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18] LG G7 씽큐의 '붐박스 오디오' 활용한 기막힌 물건들
[베를린=IT동아 강형석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 중인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참여한 LG전자는 다양한 상품과 기술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올레드(OLED) TV를 시작으로 주요 가전제품과 스마트폰과 스피커 등 소형 전자제품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오가는 공간 한 켠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붐박스 스피커들. LG가 연 초에 선보인 G7 씽큐에 제공되는 기능을 활용한 작품들이었다. 이 스마트폰에는 붐박스 오디오(Boombox Audio) 기능이 있는데, 박스나 테이블 등 사물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둔 다음 음악을 재생하면 더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스마트폰 내부의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 중 하나다.
이를 알리기 위해 LG전자는 지난 6월부터 약 1개월여 기간 동안 붐박스 오디오 기능을 극대화할 능력자를 모집했고, 지난달 수상작을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만 하면 무엇 하겠는가? 진짜 소리가 나는지 안 나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인지 LG전자는 IFA 전시관 안에 붐박스 스피커들을 전시해 직접 시연하고 있었다. 작품은 총 4개. 과연 어떤 모습인지 자세히 살펴봤다.
악기 같은데? - 사운드 채임버
마에스트로로 활동 중인 김신석 님의 작품, 사운드 채임버(The Sound Chamber). 마치 바이올린의 몸체를 가져다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붐박스 스피커다. 단순해 보이지만 목재를 가지고 정교히 마무리 지었다.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설계된 점이 돋보인다. 붐박스 중앙에 있는 S자 형태의 틈새에서 진동이 울려 퍼지는 구조다.
스마트폰은 하단에 올려두면 된다. 고정하는 틀이 있기 때문에 흔들려서 빠지거나 떨어질 위험은 없다. 대신 G7의 붐박스 오디오에 제공되는 플래시 라이트 기능은 사용하기 어렵다. 빛을 통과해 보여주는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화려함 보다는 본연의 소리 자체에 집중하기 위한 형태다.
10기통 엔진 아니야? – 사운드 엔진
마치 고성능 자동차의 엔진 일부를 보는 듯한 이 붐박스는 수제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자로 활동하는 한성재 님의 작품이다. 이름은 사운드 엔진(The Sound Engine) 정말 잘 만들어진 자동차 심장을 떠올리게 한다. 중요한 것은 마감이 종이라는 점이다. 일부 요소에서 종이의 기운이 느껴지지만 상당히 꼼꼼하게 잘 마무리 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처럼 다가온다.
스마트폰은 엔진 중앙에 있는 공간에 두면 고정된다. 또한 우측 상단에 플래시 빛을 자연스레 투과하는 장치를 만들어 재생 시 나름대로 화려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소리는 엔진 좌우에 배치된 5개의 울림통을 통해 울려 퍼지게 된다. 치밀한 기획과 설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붐박스 스피커로 쓰기에 아깝다 – 울림
얼핏 보면 그냥 스피커인 줄 알았는데 붐박스 스피커라고 한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토마스 파히트너(Thomas Feichtner)의 작품이다. 상단은 구리, 아래는 나무다. 너무 정교하고 깔끔해서 붐박스 스피커로만 쓰기에 아까울 정도다. 하나하나가 다 작품이지만 재질 특유의 질감으로 인해 더 눈에 들어온다.
소리는 가운데에 위치한 통로를 통해 울려퍼지는 구조다. 스마트폰은 그냥 상단에 올려두면 되는데 사용하다 보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음악을 듣다 보니까 LG전자에서 이런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스피커를 하나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이건 정말 물건이더라 – 레트로 카세트 데크 박스
위에 소개된 3가지 작품은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 빚어낸 것이라면 지금 소개하는 이 작품은 노력의 산물이다. LG전자에서 G7 붐박스를 알리기 위해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붐박스 콘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심사는 앞서 세 작품을 만든 스페셜리스트와 김재평 대림대학교 방송음향영상학과 교수(한국 방송장비 산업 진흥 협회장)이 맡았다.
이름은 레트로 카세트 데크 박스(Retro Cassette Deck Box). 임상혁 님의 작품이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오래된 카세트 데크를 떠올리게 해준다. 재질은 나무인데 정교하면서도 오래된 느낌을 주는 오묘한 기운이 인상적이다. 스마트폰은 하단에 있는 고정대를 열어 넣기만 하면 된다. 무엇보다 플래시가 작동하면 하단에 있는 창문이 화려하게 빛난다. 이 외에 후면에도 창을 내어 플래시 효과를 극대화했다. 붐박스 스피커가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붐박스 스피커 전시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가 열리는 9월 5일까지 진행된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G7 씽큐 스마트폰으로 시연도 가능하다. 가지고 있다면 더 좋지만 없더라도 가까운 곳에 있는 도우미에게 요청하면 들려주기도 했다. 전시의 의미는 단순히 1등 작품과 스마트폰의 기능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다. 제조사와 사용자가 얼마나 더 친근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자주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