의 최대 20배 가량인 20Gbps(초당 2.5GB)를 주고 받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무선이지만 UHD급 이상 초고화질 콘텐츠들을 실시간 감상할 수 있으며, 산업계 입장에서는 초고화질 영상 송출, 자율주행과 스마트시티 구축에 영향을 줄 것이다.
통신사들은 상용화 이전에 여러 테스트를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왔다. 그리고 이제서야 각 노력이 결실을 맺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이제 현실이 된 5G 시대. 바뀌는 것은 무엇이고 극복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통신사들이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산업 관련 서비스 우선, 소비자는 19년 3월부터
본격적인 5G 시대가 열렸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경험할 수는 없다. 12월 1일, 산업 시장을 중심으로 5G 서비스가 도입되며 일반 소비자들은 오는 2019년 3월 1일부터 5G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니까 결국 5G로의 세대교체는 산업군이 먼저 이끌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5G 도입을 내심 기다려왔다. LTE도 충분한 전송 대역을 제공했지만 5G는 이보다 최대 20배 가까운 전송 속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다룰 수 있다. 원격으로 중장비와 드론을 조종을 지원하지만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카들을 관리하는데에도 필요한 기술이다.
소비자들은 오는 3월 1일부터 5G 서비스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일반적인 형태로 5G 무선통신을 즐기려면 단말기(휴대폰)가 필요한데, 아직 해당 서비스에 대응하는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5G 통신을 지원하는 단말기는 내년 3월 이후 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이통사와 협의를 거쳐 2019년 3월에 국내에서 5G 스마트폰을 상용화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언급한 내용으로 보면 삼성의 5G 스마트폰은 갤럭시 S10(가칭)이 가장 유력하다. LG전자도 국내는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내년 상반기 중 출시를 목표로 5G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빨라졌다고는 하는데... 현실은?
하지만 5G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모든 것을 단숨에 누릴 수는 없다. 아직 기술과 서비스가 준비 단계이거나 미비하거나 하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5G가 등장해도 당분간은 지금과 비슷한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 속도 상승에 따른 속도 향상 정도다.
우선 5G 시대가 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콘텐츠 시장은 아직 준비가 미비하다. 스마트폰도 아직 4K(3,840 x 2,160) 해상도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4K 및 8K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8K는 아직 제대로 된 콘텐츠가 전무할 정도다. 일본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8K 영상 서비스를 하겠다는 분위기여서 시간이 필요하다.
가상/증강현실(AR/VR)도 서비스가 한창이지만 아직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VR협회는 국내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5조 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 관련 콘텐츠는 꾸준히 출시되면서 시장을 유지하는 중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VR 방이나 VR 테마파크와 같은 상업용 시장에 대한 것이지 일반 소비자 시장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스마트폰 기반 VR 장비나 콘텐츠도 사실상 흥행 부진을 겪으면서 좀처럼 영향력을 넓힐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출시된 제품이 전무한 수준이거니와 가격대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향후 분위기 반전 여부는 킬러 콘텐츠 및 접근이 쉬운 전용 장비 보급에 달려 있다.
5G 시대 지탱하는 것은 결국 '콘텐츠'
일반 소비자들이 5G 기술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통신사들은 차세대 이동통신이 주는 이점을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해답은 바로 '콘텐츠' 속에 있다. 산업에 적용되는 5G 기술을 소비자들이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LG유플러스다. 이들은 먼저 U+ 프로야구, U+ 골프, U+ 아이돌 라이브(Live) 등을 서비스하면서 5G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U+ 프로야구는 데이터와 그래픽을 활용한 'AR 입체중계'를 도입해 주목 받은 바 있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그래픽으로 표현해 준다. 녹화 영상이라면 특별한 것이 없겠지만 실시간 중계 화면에 데이터를 동시에 표시해 준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실시간 중계 중에 투수가 던지는 공의 궤적이 그려지고, 시청자가 보고 싶은 시점(포지션)별 영상만 실시간으로 보거나 득점 장면을 다시 본다면 생생함이나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U+ 골프도 출전한 골퍼들의 스윙 자세를 슬로우 모션으로 본다거나 인기 선수의 경기만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등 최신 기술을 사용자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U+ 아이돌 라이브도 비슷한 개념으로 접근했다. 시청자가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만 골라 보거나, 무대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등 소위 덕질을 다채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통신사들은 콘텐츠 자체가 아닌 플랫폼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콘텐츠 관련 기술이라고 해도 가상현실과 영상 플랫폼에 기반한 실시간 스트리밍 제공에 머물러 있다. KT가 위즈파크에서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싱크뷰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빠른 전송속도를 앞세운 5G지만 변화는 개인 및 시장 전체에 두루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를 누리는 것은 소비자다. 이들이 즐길 서비스가 부족하다면 결국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5G 상용화 이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