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어디까지 보러 오셨습니까? 캐논 파워샷 SX740 HS
[IT동아 강형석 기자] 멀리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반대로 번거롭기도 하다. 내 안구가 어디 몽골인(평균 시력이 3.0 이상이라고 한다) 뺨치는 수준이 아니고서야 멀리 보는데 필요한 도구를 번거롭게 들고 다녀야 한다. 망원경이나 쌍안경 같은 도구 말이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며 진화하는 동물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쌍안경을 가지고 어디에서는 기가 막힌 물건을 만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카메라라고 다르지 않다. 다양한 촬영 기법 중에 먼 곳의 피사체를 최대한 확대해 기록(클로즈 혹은 클로즈업 샷 등)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내가 바짝 다가가 피사체를 확대하면 부담을 느끼거나 위험해지는 일도 적지 않다. 스포츠 경기나 짜릿한 레저 활동하는 모습을 촬영한다거나, 어디서 은밀하게 동식물을 촬영하는 등 특정한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러니까 내 정체를 숨기면서(꼭 그렇지 않아도 되지만) 목표하는 피사체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구가 필요하다. 그건 바로 엄청난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다. 흔히 망원 렌즈라고 부르는데 망원경이나 쌍안경 같은 물건과 같다고 보면 되겠다.
문제는 일반적인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망원 렌즈는 심히 휴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고 무겁다. 당연히 가지고 있으면 보기만 해도 기쁘고 마음이 든든하다. 중요한 것은 막상 쓰려고 하면 귀차니즘이 차올라 쉽게 들고 다닐 엄두를 못 낸다는 점이다. 크고 무거우니까. 상황이 그렇다 보니까 자연스레 망원 렌즈는 실 사용보다 관상용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기도 했다. 아이고 아까워라.
친절하게도 카메라 제조사들은 이런 귀차니스트들을 생각해 크기는 작지만 엄청난 줌 기능을 갖춘 소형 카메라를 내놓기도 한다. 캐논 파워샷 SX740 HS처럼 말이다. 당연히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그 성능을 기대할 수 없지만 그럭저럭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엄청나게 큰 물건 어깨에 들고 다니며 고생하는 것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사진을 기록하고 싶다면 고생은 해야겠지만.
이 카메라는 35mm 필름 카메라 기준 초점거리 24mm에서 960mm까지 대응한다. 무려 40배 줌에 달한다. 이미 다른 카메라를 통해 125배 줌을 봤기 때문에 40배는 그저 그런 느낌이지만 그 물건의 덩치를 생각해 보면 파워샷 SX740 HS는 충분히 경쟁력 있어 보인다. 크기도 작고 무게 또한 299g 정도로 가볍기 때문이다.
성능 자체는 무난하다는 느낌. 센서는 여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1/2.3인치 크기로 화소는 2,030만이다. 감도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제품 특성상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실제 정보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최대 ISO 6,400 정도까지 지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확장하면 1만 2,800 정도는 구현해 낼 수 있겠다. 그런데 센서 크기를 감안하면 차라리 화소를 스마트폰 수준으로 줄이고 감도에 따른 화질 개선에 힘 써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파워샷 SX740 H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청난 초점거리에 따른 손떨럼 저감 장치와 4K 동영상, 셀카가 가능한 틸트 디스플레이 등이다. 게다가 사진 초보도 좋은 사진을 기록하도록 도와주는 자동 모드도 인상적이다. 이번에는 보조가 아니라 설정만 하면 비교적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형태의 기능들이 제법 있다. 스마트폰과의 차별화를 뚜렷하게 만들려는 의지가 녹아 있는 듯 하다.
이렇게 작은데다 엄청난 기능을 갖췄는데 카메라 가격은 41만 9,000원이라는 것.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서 카메라에 대한 생각이 많지 않다지만 이 정도라면 조금 마음이 흔들릴지도 모르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