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프로젝트] 달리셔스의 O2O 케이터링 중개 사업, 성공 향해 달린다
IT동아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실제 영업 중인 기업을 선정해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를 집중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과 전문가들의 참여로 문제 해결책을 찾아보고, 실제 기업에 해결책을 적용하는 진행 과정을 수개월간 함께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네이버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인터비즈,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업체 '인사이터스'와 함께 실전 비즈니스 현장을 보다 깊이 분석하고, 진행되는 사항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초기 기업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이 프로젝트를 우리는 '스케일업 프로젝트'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스케일업 프로젝트는 기업 CEO와 비즈니스 전문가, 독자들이 실전 비즈니스 솔루션을 함께 찾아가는 모험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콘텐츠로 여러분께 알려드릴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다양한 의견을 적극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케일업 프로젝트' 첫번째 케이스로 스타트업 '달리셔스'를 소개합니다. 단체 식사 O2O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리셔스'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의 문제 상황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바탕으로 '달리셔스'가 봉착한 문제를 함께 풀어보려고 합니다.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사람을 연결하다, O2O 비즈니스의 시작
'달리셔스'는 '달리다'와 'Delicious(딜리셔스)'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푸드트럭, 전문 셰프, 자영업자 등 요리를 만드는 메이커스들과 이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연결하는 O2O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한다. 기업 행사, 가족 행사, 급식 등 단체 식사가 필요한 고객에게 실력 있는 셰프(메이커스)를 연결하는 O2O 중개 서비스다. 2016년 4월 설립한 달리셔스는 당해 12월 유망 푸드테크기업으로 선정돼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해 있으며, 최근 시장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과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 달리셔스 중앙키친에서 셰프들과 얘기하고 있는 이강용 대표(오른쪽) >
처음에 달리셔스의 사업 모델은 푸드트럭을 중개하는 사업이었다. 푸드트럭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이강용 대표는 이동이 쉬운 푸드트럭의 장점을 살려 음식이 필요한 현장의 고객과 푸드트럭을 중개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2017년 3월 영화 '블랙팬서'의 부산 촬영 현장에 3주 동안 푸드트럭으로 스태프들의 식사를 제공했으며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 마지막날 현장에도 음식을 제공했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처럼 푸드트럭을 활용한 축제에도 참여하는 등 평소 이 대표가 구축한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장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푸드트럭 중개 모델은 녹록하지 않았다. 푸드트럭에 대한 정책 혼선과 규제, 사람들의 인식 부족으로 푸드트럭 사업에 한계가 보였다. 달리셔스가 중개한 음식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상당히 좋았지만, 미숙한 마케팅과 홍보로 인해 또 다른 한계에 부딪혔다. 이 대표 스스로도 당시 경험을 '실패'라고 회고한다.
< 다양한 현장을 누빈 달리셔스 >
하지만, 이 대표는 푸드트럭 중개 서비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푸드트럭'이 아닌 '요리하는 사람'에 집중해보니 새로운 길이 보였다. 식당을 운영해본 이대표의 경험도 도움이 되었다. 아무리 바쁜 식당이라도 점심이나 저녁 시간처럼 손님이 몰리는 시간 외에는 다소 여유가 있다.
즉, 음식이 필요한 수요자와 셰프를 연결하면, 셰프가 바쁘지 않은 여유 시간에 요리를 준비할 수 있다. 수요 고객은 셰프가 요리한 색다른 음식을 행사에 제공할 수 있고 셰프는 유휴 시간을 활용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중간에 배달과 서비스는 달리셔스가 맡는다. 플랫폼의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력 있는 셰프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O2O 플랫폼 서비스 모델이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 달리셔스 서비스 제공 방식, 출처: 달리셔스 >
달리셔스는 셰프와 수요자를 연계하기 위해 앱과 웹으로 온라인 서비스도 구축했다. 기업 행사, 기족 행사, 급식 등 단체 식사가 필요한 고객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행사 시간 장소 인원 그리고 1인당 예산을 입력한다. 달리셔스는 셰프들에게 수요자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셰프들은 다양한 음식 구성을 제안한다. 달리셔스는 가장 적절해 보이는 셰프들을 수요자에게 전달한다. 수요자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기존의 출장뷔페와 급이 다른 셰프들의 제안을 받아볼 수 있다.
수요자들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았다. 한 대기업은 회사에서 매주 열리는 임원 조찬 모임에 '달리셔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가족행사를 준비하는 개인들도 입소문을 듣고 달리셔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 달리셔스의 케이터링 요리 >
2016년 4월, 이강용 대표 혼자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시작할 당시 연매출은 고작 400만 원이었다. 2017년 12월에는 직원도 8명으로 늘었고 연매출은 약 1억 3,000만 원으로 성장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성장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18년 7월, 직원 수 13명에 매출 5억 원을 달성하며 성장 중이다.
< 달리셔스가 지나온 길, 출처: 달리셔스 >
달리셔스의 핵심, 메이커스
달리셔스는 음식을 공급하는 셰프, 식당, 푸드트럭을 '메이커스'라고 부른다. 달리셔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메이커스들이 필수 요소다. 이를 위해 달리셔스는 메이커스에게 추가 수익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다. 실제로 2017년 12월 기준, 추가수익으로 1,500만 원을 올린 B 셰프, 11월부터 12월까지 추가 수익으로 1,300만 원을 올린 P 요리 연구가, 12월부터 1월까지 추가 수익으로 1,200만원을 올린 C업체 등이 달리셔스에서 활동 중이다. 이대표는 실력 있는 메이커스들을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달리셔스 메이커스의 부가 수익 사례, 출처: 달리셔스 >
특별한 그날의 식사, '맞춤 서비스'
이 대표는 맞춤 서비스를 '특별한 그날의 식사'라고 말한다. 맞춤 서비스의 핵심은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 달리셔스는 소비자가 직접 메이커스를 선택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달리셔스에 음식을 주문하면, 달리셔스는 해당 주문 정보를 바탕으로 경매를 생성한다. 그리고 경매에 메이커스들이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경매에 참여한 메이커스 중 달리셔스가 자체 구축한 추천 시스템으로 3곳을 선정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소비자가 직접 마음에 드는 메이커스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 맞춤 서비스 절차, 출처: 달리셔스 >
재밌는 것은 정해진 메뉴가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서비스 받고자 하는 날짜와 시간, 장소, 참가자 정보, 원하는 행사성격, 원하는 서비스 형태, 음식 스타일, 인원, 예산, 부가서비스 등을 공개하면, 여러 메이커스가 각각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가장 어울리는 음식 또는 서비스 등을 제안한다. 셰프가 행사 성격에 따라 메뉴를 거꾸로 추천하는 형태다.
또한, 달리셔스는 맞춤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디캠프(D.CAMP)'의 한 행사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추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단순히 음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어떻게 즐기면 더 맛이 좋은지 등을 현장에서 설명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음식을 설명하는 판넬이나, 직접 음식을 서비스하는 코디네이터가 현장에서 소비자를 상대하는 방식으로 특별한 날에 맞는 특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케이터링과 함께 정보를 전달해 주목 받았던 디캠프 맞춤서비스 제공 사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셔스의 '맞춤 서비스'는 기존 출장 뷔페나 케이터링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 실제로 맞춤 서비스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용어조차 아직 찾지 못했다. 이강용 대표는 자신의 서비스를 알리는 마케팅/홍보에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고심이다. 아직도 '맞춤 서비스'는 이 대표의 한정된 네트워크와 입소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 성장의 한계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달리셔스 >
기업과 단체를 위한 B2B, '정기 서비스'
다소 정체되었던 달리셔스 성장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은 B2B '정기 서비스'를 시작한 뒤다. 정기 서비스는 2017년 10월부터 기업/단체 등을 대상으로 시작한 정기적인 음식 배송 서비스로, 현재 월평균 20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정기 서비스 재계약율은 96%에 달해 월평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정기 서비스 시작 후 증가하기 시작한 매출, 출처: 달리셔스 >
정기 서비스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1,000인분 이상을 요구했던 몇몇 수요자에 대응해 맞춤 서비스를 발전시킨 결과다. 주문량이 많은 경우 중개 서비스는 생각지 못한 문제들을 일으켰다. 우선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작은 식당의 셰프들에게 음식을 할당하고 이를 모아서 제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조리 시간이 길어지면서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이 식는 것도 문제였다. 이에 달리셔스는 서울 삼성동에 대량의 음식을 제조할 수 있는 '중앙 키친(Central Kitchen)'을 마련했다. 셰프들이 쉬는 날이나 유휴 시간에 중앙 키친에 와서 요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음식을 원활하게 전달하기 위해 물류 전문가도 영입했다.
<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달리셔스 중앙 키친(C.K) >
중앙 키친이 마련되면서 정기 서비스도 탄력을 받았다. 음식 제공 역량이 커지면서 정기 서비스에 식단을 미리 받아 준비하는 식단 서비스도 도입하게 됐다.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은 임원 조찬 회의에 달리셔스 정기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한 산후조리원은 산모들을 위한 맞춤 식단을 한상 차림으로 제공받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위례/마곡에 위치한 2,0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와 '정기 서비스'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달리셔스는 정기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파트너들도 모집하고 있다. 정기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있는 지역에 맛집이나 셰프들을 설득해 달리셔스 메이커스로 영입하고 있으며 규모가 있는 식당에는 중앙 키친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지역 파트너십도 협의 중이다. 메이커스들에게 추가적인 고정 수익을 제공해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 산후조리원에 제공하고 있는 달리셔스 정기 서비스 >
정기 서비스는 직장인들의 점심 고민을 해결하고자 출범한 미국의 스타트업 '제로케이터(Zerocater)'와 상당 부분 닮았다. 제로케이터는 2017년 기준 연매출 1억 달러를 기록하는 고공 성장으로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2011년부터 시작해 에어비앤비, 세일즈포스, 드롭박스, 엘프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에 하루 수만 그릇의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고객사와 식당을 연결해주고 수수료(7%)를 받는 모델이다. 이강용 대표는 정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의 제로케이터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 점심 고민을 해결해 연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한 미국의 스타트업 '제로케이터', 출처: 제로케이터 >
성장과 함께 확대되는 문제점들, 조언을 구하는 달리셔스
달리셔스는 '정기 서비스'와 '맞춤 서비스' 두 비즈니스 모델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2018년을 성장의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성장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사업 초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객과 만나는 창구인 온라인 서비스도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문제는 백오피스 시스템이다. 고객 정보와 요구사항, 결제, 메이커스 관리, 경매시스템, 정기 서비스 처리 등 O2O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IT 인프라 전체를 정비해야 한다. 규모에 맞는 서비스와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 달리셔스의 예상 매출 목표, 출처: 달리셔스 >
브랜드 마케팅도 문제다. 고객에게 기존 출장 뷔페나 호텔 케이터링과 다른 차별화된 인식을 심어주고 싶지만 이강용 대표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들어온 주문들을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내부 시스템의 정비다. 다른 O2O서비스와 다르게 달리셔스는 중개 사업자가 해야할 일이 많다. 그만큼 플랫폼의 안정성도 높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주요 사업이 되어가고 있는 'B2B 정기 서비스'를 위해 지역 거점 별로 음식 공급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또한 고객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메이커스와 파트너들을 모집해야 한다. 단순히 음식 중개는 온라인 중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생, 제공방식, 서비스 등 고객 접점에 있는 메이커스나 파트너들도 교육 하고 관리해야 한다. 음식을 적절하게 배송하는 것도 숙제다. 음식이 식거나 상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달리셔스는 음식 배송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음식 준비부터 배송, 식사와 서비스, 식사 후 뒤처리까지 일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달리셔스의 이강용 대표는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겪어야할 다양한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
달리셔스는 내부에서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좋은 아이디어로 무장한 조력자를 찾고자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조력자가 될 수 있다.
※ 달리셔스에 대한 성장 아이디어, 조언, 따끔한 충고 등 의견을 가지고 계시다면, inter-biz@naver.com 으로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