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토끼 운영자 구속… 도둑질과 싸우는 콘텐츠 기업들
[IT동아 이상우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웹툰 유포 사이트 '밤토끼'의 운영자가 구속됐다. 밤토끼는 월 평균 방문자 수가 3,5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 웹툰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툰 시장은 7,240억원의 규모며, 밤토끼로 인한 피해액은 2,4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웹툰 시장의 주요 수익 모델은 다음 회차 미리보기, 완결된 작품 다시보기 등 웹툰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과 함께 웹 페이지의 광고, 브랜드 웹툰 등 부가적인 수익이 발생한다. 불법 웹툰 유포 사이트의 존재는 작가는 물론, 플랫폼 전반적인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이번 구속 소식은 웹툰 사업자에게 희소식이다.
레진코믹스는 지난 23일 밤토끼 운영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에 “밤토끼 운영자 검거는 고사위기 처한 웹툰 업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정부합동단속반과 지난 몇 년간 웹툰 불법복제 폐해를 끊임없이 세상에 알린 언론에 감사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역시 "이번 수사과정에서 고소장을 제출하고, 연재 작가들의 피해자 진술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력했다.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사에 착수한 부산경찰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실 콘텐츠 업계에서 이러한 저작권 침해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소설이나 만화책 같은 매체를 스캔해 불법으로 공유하며, 전체적인 출판 시장을 잠식했다.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에는 이러한 콘텐츠의 불법 공유 속도가 더 빨라졌으며, 게임, 음악,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 역시 저작권 침해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물론 요즘은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불법 공유와 관련한 사이트는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직접적인 제제가 어려우며, 이들이 웹 페이지에 HTTPS 같은 기술을 적용할 경우 차단 역시 어렵다.
실제로 레진코믹스의 경우 밤토끼 서비스 제제를 위해 밤토끼의 ISP가 있는 벨리즈, 불가리아의 업체와 데이터 센터가 있는 우크라이나 업체에 차단 요청을 했으나, 별다른 응답을 듣지 못해 속수무책이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웹툰 등 콘텐츠 기업은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네이버, KBS, MBS, SBS, jtbc, 한국영화배급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15개 콘텐츠 분야 기업 및 단체는 지난 2017년 초, 저작권 해외진흥협회(COA, Copyright Overseas promotion Association)를 발족해 해외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에 공동대응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최초 유포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불법복제 추적 기술을 탑재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네이버 역시 불법 유포 사실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포자를 찾아내 차단을 접근하는 기술을 적용 중이며, 이러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등 불법 유포 차단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콘텐츠 기업이 스크린샷을 막는 DRM 기능 등을 적용해가고 있다.
물론 유출을 막는 대응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불법 사이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불법 공유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목적을 알 수 없는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설치되거나 내 PC에 악영향을 주는 스크립트가 실행될 수 있으며, 불건전한 광고에 노출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콘텐츠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봐야 한다는 인식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가 앞으로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해야 하는 만큼, 국내에서 많은 지원이 필요하며, 콘텐츠 기업이 공동 전략을 펼치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